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문 목사 (달라스 생명샘교회)
(Photo : ) 안광문 박사와 함께 하는 신학산책 by 기독일보

은혜의 항해: 신약 성경의 바다를 항해하다  - 11회: 성경의 3인 3색 예수님의 스토리: 누구 말이 진짜일까? 4

지난 호부터 공관복음에 해당하는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서 마가복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은 공관복음 중 마태복음이 가장 먼저 기록되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실제 초대교회의 위대한 신학자이자 교부인 어거스틴은 공관복음 중에 마태복음이 가장 먼저 기록되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렇지만 어거스틴의 전통적인 견해와 달리 오늘날 대다수의 현대 신학자들은 마태복음이 아니라 마가복음이 가장 먼저 기록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마가복음 우선설 (Markan Priority)"이라고 합니다. 먼저, 마가복음은 16장으로 공관복음 중 가장 짧지만 그중 90% 이상을 마태복음에서, 50% 이상을 누가복음에서 인용하고 있습니다. 혹시 마가복음의 저자가 마태복음이나 누가복음에서 인용한 것은 아닐까요? 그렇다면, 마가복음의 저자는 중요한 "산상수훈"과 "탕자의 비유"를 누락한 것이 되고 맙니다. 다음으로, 공관복음에서는 예수님의 행적을 배열할 때 조금씩 다르게 배치할 때가 있습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은 서로 다른 순서대로 배열하기도 하지만,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둘 다 마가복음 순서와 다른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 다음으로 마가복음의 문체는 거칠고 투박한 데 반해 마태복음은 정돈된 문체, 누가복음은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그리스어를 구사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가복음에서는 예수님의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이나 제자들의 부끄러운 실수가 여과 없이 그대로 기록되고 있지만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은 예수님의 신성한 권위를 높이거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표현으로 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예수님에 대한 존경과 신학적 고백이 더 깊어지고 정교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마가복음은 누가 기록했을까요? 마가복음 자체에는 저자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지만, AD 2세기 초 교부 파피이스는 마가가 베드로의 통역관이 돼서 베드로가 기억하고 있던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기록했다고 주장합니다.

그 후 사람들은 마가복음을 마가의 필체로 기록되었으나 그 내용은 사도 베드로의 생생한 목격담과 설교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마가는 12 사도는 아니었지만, 성경 속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로 마가의 다락방은 초대교회 기도 처소로 사용되었으며, 바나바의 조카이자 바울의 1차 전도여행의 동역자이었습니다. 사도 베드로는 마가를 자신의 아들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벧전 5:13) 마가복음은 베드로 순교 전인 AD 64-65년경에 기록되었다고 봅니다.

이 시기는 네로 황제의 박해가 시작되기 직전으로 초대교회는 사도 베드로의 생생한 기억을 보존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입니다. 또한 이 시기는 유대-로마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으로 예루살렘 성전이 돌 위에 돌 하나 남지 않고 무너질 것이라는 예수님의 예언을 믿고 있었던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은 더더군다나 마가복음 기록 필요성을 느꼈을 것입니다.

마가복음은 어디서 기록되었을까요? 많은 신학자들은 이방인들의 중심지이자 로마 제국의 수도인 로마에서 마가복음이 기록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마가복음에는 이방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유대인들의 관습에 대해 설명해 놓거나 "달리다굼" "에바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와 같은 시리아어를 쓸 때마다 이방인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라틴어나 그리스어로 번역하고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그 당시 로마에서 통용되던 "고드란트" "백부장" 등 라틴어 군사 및 법정 용어를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마가복음은 왜 기록되었을까요?

한마디로 극심한 박해로 흔들리는 로마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에게 고난의 의미를 가르치고 믿음을 지키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당시 로마의 성도들은 대 화제의 주범으로 몰려서 처형되는 박해를 겪고 있었습니다. 마가는 이들에게 "우리가 믿는 예수님께서는 영광만 받으신 게 아니라 모욕과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신 분"이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고난은 실패가 아니라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르는 당연한 과정이라는 사실을 보여 주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가복음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막 1:1)라는 말로 시작하는데 이는 로마 황제만 신의 아들이라고 부르던 세상에서 진짜로 하나님의 아들이자 구원자는 로마 황제가 아니라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라고 선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을 군림하는 왕이 아니라 쉼 없이 소외된 사람들을 섬기고 돌보는 고난받는 종으로 선포하며 로마 그리스도인들이 붙잡아야 할 참된 제자의 삶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달라스 생명샘 교회 안광문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