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개신교단인 남침례회(Southern Baptist Convention, 이하 SBC)가 여성의 목사·장로·감독자 직분 수행을 금지하는 헌법 개정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SBC는 11일 올랜도에서 열린 연례총회에서 이른바 '진리와 일치 수정안'(Truth and Unity Amendment)을 찬성 6,028표, 반대 2,026표로 통과시켰다. 찬성률은 74.66%로, 헌법 개정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을 크게 웃돌았다. 무효표는 20표로, 전체의 0.25%를 차지했다.

이번 개정안은 내년 연례총회에서 다시 한 차례 승인을 받아야 최종적으로 SBC 헌법에 반영된다.

개정안은 SBC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교회가 "목사·장로·감독자의 직책이나 역할을 수행하는 여성을 인정하거나 임명 또는 지지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을 새롭게 추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표결은 지난해 유사한 개정안이 정족수에는 도달했지만 헌법 개정에 필요한 3분의 2 찬성을 확보하지 못해 부결된 이후 1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본회의 토론에서는 교단 차원의 신학적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과 지역교회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섰다.

덕 마이즈(Doug Mize) 목사는 반대 발언에서 "현재도 여성 목회자를 인정하는 교회에 대응할 수 있는 절차가 존재한다"며 "이미 마련된 제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개정안은 필요한 범위를 넘어선 조치"라며 "SBC 신앙고백서인 '침례교 신앙과 메시지'(Baptist Faith and Message)가 이미 목회 직분을 남성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찬성 측은 성별과 교회 리더십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교단 차원의 분명한 입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콜린 스모더스(Colin Smothers) 목사는 "문화는 모든 영역에서 성별 개념을 공격하고 있다"며 "하나님의 창조 질서와 성경적 가르침을 분명히 확인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을 주도한 알버트 몰러 주니어(Albert Mohler Jr.) 남침례신학교 총장은 앞서 발표한 영상 메시지에서 "최근 몇 년간 이 문제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며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SBC가 동성애를 지지하는 교회와의 협력 관계를 제한하는 헌법 조항을 도입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당시 그 결정은 교단의 신학적 입장을 명확히 했고, 오랜 기간 불필요한 논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며 "목사 직분 문제 역시 같은 방식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결과는 최근 수년간 여성 목회자 문제를 둘러싸고 논쟁을 이어온 SBC 내 보수 진영의 영향력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