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삿포로(일본)=정현기 기자

일요일 아침.

삿포로의 주택가 사이로 붉은 십자가 하나가 하늘을 향해 서 있다.

차일드교회 삿포로(チャイルド・チャーチ札幌).

30여 년 전 한 부부의 눈물과 기도로 시작된 이 교회는 지금도 같은 자리에서 지역 주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지역교회다. 그러나 이 교회의 역사 속에는 한 장로의 헌신과 한 여성 목회자의 눈물, 그리고 7년 동안 이어진 기다림의 기도가 담겨 있다.

차일드교회의 역사는 오다지마 가지오 장로와 오다지마 토시코 목사 부부의 헌신에서 시작되었다.

차일드교회 삿포로
(Photo : 차일드교회 삿포로)

오다지마 가지오 장로는 생업 현장에서 일하며 가정과 교회의 재정을 책임졌다. 반면 오다지마 토시코 목사는 복음 전도와 목양 사역에 자신의 삶을 드리기로 결단했다.

부부는 자신들의 집을 개방하여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소수의 사람들이 모이는 작은 가정예배였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고, 장애인들과 장애인 가족들을 향한 따뜻한 섬김이 알려지면서 공동체는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오다지마 토시코 목사는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들을 품는 사역에 특별한 소명을 가지고 있었다.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을 찾아가 위로하고 함께 기도했다.

교회는 점차 지역사회의 안식처가 되었다.

가정집에서 예배를 드리던 시절에는 50명 이상이 모여 예배를 드릴 정도로 공동체가 성장했다.

더 이상 가정집에서 예배를 드리기 어려울 만큼 성도들이 늘어나자 오다지마 가지오 장로는 결단을 내렸다.

그는 자신의 집 앞에 있는 땅을 구입했고, 그곳에 예배당을 건축했다.

차일드교회 삿포로
(Photo : 차일드교회 삿포로)

넉넉한 형편에서 이루어진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를 향한 사랑과 교회를 향한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세워진 예배당이 오늘의 차일드교회 삿포로가 되었다.

성도들에게 교회는 단순한 종교시설이 아니었다. 상처 입은 사람들이 위로받고, 외로운 사람들이 가족을 만나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교회는 큰 시련을 맞게 된다.

설립자인 오다지마 토시코 목사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것이다.

성도들의 슬픔은 컸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후임 목회자를 찾지 못했다는 사실이었다.

교회는 약 7년 동안 담임목회자 없이 운영되었다.

성도들은 교회를 떠나지 않았다.

예배를 지켰고, 교회를 청소했고, 함께 기도했다.

그러나 목회자가 없는 교회의 현실은 결코 쉽지 않았다.

누군가 말씀을 전해 주어야 했다. 누군가 성도들을 돌보아야 했다.

성도들은 하나님께 기도했다.

'주님, 우리 교회에 목회자를 보내 주십시오.'

그 기도는 7년 동안 이어졌다.

하나님의 응답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찾아왔다.

2024년 부활절, 한국인 선교사의 소개를 통해 이건창 목사 부부가 차일드교회를 방문하게 된 것이다.

차일드교회 삿포로
(Photo : 차일드교회 삿포로)

당시 이건창 목사는 단순히 설교 요청을 받고 방문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미 오래전부터 만남을 준비하고 계셨다.

교회 성도들은 새로운 목회자를 위해 오랫동안 기도하고 있었고, 이건창 목사 부부를 만나면서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

몇 차례의 만남과 교제, 그리고 기도 가운데 교회와 이건창 목사 부부는 하나님의 뜻을 확인해 갔다.

결국 이건창 목사 부부는 2024년 10월 차일드교회 삿포로에 부임하게 되었다.

그렇게 약 7년 동안 이어졌던 무목교회의 시간은 마침내 끝을 맺게 되었다.

사실 이건창 목사의 일본행도 평범하지 않았다.

그는 처음부터 선교사 비자로 일본에 온 것이 아니었다.

자비량 선교를 위해 일본 기업에 취업했고 반도체 관련 회사에서 일하며 일본 생활의 기반을 마련했다.

안정된 삶을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늘 일본 영혼들을 향한 부담감이 있었다.

결국 그는 직장을 내려놓고 신학을 공부했으며 목사 안수를 받았다.

그리고 일본 교회를 섬기는 선교사로 살아가게 되었다.

그 곁에는 목회학 석사 과정을 마친 사모가 있다.

비록 목사 안수는 받지 않았지만 일본 사역의 중요한 동역자로서 성도들을 돌보고 함께 교회를 세워가고 있다.

차일드교회 삿포로
(Photo : 차일드교회 삿포로)

오늘날 일본 교회는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젊은 세대는 교회를 찾지 않는다.

주일학교는 사라지고 있으며 후임 목회자는 부족하다.

그 결과 많은 교회들이 무목교회가 되거나 문을 닫고 있다.

이건창 목사는 일본 교회의 가장 시급한 필요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교회가 문을 닫기 전에 누군가 가야 합니다.'

'한 교회를 살리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의 말에는 일본 교회를 향한 안타까움과 책임감이 담겨 있었다.

이건창 목사 부부의 사역 이후 차일드교회에는 다시 기도와 전도의 열기가 살아나고 있다.

성도들은 다시 웃기 시작했고, 함께 기도하기 시작했으며, 전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멈춰 있었던 교회의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취재를 마치고 교회를 나서며 예배당 지붕 위 붉은 십자가를 다시 바라보았다.

오다지마 가지오 장로의 헌신.

오다지마 토시코 목사의 눈물.

7년 동안 목회자를 기다리며 포기하지 않았던 성도들의 기도.

그리고 2024년 10월 하나님께서 보내신 이건창 목사 부부.

차일드교회 삿포로
(Photo : 차일드교회 삿포로)

차일드교회 삿포로의 이야기는 단지 한 교회의 역사가 아니다.

교회가 사라져 가는 시대에도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자신의 교회를 세워 가신다는 살아 있는 증언이다.

사람은 교회를 포기할 수 있다.

세상은 교회의 미래를 비관할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자신의 교회를 포기하지 않으신다.

삿포로 하늘 아래 서 있는 붉은 십자가는 오늘도 그 사실을 조용히 증언하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타오르기 시작한 복음의 불씨는 일본 교회의 내일을 밝히는 작은 희망이 되고 있다.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① 차일드교회 삿포로의 영적 부흥과 지역 복음화를 위해
② 이건창 목사 부부의 건강과 사역을 위해
③ 일본 무목교회의 회복과 새로운 사역자들을 위해

[기도 및 사역 문의]

E-mail : hubkorea@empas.com

홈페이지 : https://www.child-church.jp/contact/

チャイルド・チャーチ札幌
〒062-0051
北海道札幌市豊平区月寒東1条1丁目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