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아신대학교)
(Photo : ) 신성욱 교수(아신대학교)

[1] 지난 주일 오후부터 3일간 부흥회를 마치고 오늘 집에 돌아왔다. 학기 중의 집회는 쉽지 않다. 한 달 전 토론토 집회를 다녀온 후 시차 때문에 밤낮이 뒤바뀌는 바람에 꽤 힘들었다. 강의하는 낮 동안 너무 졸려서 애를 먹었다. 그러다가 또 집회를 하려니 부담이 적지 않았다. 월화만 수업이 있는데, 주일 오후와 월화에 집회가 잡혀 있어서 걱정이 컸다. 5시에 새벽기도를 마친 후 곧바로 학교로 가야 했다.

[2] 8시 40분부터 시작되는 수업 때문에 아침도 못 먹은 채 2시간이나 걸려서 학교에 가서 저녁까지 수업하고는 다시 2시간 돌아가서 저녁 예배 설교를 하는 일이 쉽진 않았다. 그래도 아내가 운전을 맡아주어서 크게 힘들진 않았다.
처음 만난 담임 목사님 부부와 식사도 같이 하고 대화도 많이 했다. 두 분 모두 매우 순진하고 착하신 분들이었다.

[3] 3일 동안 정이 꽤 많이 들어서 어제저녁에 집회를 마쳤음에도 하루 더 호텔에서 묵은 후 점심 식사까지 하고 가라고 하셔서 오늘 영종도까지 가서 교제하고 집에 돌아왔다. 오늘 아침엔 강의가 없었기에 호텔 조식을 처음 먹을 수 있었다. 조식을 먹으며 19층에서 내려다본 전망이 너무 아름다웠다.
뉴욕 센트럴 파크를 본떠서 만든 송도 센트럴 파크가 너무 이쁘고 멋있었다.

[4] 뉴욕 센트럴 파크처럼 복잡한 도시 한가운데에 조성된 넓은 쉼의 공간이 너무 좋았다. 도시는 쉴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간다. 사람들은 더 높이 올라가고, 더 빨리 달리고,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분주하게 살아간다. 그런데 그렇게 바쁘게 살아가는 도시 한가운데에 넓은 공원이 있다는 사실이 많은 걸 깨닫게 해준다.
공원은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다.

[5] 무엇인가를 성취하지 않아도 되고, 누군가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걸어도 좋고, 앉아 있어도 좋고,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도 좋다. 어쩌면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잠시라도 멈추어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인지도 모른다.
생각해 보면 하나님께서도 우리에게 쉼을 허락하셨다.

[6] 창 2:2절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시던 일을 마치시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셨다고 말씀한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피곤하셔서 쉬신 것이 아니다. 쉼이 창조의 질서 안에 포함되어 있음을 보여 주신 것이다. 쉼은 일을 마친 사람에게 주어지는 사치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선물이다.
예수님께서도 지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7]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어라”(막 6:31). 제자들은 복음을 전하고 돌아와 많은 사람을 섬기시느라 음식 드실 겨를조차 없었다. 그런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더 열심히 일하라고 독려하시기보다 먼저 쉬라고 말씀하셨다. 사역의 열심도 중요하지만, 사역하는 사람의 영혼과 육체를 돌보는 일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집회를 마치면서 새삼 깨닫는다.

[8] 우리는 사역을 위해 쉼을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그러나 쉼은 사역의 반대편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오래도록 감당하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다. 나무도 겨울이란 휴식이 있어야 다시 봄에 꽃을 피우고 열매 맺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멈추어야 다시 걸을 수 있고, 비워야 다시 채울 수 있으며, 쉬어야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다.

[9] 무엇보다 아름다운 것은 하나님께서 쉼뿐 아니라 사람을 통해서도 우리를 위로하신다는 사실이다. 이번 집회에서 만난 목사님 부부와의 따뜻한 교제, 아내의 운전으로 덜어낸 수고, 내가 좋아하는 맛있는 음식, 호텔 창밖으로 바라본 센트럴 파크의 아름다운 풍경이 모두 내게는 소중한 선물이었다. 사역의 열매는 강단에서 전한 말씀으로만 맺히는 것이 아니다. 함께 나눈 식사와 따뜻한 대화, 은혜 많이 받았다는 격려의 말씀을 통해서도 맺힌다.

[10] 3일 만에 집에 돌아오니 역시 내 집이 최고였다. 홈 스윗 홈!!!
아무리 편안하고 넓고 전망 좋은 호텔이라 하더라도 내 집만 못하다. 내일은 오전부터 오후 2시까지는 푹 좀 쉬어야겠다. 아무리 바쁜 일이 있더라도 때로는 멈추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쉼을 누려야 한다. 쉼은 손해가 아니라 더 힘차게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사명을 내려놓는 시간이 아니라 사명을 감당할 힘을 얻는 시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