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대형교회인 하이랜드파크연합감리교회(Highland Park United Methodist Church)가 교인 투표를 통해 연합감리회(UMC)와의 관계 단절을 결의했다. 교인 90% 이상이 탈퇴에 찬성했지만 소속 연회는 해당 표결이 교단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그 효력을 인정하지 않아, 교회 운영권과 재산을 둘러싼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감리교 매체 UM뉴스(UM News)에 따르면, 하이랜드파크교회는 지난 10월 25일부터 이틀간 교인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에는 전체 교인 약 15,000명 가운데 3분의 1가량인 4,775명이 참여했으며, 그 가운데 90.35%가 교단과의 모든 관계와 소속 및 연계를 끊는 안에 찬성했다.

교회 운영위원회는 투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교회가 지닌 역사와 과거를 존중하면서도 사명과 사역, 미래를 보호하기 위해 하이랜드파크감리교회로 예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교회는 12월 1일까지 탈퇴에 필요한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110년 역사를 지닌 교회가 교단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하이랜드파크교회는 남감리교대학교(SMU) 캠퍼스에서 시작해 댈러스 지역의 주요 감리교회로 성장했으며, 현재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연합감리교회로 알려져 있다.

교단과의 갈등, 2022년 정관 변경에서 시작 

이번 탈퇴 표결은 2022년 교회 운영위원회가 정관을 변경한 이후 이어진 갈등과 관련이 있다.

호라이즌 텍사스 연회는 교회가 2022년 변경한 정관이 교단 장정에 규정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연회는 해당 변경으로 교단의 감독 권한과 교인들의 교회 운영 참여 권리가 약화됐으며, 교회의 연합감리교회 소속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규정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연회는 지난 8월 댈러스 카운티 법원에 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0월 15일에는 추가 청구를 포함한 수정 소장을 제출하며, 2022년 정관 변경의 무효와 교회가 기존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는 영구적 금지명령을 요청했다.

연회 측은 교회가 UMC 소속을 유지하는 한 교단의 장정과 감독 체계에 따라 운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교회 운영위원회가 교단과 교인들의 승인 없이 정관을 변경한 것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하이랜드파크교회 지도부는 교단과의 신뢰 관계가 무너졌으며, 교회의 사명과 운영을 보호하기 위해 독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교회 운영위원회는 탈퇴가 교회의 신앙이나 웨슬리안 신학 전통을 포기하는 결정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교인들은 독립 선택... 연회는 표결 효력 부인

교인 투표 결과가 발표된 뒤에도 연회는 교회의 탈퇴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루벤 사엔스 주니어(Ruben Saenz Jr.) 호라이즌 텍사스 연회 감독은 10월 24일 서한에서 "교회 전체의 투표가 있었다고 해서 지역 교회가 자동으로 UMC와의 관계를 끊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연회는 UMC 장정이 지역 교회가 일방적으로 교단을 떠나는 절차를 허용하지 않으며, 2023년 종료된 한시적 탈퇴 절차를 다시 적용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사엔스 감독은 하이랜드파크교회가 UMC 소속으로 남아 있다고 판단하고, 앤디 루이스(Andy Lewis) 목사를 새 담임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기존 교회 지도부는 감독의 권한과 인사 조치에 이의를 제기하며 기존 목회자들과 함께 예배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회는 교회의 정관을 기존 상태로 복원하고 교단의 장정에 부합하는 운영 체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11월 1일 두 공동체가 서로 다른 장소에서 예배

갈등은 11월 1일 주일예배에서 현실화됐다. 기존 지도부가 이끄는 하이랜드파크감리교회는 모킹버드 레인과 힐크레스트 로드에 위치한 기존 교회에서, 연회가 인정한 하이랜드파크연합감리교회 교인들은 2마일 이상 떨어진 유니버시티파크연합감리교회에서 각각 예배를 드렸다.

CBS 텍사스에 따르면 기존 교회 지도부는 이날 예배에서 교회가 '하이랜드파크감리교회'라는 이름으로 모이게 된 상황을 언급하며, 교단과의 분리 과정에서 혼란과 다양한 질문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회가 인정한 공동체의 새 담임으로 임명된 루이스 목사는 예배에서 교인들이 겪는 충격과 슬픔, 실망을 언급하면서도 공동체가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엔스 감독은 "교회 재산과 운영권에 관한 문제가 해결되는 동안 연회 소속 교인들이 유니버시티파크연합감리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갈등은 교단 소속 문제뿐 아니라 교회 재산과 운영권을 둘러싼 법적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호라이즌 텍사스 연회는 교회 정관 변경의 적법성과 기존 재산 관련 문서의 법적 효력을 법원에서 판단받겠다는 입장이다. 연회는 교회 재산이 UMC의 선교와 사역을 위해 신탁된 재산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연회가 제기한 소송의 비배심 재판은 2027년 10월 12일로 예정돼 있다. 법원은 교회의 정관 변경과 재산 관련 문서의 효력 등 민사적 쟁점을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