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가니스탄 내 기독교인들이 탈레반의 배교법과 기독교인에 대한 정보 수집으로 인해 ‘집단학살(genocide)’의 위험에 놓여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hristian Today)가 1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종교자유와 이슬람 극단주의 전문가이자 과거 아프가니스탄에서 구호 활동을 했던 마틴 파슨스(Martin Parsons)는 영국 매체 더 크리틱(The Critic) 기고문을 통해 아프간 기독교인들이 심각한 생존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파슨스는 1990년대 탈레반이 처음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했던 당시를 언급하며, 신앙을 포기하지 않은 기독교인들이 일상적으로 처형됐다고 전했다. 당시 음악은 비이슬람적이라는 이유로 금지됐으며, 부도덕하다고 지목된 여성들이 살해돼 강에 버려지는 일도 있었다고 했다.
탈레반은 20여 년에 걸친 반군 활동 끝에 5년 전 미군 철수와 함께 다시 권력을 잡았고, 2001년 미국 주도 침공 이후 세워졌던 정부는 붕괴했다.
파슨스는 재집권한 탈레반이 국제사회의 인정을 의식해 과거보다 다소 절제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기독교인들이 처한 위험은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이슬람에서 다른 종교로 개종한 사람에게 적용되는 배교법이다. 이에 따르면 정신이 온전한 성인 남성이 이슬람을 떠날 경우 3일 동안 ‘회개’할 기회를 주며, 이를 거부하면 처형될 수 있다. 여성은 같은 이유로 종신형과 정기적인 구타에 처해질 수 있으며, 아동은 성년이 될 때까지 구금된 뒤 처벌 대상이 된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는 이슬람에서 다른 종교로 개종한 사람에게 가혹한 처벌을 두는 이슬람 국가들이 적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개종자와 태생적 기독교인은 구분한다고 설명했다. 이란의 경우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은 공식적으로 사형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내 기독교인은 약 1만 명으로 추정된다.
파슨스는 아프간 기독교인들이 다른 종교적 소수자보다 더욱 취약한 이유로 과거 정부조차 이들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2001년 탈레반이 축출된 이후 2021년 재집권하기 전까지 존재했던 어떤 서방 지원 정부도 기독교인의 존재를 인정한 적이 없었다”며 “이 때문에 탈레반은 아프간 기독교인의 존재 자체를 부인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실제로는 2세대 또는 3세대 기독교인임에도 불구하고 발견되는 순간 이슬람 배교자로 취급된다”고 설명했다.
파슨스는 현재 아프간 기독교인들에 대한 대규모 학살이 현실화되지 않은 배경에는 탈레반 지도부 내부의 입장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1990년대와 같은 엄격한 통치로 돌아가려는 세력과 국제사회로부터 일정 수준의 인정을 받으려는 세력 사이에 갈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부 아프간인이 배교를 이유로 처형됐고 기독교인에 대한 초법적 살해 정황도 있지만, 우리가 파악하기로 지금까지 배교를 명목으로 한 대규모 기독교인 학살은 없었다”며 “탈레반 항소법원이 종교 관련 범죄에 대한 사형 판결을 여러 차례 징역형으로 감형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배교에 대한 후두드(hudud) 형벌 적용을 당연시하는 탈레반 다수파와 당분간 이를 보류하려는 일부 지도부 사이의 권력 투쟁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후자는 서방이 탈레반을 합법 정부로 인정할 가능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이 부분의 샤리아 집행을 미루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파슨스는 그 사이 탈레반이 기독교인들의 신원과 거주지, 인간관계 등에 관한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있다며, 이러한 정보가 향후 본격적인 탄압에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널리 사용되는 이슬람 법률 교본인 ‘헤다야(Hedaya)’도 언급했다. 이 교본이 다른 여러 이슬람 자료들과 마찬가지로 비무슬림의 노예화를 정당화하고 있으며, 배교자에 대해서는 더욱 가혹한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파슨스는 “배교자로 간주되는 이들을 죽여야 한다는 헤다야와 탈레반 포고령의 명백한 내용은 집단학살의 의도를 입증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거의 확실하게 제공한다”며 “따라서 아프간 기독교인들은 집단학살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결론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