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미션대학교(임성진 총장)와 기독일보(이인규 목사)는 지난 6월 30일 35년 간의 목회 경험을 지닌 김영길 목사(감사한인교회 원로)를 초청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목회 멘토링 세미나를 개최했다.
월드미션대학교 5층 멀티 미디어 실에서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는 목회자가 반드시 고민해야 할 핵심 주제들이 다뤄졌다.
김영길 목사는 35년 목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교자의 삶과 메시지가 하나 되는 ‘인격적 설교’ ▲사역 속에서 경험하는 내적 갈등과 회복을 다루는 ‘목회자의 자기 분열’ ▲교회 공동체 안의 갈등을 건강하게 해결하는 ‘성도 간의 충돌 다루기’ ▲변화하는 시대를 준비하는 ‘Proactive한 목회’ 에 대한 강의를 인도했다.
목사가 되고 싶지 않았던 목사
임성진 총장과 이인규 사장의 인사에 이어, 첫 강의가 시작됐다. 김 목사는 이날 세미나의 개요에 대해 나눈 후, 자신의 목회 초기, “정말 목사가 되고 싶지 않았”던 시점에서 자신의 목회 여정을 풀어나갔다.

신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13년 동안 목회를 하지 않았다. 목회를 시작한 뒤에도 후임자를 찾은 뒤 목회의 자리를 떠날 생각이었다. 그러다 한 지체의 간절한 요청으로, 지체의 아버지를 방문하면서 생각에 변화가 일어났다. 지체의 아버지 집을 찾아가 인사했을 때, 대꾸조차 없었다. 대화를 시도했지만, 다 튕겨낼 뿐이었다.
“제가 하는 이야기마다 핑퐁처럼 받아치셨다. ‘우리는 다 죄인입니다’, ‘나는 남이 나에게 죄를 짓게도 안하고 나도 남에게 죄를 안 지어요.’, ‘천국 가셔야죠.’ ‘그래서 싫소. 기독교는 아편이요. 나는 막스 레닌주의자, 공산주의자요,’”
하나님, 제가 창피 당하니 좋으세요?
전도의 밑천이 동이 난 김 목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신을 신고 나오는데, 해가 작열하는 하늘에 대고 말했다. ‘하나님, 좋으세요? 제가 그러니까 목사 안 된다고 했잖아요. 이렇게 창피를 당하게 하시니 좋으세요?’

하나님의 역사는 트위스트와 턴으로 이루어진다. 주일예배 때 그분이 찾아오셨다. 그 다음 주일도, 그 다음 주일도, 매 주일 같은 곳에 앉아서 예배를 드리고 사라지셨다. 다섯번째 주일, 그분의 입에서 뜻밖의 고백이 흘러나왔다. “목사님 말씀 듣고 보니 내가 세상에 없는 죄인이군요.”
이 사건을 계기로 김 목사는 깨달았다. “목회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자격도 능력도 없었으나 하나님이 하셨다.”
그는 이후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목회자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역사라는 사실을 붙들었다.
설교 처음 3분 안에 성도를 사로잡아야
이어 설교의 세가지 요소에 대해 나누었다. 그는 설교에서 ‘지·정·의’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보 전달에서 끝나면 말만 잘하는 것이고, ‘의’의 단계에 까지 도달해 열매를 맺어야 한다. 설교는 성도의 삶을 변화와 결단으로 이끌어야 한다.”
그는 설교의 지적인 요소를 통해, “성도들을 성경의 상황 속으로 끌고 들어가야 하며, 본문 속 인물이 된 것처럼 몰입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설교는 흥미롭고 청중과 연관되어야 하며, 접근이 새로워야 한다고 말했다. “처음 3분 안에 성도를 사로잡지 않으면 그 설교를 들을 성도가 없다”며 설교의 도입과 구성, 논리성, 청중 이해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정적인 요소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인간의 애정 결핍이 만나는 지점에서 성도들의 마음이 움직인다고 말했다. 그는 성경 전체에 일관되게 흐르는 주제가 하나님의 사랑과 인간의 결핍이라고 분석했다.
“설교자는 하나님 편에서 성도들을 찾아가고, 성도들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찾아야 한다. 그 접촉점은 하나님의 긍휼이다.”
두 번째 강의에서 김 목사는 목회자에게 필수적 요소로 ‘자기분화’를 강조했다.
그는 “35년 목회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분화하다 끝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라며 “목회는 목회자 자신이 관계 속에서 성숙해지고 하나님 앞에서 독립된 자아를 세워가는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가족 치료 연구가 머레이 보웬의 개념을 인용해, “자기분화란 주변의 정서적 환경이나 타인의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하여 독립적인 자아를 확립하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성과 감정의 분화, 목회자의 필수 자질
“이성적 사고와 감정을 분화해야 하며,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목회자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그는 목회자가 가장 먼저 경험하는 감정 가운데 하나가 불안이라고 했다.
“목회 현장에는 성도와의 관계, 갈등, 기대, 비판 등 다양한 정서적 압력이 존재한다. 자기분화가 잘 된 목회자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지만, 자기분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타인의 감정과 반응에 쉽게 흔들리고 관계의 소용돌이에 함께 빠져들게 된다,”
김 목사는 “자기분화가 단절이나 고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사람과 건강한 관계를 맺으면서도 자신의 정체성과 독립성을 잃지 않는 성숙한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목회자가 성숙한 관계 리더십을 갖기 위해서는 함께할 때와 혼자 있을 때를 구별하고 균형을 잡는 능력이 필요하다.”
김 목사는 창세기의 ‘이삭’을 통해 신앙의 분화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아브라함이 이삭이 젖을 떼는 날 큰 잔치를 베푼 사건을 ‘성대한 이유식’(離乳式)으로 표현하며,(창세기 21: 8 아이가 자라매 젖을 떼고 이삭이 젖을 떼는 날에 아브라함이 큰 잔치를 베풀었더라) 신앙의 성장에는 부모의 신앙에서 자신의 신앙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모리아 산 이삭 번제 사건은 이삭이 아버지의 하나님이 아닌 이삭 자신의 하나님을 만나는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해석했다. 또한 창세기 26장에서 이삭이 블레셋 땅 그랄에 머물며, 그 땅에서 농사하여 백 배의 결실을 얻은 사건을 통해, 이삭이 세상의 방식이 아닌 하나님의 방식으로 살아가게 된 전환역시, 자기 분화로 해석했다.
김 목사는 로날드 리처드슨을 인용해, “목회자에게 인간관계는 목회의 성공 여부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소”라고 정의했다.
원가족, 정서와 사고 형성에 깊은 영향
“목회자는 자신의 원가족, 곧 자신이 자라난 가정에서 형성된 정서적 패턴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원가족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자랐는지가 목회자의 사고와 정서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그는 목회 현장에서 일어나는 많은 정서적 반발과 관계의 어려움이 사실은 목회자 내면에 해결되지 않은 문제와 연결되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야곱이 얍복강가에서 씨름한 사건에 비유했다. 즉,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내면이 해결될 때, 목회에도 균형이 생긴다.

