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션뷰에 위치한 호텔에서 일어나자마자 창문 너머에 일출의 광경이 시작되었다. 동쪽 바다 끝부분에서 작은 점 같은 붉은 빛이 올라오더니만 어느새 커다랗고 둥근 해가 얼굴을 내비치는 것이었다. 때마침 오키나와에서의 첫 해돋이 광경을 볼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아침 식사는 어제 마트에서 사 온 도리야끼 빵과 요구르트로 끝냈다. 도리야끼 빵은 일본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빵이다.

[2] 오늘은 오키나와 관광의 백미인 ‘추라우미 수족관’(Churaumi Aquarium) 관람이 있는 날이다. 차를 타고 1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해가 뜬 날씨이긴 하나 간간이 비가 내리는 날씨였다. 가는 길에 좌우로 둘러보면 산과 바다뿐이다.
오키나와에 와서 추라우미 수족관을 들르지 않는다면 여행했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필수코스로 많이 알려져 있다.

[신성욱 교수 칼럼] 오키나와 여행 둘째 날
(Photo : [신성욱 교수 칼럼] 오키나와 여행 둘째 날)

[3] 아침 9시 이전임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붐비는 걸 볼 수 있었다. 시카고에서 살 때 한국에서 손님이 오시면 반드시 보여 드리는 곳이 ‘셰드 수족관’(Shedd Aquarium)이다. 하지만 그곳과 이곳은 규모 면에서도 비교가 되질 않았다.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예쁘고 멋진 물고기들 종류도 많았고, 무엇보다 거대 메인 수조 내에서 유영하고 있는 ‘고래상어’(Whale Shark)와 ‘만타가오리’(Reef Manta Ray)를 보는 것은 최고의 즐거움이다.

[4] 수조의 길이가 35m, 폭 27m, 깊이 10m나 될 정도로 개관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아크릴 관람창을 갖춘 수조였다. 자그마치 750만 리터의 바닷물을 담고 있기도 하단다. 여러 종류의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헤엄쳐 다니는데, 세계에서 가장 큰 물고기인 고래상어는 사람 20명보다 더 커 보였다. 다음으로 대장 노릇하는 물고기는 만타가오리인데, 한 번씩 큰 몸체를 뒤집고 솟구쳐 오를 때마다 관람객들이 열광한다.

[5] 대형 상어류와 수백 종의 열대어들이 하루 종일 빙빙 돌아다니는데, 부럽기도 하고 한심해 보이기도 했다. 머리 쓸 이유도 없고 먹이를 위해 일할 필요도 없고 특별한 목적이나 사명도 없이 유영해 다니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수족관 안에서 구경하는 데만 3시간가량이 걸렸다. 그 구경을 마친 후 돌고래 쇼를 위해서 이동했다. 바깥 날씨는 꽤 더웠다.

[6] 어찌 보면 수족관 본관보다 오히려 더 기억에 남는 구경거리가 바로 “오키짱 극장”(Okichan Theater)의 돌고래 쇼이다. 돌고래와 함께 트레이너가 호흡을 맞춰 신호에 따라 점프와 회전과 물 뿜기와 공중제비 넘기를 하는 모습이 참 신기했다.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훈련이 필요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하지만 돌고래도 자기 삶이 있어야 하거늘, 바다에서 마음껏 헤엄치지 못하는 게 안쓰럽기도 하다.

[신성욱 교수 칼럼] 오키나와 여행 둘째 날
(Photo : [신성욱 교수 칼럼] 오키나와 여행 둘째 날)

[7] 관람을 모두 마친 후 적절한 해변가를 찾았다. ‘스노쿨링’을 하기 위해서이다. 오키나와는 일본에서 스노클링을 즐기기 가장 좋은 지역이다. 바다가 맑고 수온이 따뜻하며, 산호초와 열대어가 풍부해서 초보자도 비교적 쉽게 즐길 수 있다. 한국에서 갖고 온 장비를 가지고 해수욕 차림으로 바다를 향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바다 속에서 스노쿨링을 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일인데, 드디어 오늘 처음으로 경험해 보게 되었다.

[8] 처음 하는 일은 늘 서투를 수밖에 없다. 수경을 착용하고 숨 쉬는 장비를 밖으로 내민 채 바닷속에서 숨을 들이키다가 짠 바닷물을 조금 마셨다. 몇 차례 하고 나니 익숙해져서 바닷속을 들여다보는데, 신기하게도 수족관에서 보던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보이는 것이었다. 눈을 뜬 채 바닷속에서 숨을 쉬면서 물고기들을 관찰하는 것은 난생 처음 경험하는 것이었다. 얼마나 신기하고 재미있었는지 모른다.

[9] 밖으로 나오기 싫을 정도로 최고의 경험이었다. 내일은 바닷속 깊은 곳에서 산호초를 구경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아쉽게도 나이 60이 넘으면 체험 자체가 불가하다고 한다. 둘째 딸이 하는 걸 구경하고 소감을 물어보는 수밖엔 방법이 없다. 나이 들기 전에 꼭 한 번 해봤어야 하는 건데, 너무너무 아쉽고 속상하다.
하루가 또 저물어서 호텔로 와 옷을 갈아입고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

[10] 메뉴는 내가 좋아하는 스테이크이다. 아내와 딸은 마늘 새우를 먹고 나는 와규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마늘이 푹 들어가니 맛이 너무 좋았다.
고래상어와 작은 열대어들까지도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게 하신 주님의 지혜와 섭리는 참으로 놀랍다. 오늘 하루의 모든 여행과 기쁨과 새로운 경험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남은 여정도 주님의 보호하심과 은혜 가운데 소중한 시간을 보내기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