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의 한 난민촌 교회에서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수단 출신 난민이 예배 도중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개종자들이 직면한 위험과 난민 공동체 내 종교적 긴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 이하 ICC)에 따르면, 지난 5월 28일 남수단 수도 주바 인근 고롬(Gorom) 난민촌의 한 교회에서 수단 출신 기독교인 드레이크 하론(Drake Haron)이 예배를 드리던 중 무슬림들의 습격을 받았다.

ICC는 지난 6월 1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번 공격은 난민들이 평안과 위로를 얻던 작은 교회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무너뜨렸다"며 "공격자들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체포된 사람도 없다"고 밝혔다.

하론은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이후 박해의 위험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신앙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내게 특권"이라며 "예수님께서 내 죄를 위해 죽으셨다는 사실이 내 삶의 가장 큰 의미이며, 나는 그분을 따르고 복음을 전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슬림 배경에서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은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위험을 가져올 수 있지만, 하나님께서 나를 구원하신 은혜는 그 모든 위험을 감수할 만큼 가치가 있다"며 "육신적으로는 두려움이 있지만, 하나님의 약속을 기억할 때 담대함을 얻는다"고 고백했다. 

이번 사건은 난민들에게 단순한 예배 공간을 넘어 공동체 모임과 정서적 치유, 인도적 지원의 중심 역할을 하는 교회 안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ICC는 "보호받아야 할 종교 공간에서 발생한 이유 없는 폭력"이라며 "교회에 대한 공격은 개인을 넘어 이미 전쟁과 난민 생활로 고통받고 있는 공동체 전체에 상처를 남긴다"고 지적했다.

남수단은 인구의 약 60%가 기독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1년 독립 이후 교회는 평화 구축과 화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또한 종교의 자유가 비교적 보장되는 국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종교를 이유로 한 폭력은 주변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드문 편이다.

그러나 2023년 4월 수단에서 내전이 발발한 이후 수십만 명의 난민이 남수단으로 유입되면서, 일부 난민 공동체에서는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고롬 난민촌에는 수천 명의 수단 난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전쟁의 상처와 사회적 갈등이 그대로 유입되면서 개종자들이 새로운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ICC를 비롯한 기독교 인권단체들은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난민들이 친척이나 과거 공동체 구성원들로부터 배척과 협박, 폭력의 대상이 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러한 갈등은 국가 정책보다는 가족과 공동체 내부의 사회·문화적 압력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초 모닝스타뉴스는 같은 고롬 난민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또 다른 수단 난민이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수단을 탈출한 뒤 남수단 난민촌에서 신앙을 갖게 된 개종자들이 지속적으로 공격과 협박을 당하는 사례도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국제 교회 지도자들이 남수단의 평화와 화해를 촉구해 온 가운데 발생했다. 2023년 남수단 평화 순례 때 프란치스코 당시 교황과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당시 영국성공회 캔터베리대주교, 이언 그린실즈(Iain Greenshields) 당시 스코틀랜드교회 총회장은 남수단 지도자들과 국민들에게 폭력을 거부하고 화해와 평화를 선택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한편 하론은 자신을 위해 기도를 요청하며 보복이 아닌 복음의 소망을 전했다. 그는 "우리가 믿음을 굳게 지키고 하나님의 뜻을 행할 수 있도록 계속 기도해 달라"며 "무슬림 가족들도 언젠가는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받게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