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아신대학교)
(Photo : ) 신성욱 교수(아신대학교)

[1] 한 목사님의 실제 고백을 들었다. 큰 깨달음을 주는 내용이어서 직접 소개해 본다.
“몇 년 전, 청년들과 함께 2주간의 중앙아시아 단기선교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원래는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었지만, 당시 사스(SARS)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갑작스럽게 선교지가 우즈베키스탄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문제는 비자였습니다. 출국 날짜는 점점 다가오는데 비자는 감감무소식이었습니다.

[2] 청년들과 저는 매일 새벽 예배당에 모여 한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우즈베키스탄으로 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십시오. 하나님께서 반드시 보내주실 줄 믿습니다.’
저도 청년들과 함께 눈물로 기도하며 믿음을 격려했지만, 한편으로는 혹시 비자가 끝내 나오지 않을 상황을 대비해 저는 다른 준비도 하고 있었습니다.

[3] 항공권을 환불 가능한 것으로 바꾸어 놓고, 우즈베키스탄에 가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브라질과 모로코, 파라과이 선교팀에 연락하여 '혹시 우리 팀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미리 백업 계획까지 세워 두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출국을 이틀 앞둔 아침. 여행사에서 반가운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4] “목사님! 청년들 비자가 모두 나왔습니다!”
예배당은 환호성과 감사의 기도로 가득 찼습니다. 하지만 이어진 한마디에 모두가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목사님 비자만 아직 안 나왔습니다.”
청년들은 의아해했습니다.

[5] 저는 아무 말 없이 다시 예배당으로 들어가 하나님 앞에 간절히 기도했다. 그때 청년들은 ‘우리 목사님 진짜 대단하다, 끝까지 하나님을 의지하고 기도하신다’며 감동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의 기도는 그런 기도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 저는 입술로는 하나님을 의지한다고 기도했지만, 청년들처럼 간절히 부르짖으며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6] 마음 한편에는 ‘혹시 하나님께서 응답하지 않으시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감으로 제 나름의 안전장치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결국 저는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제 계획을 더 믿고 있었습니다. 주님, 회개하오니 용서해 주옵소서. 이제는 오직 주님만 의지하겠습니다. 제 모든 것을 주님의 손에 맡깁니다.’
다음 날 새벽, 청년들은 아직 비자를 받지 못한 저를 위해 함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7] 기도를 마친 오전 7시. 여행사에서 다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목사님! 목사님 비자도 나왔습니다!’
하나님은 제 비자를 늦게 주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온전히 맡기지 못한 제 마음을 먼저 다루셨습니다.”
목사님의 마지막 고백이 큰 깨우침과 울림으로 다가왔다.

[8] 위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영적 질문을 던진다.
“나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있는가, 아니면 하나님을 신뢰한다고 말하면서 내 손에 쥔 안전장치를 더 의지하고 있는가?”
신뢰는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는 무책임함이 아니다. 그러나 신뢰는 마지막 의지처를 하나님이 아닌 다른 곳에 두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9] 기도하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는 ‘혹시 하나님이 응답하지 않으시면 어떡하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신만의 안전장치를 준비해 놓을 때가 많다. 하나님은 우리의 소원대로 들어주시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그것은 기도 응답보다 먼저 우리의 신뢰가 어디에 있는지 깨우치시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다. 문이 열리지 않는 것은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의 온전하지 못한 믿음을 빚어 가시는 배움의 과정일 수 있다.

[10] 가장 좋은 응답은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 속에서 하나님을 더 깊이 신뢰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우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의 기도는 어떻게 바뀌는 것이 좋을까?
“하나님, 제 뜻대로 이루어 주십시오”가 아니라, “하나님,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하나님만 신뢰하는 믿음의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라고 변화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