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괴롭힘과 폭행 사건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본부를 둔 종교자유데이터센터(RFDC)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들어 현재까지 기독교인을 겨냥한 사건이 88건 이상 발생했으며,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말까지 지난해 기록한 181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만 예루살렘에서 63건의 사건이 접수됐다. 대부분의 사건은 예루살렘 구시가지와 아르메니아 총대주교청이 위치한 지역, 그리고 시온산 일대에서 발생했다.

사건 유형으로는 침 뱉기와 언어폭력, 무덤과 묘비 훼손, 조각상 및 십자가 파손, 인종차별적 낙서, 교회와 수도원 등 기독교 시설에 대한 모독 행위 등이 포함됐다.

RFDC 연구원인 예스카 흐란(Yeska Hran)은 보고서 발표 자리에서 "수치가 모든 예상을 뛰어넘었다"며 "기독교 공동체에게 이러한 사건들은 이제 일상적인 현실이 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보고서 발표 행사에 참석한 법률가와 인권운동가들은 기독교인 대상 범죄에 대한 경찰의 대응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우리 나로프(Uri Naroff)는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종교행동센터가 제출한 25건의 고소 사건 가운데 19건이 '용의자 없음', '위반 사항 없음', 또는 '조사 부적합'으로 처리됐으며, 건물 내부로 돌과 계란, 쓰레기가 투척되는 사례도 보고됐다"고 전했다.

지난 4월에는 동예루살렘에서 프랑스인 수녀가 공격당하는 장면이 CCTV에 포착돼 국제적인 관심을 모았다. 예루살렘 프랑스 성서·고고학 연구소 소속인 이 수녀는 공격을 받아 얼굴 등에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경찰은 용의자를 체포했지만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해당 사건을 규탄하며 "존중과 공존, 종교의 자유라는 이스라엘 건국의 가치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스라엘은 모든 종교인의 신앙과 예배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와 연계된 기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별 범죄가 아니라 기독교 공동체를 향한 적대감이 증가하는 현상의 일부라고 분석했다.

한편 예루살렘에 본부를 둔 로싱 교육대화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스라엘과 동예루살렘에서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사건은 총 155건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신체적 폭행 61건, 교회 재산 훼손 52건, 괴롭힘 28건, 간판 훼손 14건 등이 포함됐다.

보고서는 "실제 피해 규모가 공식 통계보다 훨씬 클 수 있다"며 "현재 확인된 사례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러한 사건들이 다양성에 대한 관용 감소와 배타적 민족주의, 그리고 종교적 극단주의가 확산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독교 지도자들은 성지에서 기독교 공동체를 향한 적대 행위가 증가하는 가운데, 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한편 RFDC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비정치적 기관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단체는 기독교 학자이자 종교 간 대화 전문가인 이스카 하라니를 중심으로 한 유대계 이스라엘 시민들에 의해 설립됐다.

이스라엘 내 기독교인은 약 18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약 80%가 아랍계 기독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