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가운데 더 많은 국민이 종교를 갖는 것이 사회에 긍정적이라고 보는 비율이 지난 10여 년 동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주로 여성, 민주당 지지자, 그리고 54세 이하 성인층에서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기관 갤럽(Gallup)이 지난 5월 1일부터 17일까지 미국 50개 주의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치관 및 신념(Values and Beliefs)'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는 "더 많은 미국인이 종교를 갖는 것이 사회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2013년 조사 당시 75%에서 10%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반면 종교 인구 증가가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2%였다. 나머지 응답자들은 의견이 없거나 종교 인구 증가가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종교와 정치 성향별로 살펴보면, 공화당 지지자(94%), 가톨릭 신자(85%), 개신교 및 초교파 기독교인(81%)만이 종교가 국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와 젊은 성인층, 여성층에서 종교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종교 인구 증가가 미국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2013년 대비 16%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남성은 3%포인트 감소에 그쳤다. 

2013년에는 여성의 77%, 남성의 73%가 종교를 긍정적인 사회적 힘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서는 종교를 긍정적으로 보는 여성의 비율이 61%로 떨어진 반면, 남성은 70%를 유지했다. 

18세에서 34세 사이의 응답자 가운데 종교 인구 증가가 사회에 긍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49%에 그쳤다. 이는 2013년보다 16%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또한 35세에서 54세 연령층의 경우 해당 비율이 2013년 80%에서 올해 66%로 하락했다. 

민주당 지지자들 가운데 종교 인구 증가가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한 비율 역시 16%포인트 감소해 51%를 기록했다. 반면 공화당 지지자의 경우 해당 비율이 3%포인트 상승해 94%에 달했다. 

사회에서 종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인식하는 비율도 증가했다.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사회 내 종교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이전 11%에서 현재 48%로 크게 늘어났다. 무당층은 21%에서 39%로 증가했으며, 민주당 지지자도 32%에서 35%로 소폭 상승했다. 

정부 정책이 국민의 도덕적 가치관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도 확대됐다. 전체 응답자의 69%는 정부 정책이 도덕적 가치에 영향을 준다고 답했으며, 이는 2006년의 59%보다 높아진 수치다. 반면 27%는 정부 정책이 도덕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갤럽은 지난 20년 동안 모든 주요 인구집단에서 정부 정책이 미국인의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공화당 지지자, 가톨릭 신자, 젊은 성인층, 그리고 매주 종교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러한 인식이 강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정부가 도덕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한다고 보는 미국인의 비율은 과거보다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갤럽은 1996년 당시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들이 정부의 도덕 가치 증진 역할에 대해 비교적 유사한 견해를 보였지만, 현재는 정당과 종교에 따라 의견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갤럽의 제프리 M. 존스 선임 편집자는 "이번 조사는 공화당 행정부가 종교의 공적 역할을 확대하려는 시도를 이어가는 시점에 실시됐다"며 "백악관 신앙국(White House Office of Faith) 설립, 정부 회의에서의 기독교 기도, 연방 공무원의 직장 내 신앙 표현 장려 등이 이러한 흐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갤럽 조사 결과는 지난 5월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발표한 조사와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다수는 공적 영역에서 종교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동시에 절반 이상은 보수적 기독교인들이 정부와 학교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지나치게 강요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슷한 비율의 응답자들은 세속주의 성향의 진보 진영 역시 공적 영역에서 종교를 지나치게 배제하려 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