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러시아 점령지에서 우크라이나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겪는 박해와 인권침해를 폭로한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계된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 표적이 됐다고 경고했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프리덤 프로젝트(Ukraine Freedom Project) 설립자이자 다큐멘터리 '신앙 포위 공격(A Faith Under Siege)'의 총괄 프로듀서인 스티븐 무어(Steven Moore)는 크렘린의 우크라이나 복음주의 교회 탄압 실태를 알린 이후 지속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무어에 따르면 최근 FBI 요원이 직접 연락해 자신이 러시아 정보기관(RIS)과 연계된 해커들의 피싱 공격 대상이 됐다고 통보했다. 해당 공격은 휴대전화에서 사용되는 상업용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을 해킹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워싱턴 D.C.에서 회의를 마치고 나오던 중 달라스 FBI 지부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처음에는 사기 전화로 의심했지만 응답했고, 수사관은 연방 수사 과정에서 그의 전화번호가 악성 행위자들의 공격 대상 목록에 반복적으로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무어는 CDI와의 인터뷰에서 "수사관은 며칠째 관련 대상자들에게 연락하고 있었는데, 지금까지 확인된 대상자들은 모두 전직 군 관계자들이었다고 말했다"며 "상당히 심각한 사안이었다"고 전했다.
의심이 들었던 무어는 전화를 끊은 뒤 FBI 공식 번호로 다시 연락해 신원을 확인했다. FBI 측은 해당 전화가 실제였음을 확인하며, 응답하지 않았다면 직접 자택을 방문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통신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즉각적인 보안 지침도 제공했다.
FBI는 지난 3월 20일 발표한 공공 경고문에서 "이번 활동은 현직 및 전직 미국 정부 관계자, 군인, 정치인, 언론인 등 정보 가치가 높은 인물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무어는 "누군가가 끊임없이 나를 해킹하려 시도하고 있으며 정확히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러시아 측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별도의 '다크 소드(Dark Sword)' 스파이웨어 공격에도 노출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무어는 "평소 실시하는 보안 점검 과정에서 다크 소드 공격 흔적을 발견했다"며 "이 역시 러시아 군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는 2023년 공개 웹사이트를 통해 무어를 '외국인 전투원(foreign combatant)'으로 지정했다. 이는 그가 러시아 점령군에 의해 자행된 우크라이나 기독교인 인권침해 사례를 기록해온 활동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전략가로 활동해왔지만 군 복무 경력이 없는 무어는 이러한 지정이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어 원문을 번역해보면 내가 우크라이나에 무기 수송을 주선한 인물로 묘사돼 있다"며 "증거로 제시된 사진은 하르키우 전선 인근에 보낸 화장지를 가득 실은 트럭 앞에서 찍은 사진이었다"고 말했다.
무어는 러시아 정부의 조치가 인도주의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협박 수단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활동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매일 우크라이나에서 일하면서 '누군가 내 활동을 알고 있을까, 관심을 가질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그러다 이런 명단에 오르면 러시아가 내가 하는 일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고, 오히려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무어가 겪는 위협은 사이버 공격에만 그치지 않았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 공화당계 정치 컨설턴트는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생명에 대한 신뢰할 만한 위협이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또한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한 우크라이나 기독교인은 자국 정보기관으로부터 자신이 실제 공격 표적이 되고 있다는 통보를 받았으며, 또 다른 출연자의 자택과 교회는 드론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위협으로 인해 무어와 약혼녀 안나(Anna)는 거주지를 옮기고 이동 경로를 숨기기 위한 엄격한 보안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키이우에서의 사회생활 역시 크게 제한됐다. 무어는 일부 외국인들과의 수상한 접촉 이후 현지 외국인 사회와 거리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유럽의 한 행사에서는 리투아니아 출신 러시아어 사용자가 약혼녀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무어는 이러한 압박이 다큐멘터리 '신앙 포위 공격'의 예상 밖 성공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2025년 5월 워싱턴 D.C. 성경박물관(Museum of the Bible)에서 처음 공개된 이 작품은 현재까지 약 320만 명의 미국 복음주의 유권자들에게 도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무어는 "우리의 모든 광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기독교인들을 신앙 때문에 고문하고 박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30초 안에 전달하는 메시지"라며 "영화는 매우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활동을 멈출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러시아 점령지에서 벌어진 우크라이나 아동 강제 이송 문제 등 또 다른 전쟁범죄를 다루는 후속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무어는 "푸틴이 나를 죽이고 싶어 할 가능성이 있는가? 그렇다. 내가 그가 제거하고 싶어 하는 긴 명단 중 한 사람인가? 그렇다"며 "우리의 사명은 많은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할 때 표적이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