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복음주의 신학교인 애즈베리신학교(Asbury Theological Seminary)와 연합감리교회(United Methodist Church, UMC)의 80년에 걸친 협력 관계가 동성결혼과 성소수자 성직자 문제를 둘러싼 신학적 견해 차이로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애즈베리신학교는 최근 성명을 통해 "UMC 대학평의회가 켄터키주 윌모어에 위치한 본교를 교단 목회자 후보생을 위한 승인 신학교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앞으로 애즈베리신학교 졸업생들은 UMC 목사 안수 과정에서 기존과 같은 공식 신학교 자격을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애즈베리신학교 데이비드 왓슨(David Watson) 총장은 이번 결정에 대해 "우리는 UMC 대학평의회의 역할을 이해하며 그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결정은 공동의 합의라기보다 UMC가 일방적으로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학교는 심사 절차 전반에 걸쳐 성실히 참여했으며, 대학평의회의 모든 요청에 신속하게 응답했다"며 "요구된 모든 자료를 제출했고, 최근 개정된 UMC 사회원칙과 입장이 다르다는 점을 포함해 학교의 신학적·윤리적 기준을 정직하고 분명하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다른 결과를 기대했지만, 우리의 소명은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UMC가 2024년 총회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성소수자 성직자 안수에 대한 오랜 제한을 폐지한 이후 내려졌다. 당시 UMC는 교단의 사회 원칙과 관련된 규정을 대폭 개정하며, 성소수자에 대한 포용 정책을 공식화했다.

왓슨 총장은 학교의 성경적 결혼관이 새롭게 개정된 UMC의 기준과 양립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UMC의 2024년 사회원칙 가운데 '인간의 성'과 '결혼'에 관한 내용은 애즈베리신학교의 정체성과 기독교 신앙의 역사적 증언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결혼이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제도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평생 서로에게 헌신하는 배타적 결합이라고 믿는다"며 "결혼은 성적 친밀감이 허락된 유일한 관계이며,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축복을 누리는 질서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경에 대한 우리의 헌신과 신학적 신념은 변하지 않았다"며 "웨슬리 전통에 뿌리를 둔 독립 초교파 신학교로서 우리는 100년이 넘도록 정통 기독교의 변함없는 진리 위에 서 왔다"고 강조했다.

학교 측은 이번 결정이 재학 중인 UMC 소속 학생들에게는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애즈베리신학교에 따르면, 2026년 가을학기까지 입학하는 UMC 소속 학생들은 기존 규정에 따라 안수 절차를 계속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이번 결정은 학교의 교육 인증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애즈베리신학교는 미국신학대학협회(Association of Theological Schools, ATS)와 남부대학협회(Southern Association of Colleges and Schools Commission on Colleges, SACSCOC)의 인증을 계속 유지하며, 글로벌감리교회(Global Methodist Church)를 비롯한 여러 교단의 공식 승인 신학교 지위 역시 변함없다고 설명했다.

1923년 설립된 애즈베리신학교는 현재 75개 이상의 교단 출신 학생들이 수학하는 대표적인 복음주의 신학교다. 학교와 감리교회의 공식적인 협력은 1946년 UMC의 전신 교단이 애즈베리신학교를 목회자 양성기관으로 승인하면서 시작됐으며, 현재의 UMC는 1981년부터 애즈베리신학교를 공식 승인 신학교로 인정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