교회 공동체 내 충돌 다루기
세 번째 강의에서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일어나는 충돌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다루었다.
그는 먼저 “정서적 애착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정서적 애착을 가진 사람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불안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불안을 “어떤 위협에 대해 자신이 취약하다고 느낄 때 나타나는 불쾌한 반응”이며 “정서적 반발은 자신의 정서적 취약성을 감추기 위한 시도”라고 해석하며, “분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때 사람은 ▲순응, ▲반항, ▲권력투쟁, ▲거리두기와 같은 반응을 보이게 된다.”고 분석했다.
순응은 자기 정체성을 감추고 다른 사람들의 지지와 인정을 받으려 애쓰는 것이며, 반항은 여러가지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통제할 수 없음을 알리는 방식이다. 권력투쟁은 다른 사람들을 비찬적으로 대하여 물러서게 하며, 상태를 변화시키려 하는 것이다. 또한 정서적 반발은 상대에 대해 정서적, 신체적 거리를 두는 형식으로 나타난다.
이어서 김영길 목사는 교회 안에서 충돌을 다루기 위해 목회자가 과민한 반응을 절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타인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라”고 권면하며, “다른 사람의 불완전성을 보며 자신은 안전지대에 있다고 착각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교회 공동체 안에 충돌이 생겼을 때 무조건 즉각 개입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공동체 안에는 일정 부분 자가 치료의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람의 몸에 자체적인 회복 능력이 있듯이, 교회 공동체도 때로는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문제가 심각하거나 지속될 때는 목회자가 성령의 도우심을 받아 지혜롭게 개입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있을 때는 경고가 필요하며, 계속해서 문제가 반복될 경우에는 마태복음 18장 15-17절의 원리에 따라 권면과 증인의 과정을 거쳐 공동체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교회 안의 갈등을 방치하는 것도, 감정적으로 개입하는 것도 모두 위험하므로 말씀과 기도 안에서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목회 중 겪은 고소 사건을 통해 교회 내 갈등에 대한 접근법에 대해서도 나누었다.
“하루 종일 ‘하나님,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라고 기도했다.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을 따라 고소한 성도의 집을 찾아갔다. ‘예수님이 용서하셨는데, 용서해주면 안 되겠습니까’라고 수십번 권면했다. 성도는 계속 거절하다가가 마침내 ‘하나님 때문에 포기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경험을 통해 교회내 충돌이 일어날 때 목회자는 먼저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간적 판단이나 감정적 대응보다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며 하나님의 지혜를 기다려야 한다.”
수레는 뒤에서 미는 것이 아닌, 앞에서 끌어야
“수레를 뒤에서 미는 것보다 앞에서 끄는 편이 훨씬 더 효율적이다. 반사적인 목회보다 주도적인 목회가 행복하다.”
김영길 목사는 이 말로 마지막 강의를 시작했다. 부에나 팍에 교회당을 건축하고 입당예배를 드렸으나, 급증하는 학생들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다. 그러나 다가올 위험 요소를 미리 예측하고, 기도로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며 진행했을 때, 자칫 교회 분열로 갈 수 있었던 고비를 넘길 수 있었고 간증했다.
목회 현장에서 분열을 경험하면 목회할 마음이 사라지기도 한다. 능력도 지혜도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 김 목사는 “하나님을 붙들고 씨름한 것”만은 있었다고 고백했다. 야곱처럼 하나님을 놓지 않았을 때, 하나님은 그를 한 번도 실망시키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강의를 마치며, 김영길 목사는, 강의 처음으로 돌아가 “공산주의 할아버지를 어떻게 예수님 믿게 할까?”라는 질문을 다시 꺼내며 그는 정리했다.
“목회는 쉽고 가볍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수고하고는 능동태이다. 쉬어도 되는데 수고하기로 선택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이미 길을 열어주셨다. 우리는 그분께 묻고 기도하며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복음은 선을 넘어 오는 것
그는 “복음은 선을 넘는 것”이며, “ 하나님께서 인간이 되셔서 이 땅에 오신 성육신 자체가 하나님께서 인간의 자리로 넘어오신 사건”이라며, “복음의 본질은 경계를 넘어 사람을 찾아오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