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이에 명하여 수레를 멈추고 빌립과 내시가 둘 다 물에 내려가 빌립이 세례를 베풀고 둘이 물에서 올라 올새 주의 영이 빌립을 이끌어간지라....” (사도행전 8장 38-39절)

 성경에 나오는 구스(Cush)는 요즘 에티오피아 보다 조금 더 북쪽인 이집트 남부 나일강 유역, 현재 수단 노비아 지역을 가리킵니다. 성경에 처음 나오는 구스는 창세기 2장 13절에, 에덴동산에서 흘러나오는 네 강들 중, 둘째 강이 기혼인데, 이 강이 구스(영어 성경에 Ethiopia) 온 땅을 둘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노아의 둘 째 아들 함의 첫아들이 구스고,(창 10:6) 모세가 구스 여인을 아내로 맞이했다는 기록(민 12:1)도 있으며, 압살롬이 죽었다는 소식을 다윗왕에게 전한 이도 구스 사람이었습니다.(삼하 18:21) 그 외에도 구약 성경에 구스가 30번 나옵니다.

 신약에는 에티오피아 여왕 간다게의 국고(國庫)를 맡은 내시(재무부 장관)가 예배하러 예루살렘에 왔다가, 돌아가는 길에 예수님의 제자 빌립으로부터 세례를 받는 장면이 나옵니다.(행 8:26-39)

 76년 전(1950)에 일어났던 6.25 사변 때, 전 세계 16개 나라에서 전투병을 한국에 파견했는데, 그 중 아프리카에서는 유일하게 에티오피아가 있습니다. 당시 에티오피아의 셀라시에 황제는 황실 경호부대인 강유부대(Kagnew Batterion) 군인 약 3,500명을 한국에 보내, 중부 전선 최전방에서 전투를 벌렸습니다. 이들은 253전(戰) 253승(勝)이라는 대기록을 남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122명이 전사했고, 536명이 부상을 당했지만, 포로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금년(2026) 6.25사변 76주년을 맞이하여, 6월 22일부터 36일 동안 에티오피아의 강뉴합창단 34명이 한국에 왔는데, 이들은 7세부터 16세까지로, 모두 6.25 참전 용사들의 후손들입니다. 이들은 한국 L.G.그룹의 후원(항공권, 숙박비, 체류비 등)을 받고 와서,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국제보훈, 평화 프로젝트 음악회에서 공연했고, 경기도 수원에서 열렸던 ‘6.25전쟁 76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했습니다. 또한 프로야구 L.G. 트윈스 경기 때, 애국가 제창, 부산 유엔기념공원 헌화식 및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 공연도 했습니다.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 아바바(Addis Ababa)에는 명성기독병원(Myongsung Christian Medical Center, MCM)이 있습니다. 서울 명성교회가 6.25 전쟁 당시에 부상을 당하고도, 가정 형편 때문에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한 전상자들을 위해, 그리고 6.25 때 전투병을 보내준 에티오피아에 보답하고자 2004년 11월에 병원 문을 열었습니다. 2012년에는 명성의과대학이 설립되어, 현지 의료인 양성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현재 200개가 넘는 병상과 첨단 의료장비인 MRI, CT 등을 갖추고, 일반 빈민층부터 대통령을 비롯한 현지 지도층까지 이용하는, 이 나라 최고의 종합병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앞으로 이 병원과 의과대학은 에티오피아 정부 및 사회에 운영권을 완전히 이양 할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6.25 때 보여 준 사랑에 대한 보답입니다. 명성교회는 대단한 보은(報恩)을 이행했습니다.

 우리 교회 초창기에는 성경을 읽어도 구스(에티오피아)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생소한 나라였지만, 세월이 흐른 후, 6.25라는 민족의 명운이 걸린 전쟁에서 혈맹으로 함께 피 흘리며 싸웠다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구스 즉 에티오피아에 대해 새로운 친밀감을 느끼게 됩니다.

 한국은 6.25 당시 세계 최빈국에서 이제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고, K-Culture, K-Food, K-Beauty 등이 세계를 누비며, 삼성과 SK의 반도체 제품을 비롯한 수많은 Made in Korea 제품들이 세계 시장을 누비는 현실을 보면서, 6.25 때 적화통일이 되지 않고, 남한만이라도 자유민주주의 및 자유 시장 경제를 통해 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를 도와 피 흘리며 싸워준 우방국들의 은덕이라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이것은 먼저, 하나님의 은혜요 다음으로 생전 보지도 듣지도 못한 나라에 와서 생명을 버리며 자유를 위해 투쟁해 준 이국(異國) 병사들 덕분입니다.

 좋으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피 흘리며 싸워준 우방국 구스 병사들을 한국에 보내주셔서, 오랜 세월 여호와 하나님을 섬겨온 구스와 우리나라가 혈맹(血盟)으로 맺어진 것은 하나님의 예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민족은 하나님의 은혜와 구스가 보여 준 사랑을 결코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하나님 감사, 감사합니다. 구스여, 고맙고, 고맙습니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