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아신대학교)
(Photo : ) 신성욱 교수(아신대학교)

[1] 아침에 근래 보기 드문 명승부 전을 하나 시청했다. ‘아르헨티나와 카보 베르데’와의 북중미 월드컵 축구 32강전 말이다. 대부분이 팀으로는 카보 베르데를 응원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우상 메시를 응원했을 것이다.
카보 베르데는 인구 4,700만이자 월드컵의 영원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에 비해 1/90밖에 안 되는 52만 명의 인구를 가진 소국이다.

[2] 대다수의 팬들은 약자에 속한 카보 베르데가 이기길 바라면서도 아르헨티나가 승리해서 축구의 신 메시가 월드컵 신기록을 많이 갱신하길 바라는 두 가지 마음이 공존했을 게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인 카보 베르데는 월드컵 본선에 첫 진출국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세계 팬들의 주목을 끌었다. 카보 베르데는 본선에서 3개국과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승점 3점으로 32강에 진출했다.

[3] 오늘 아침, 32강에서 카보 베르데는 우승 후보이자 축구의 신 메시가 뛰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맞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등한 명승부전을 펼쳤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창 메시’와 ‘카보 베르나의 방패 보지냐’의 대결 역시 최고의 볼거리였다. 한 점 넣으면 한 점 따라붙는 막상막하의 연장전까지 가는 숨가쁜 대결에서 아르헨티나가 최종 3:2로 승리했다. 3분만 더 주어졌더라도 동점이 가능했을 거라 볼 정도로 금세기 최고의 명승부였다. “졌지만 잘 싸웠다!”

[4] 너무나 생소하고 외우기조차 힘든 나라 ‘카보 베르데’는 월드컵 첫 출전 만에 세계 축구인의 머릿속에 전혀 낯설지 않은 국가가 되었다. 32강에서 너무 강력한 팀을 만나는 바람에 더는 출중한 경기력을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이제 아프리카의 소국인 이 나라는 더 이상 축구의 변방이 아니라 축구 강국들도 두려워하는 축구 대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정말 드문 케이스다.

[5] 전혀 알려지지 않던 나라나 사람들이 이처럼 세상을 신선하고 감동적으로 떠들썩하게 하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은 선한 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사람들이었다. 로마 시대에 0.1%도 안 되는 그리스도인들 역시 세상을 선한 일로 뒤흔드는 주역들이었다.
오늘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떠한가? 그들처럼 모범된 사람들로 창찬받고 있을까?

[6] 숫자는 많으나 세상 사람들로부터 ‘개독교’ 소리 듣고 있지 않은가! 예수 믿으라고 복음을 전하고 있기는 하나 하나님 영광 가리는 주역들이 되고 있지는 않은가!
나부터 정신 차리고 잘 살아야겠다 다짐한다.
카보 베르데 선수들의 활약과 선전을 보면서 느끼고 깨닫는 바가 크다. 우리가 전하는 ‘메시지’(Message) 못지않게 우리 자신이란 ‘메신저’(Messenger)도 중요하다.

[7] 메신저에 문제가 있어 그가 전하는 메시지까지 배척당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메시지와 메신저는 늘 함께 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사도행전 2장에 등장하는 초대교회 성도들은 바로 그런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성령이 충만하여 복음을 담대히 전했을 뿐 아니라, 서로의 필요를 돌아보고, 재산을 기꺼이 나누며, 한마음으로 교제하고, 하나님을 찬양하며 살아갔다.

[8] 그 결과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행 2:47)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다. 사람들을 움직인 것은 단지 그들의 설교만이 아니었다. 복음과 일치된 삶, 곧 메시지와 메신저가 하나 된 성령공동체의 모습이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다시 회복해야 할 것도 바로 이것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것은 큰 규모도, 화려한 행사도, 뛰어난 말솜씨도 아니다.

[9] 성령께 사로잡힌 사람들이 예수님을 닮아 살아가는 삶이다. 세상이 “저 사람들은 정말 달라!”라고 말할 때, 사람들은 비로소 우리의 메시지에도 귀를 기울이게 된다.
카보 베르데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세계인의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되었듯이, 우리 역시 성령의 능력과 그리스도를 닮은 삶으로 세상 가운데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는 그리스도인들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