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김은목 목사)가 지난 2일 LA 아로마센터 5층 더 원 이벤트홀에서 개최한 '미주 한인교회 진단과 미래' 세미나에서 Church Answers 대표 샘 라이너 목사는 한인교회가 직면한 현실적 도전과 함께 미래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라이너 목사는 한인교회가 지닌 강한 공동체성과 신앙적 유산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급변하는 세대·언어·문화 환경 속에서 "문화적 정체성을 지키는 공동체"를 넘어 "복음을 위해 사람들을 파송하는 선교 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인교회가 세대 간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며 "영어 중심의 사역은 더 많은 젊은 한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지만, 그렇다고 교회가 영어만으로 갈 수도, 한국어만으로 갈 수도 없다"고 말했다.

샘 라이너 목사 초청 '미주 한인교회 진단과 미래' 세미나
(Photo : 기독일보)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주최 샘 라이너 목사 초청 '미주 한인교회 진단과 미래' 세미나가 6월 2일(화) 오후 10시-3시까지 아로마센터 5층 더원 이벤트 홀에서 개최되었다.

이어 "지금은 문화적으로 두 세계 사이에 다리를 놓아야 하는 시기"라며 "한국어권 세대와 영어권 세대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너 목사는 미국 내 한인사회의 인구학적 변화를 소개하며, 한인교회가 직면한 세대 간 간극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미주 한인의 전체 중위연령은 37세로 미국 전체 평균보다 다소 젊지만, 이민 1세와 미국 태생 한인들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이민 1세의 중위연령은 약 50세인 반면 미국 태생 한인의 중위연령은 약 20세이며, 미국 태생 한인 가운데 약 43%는 18세 미만이다.

그는 "‘나는 이민 왔다’는 세대와 ‘나는 여기서 태어났다’는 세대 사이에는 매우 큰 차이가 존재한다"며 "그러나 이것은 동시에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젊은 세대의 에너지와 기성세대의 지혜가 함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두 세대를 하나로 묶을 수 있다면 매우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인교회는 특별한 강점들을 가지고 있다"

라이너 목사는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가 가진 강점도 함께 소개했다.

그는 첫 번째 강점으로 깊은 기도 문화를 꼽으며 "한인교회는 기도하는 교회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경과 설교에 대한 높은 헌신 ▲가족 중심성 ▲교육에 대한 열정 ▲제한된 자원 속에서도 사역을 이어가는 기업가적 회복력(entrepreneurial resilience) ▲세계 선교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의식 등을 한인교회의 대표적인 강점으로 소개했다.

특히 그는 "한인 문화에는 교육에 대한 강한 열망이 있으며, 이는 다음 세대를 세우는 데 중요한 자산"이라며 "이민교회들은 많은 자원이 없어도 교회를 세우고 사역을 지속하는 법을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화 보호보다 대위임령이 우선돼야"

한편 라이너 목사는 이민교회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여러 '압박 지점(pressure points)'도 설명했다.

첫 번째로 그는 이민교회가 선교적으로 확장되기보다 문화적으로 방어적인 공동체가 될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는 "누구나 자신이 사랑하는 문화와 전통을 지키고 싶어 한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2세, 3세, 4세로 갈수록 한국 문화 보존이 더 이상 최우선 가치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가 복음을 선포하는 공동체가 아니라 한국적 정체성을 보존하는 장소로 기능하게 될 위험이 있다"며 "그 해답은 문화를 지키려는 욕구보다 대위임령(Great Commission)을 더 높은 위치에 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다음 세대가 교회를 '소속감'이 아닌 '의무감'으로 경험할 위험성도 언급했다.

라이너 목사는 "다음 세대를 단순히 교회에 남겨야 할 대상으로 보지 말고 선교사로 바라보아야 한다"며 "아이들을 제자로 훈련하고 선교적 관점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어권과 영어권 사이에 의도적인 다리를 놓아야"

라이너 목사는 젊은 한인들이 점점 더 미국 문화와 영어에 익숙해지는 현실 속에서 한국어권과 영어권 공동체를 연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인교회는 단순히 이민 1세들의 생존 공동체가 아니라 여러 세대와 문화, 언어 그룹을 연결할 수 있는 전략적 위치에 있다"며 "한국어 사역과 영어 사역 사이에 의도적인 다리(intentional bridges)를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공동체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고 함께 협력하고 연결될 수 있는 구조와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사회를 향한 선교적 시선을 가져야"

라이너 목사는 마지막으로 교회가 내부 공동체에만 집중하는 것을 넘어 지역사회를 향한 선교적 시선을 가져야 한다고 권면했다.

그는 자신이 섬기는 교회의 사례를 소개하며 "교인들이 '우리를 껍질 밖으로 끌어내 줄 목회자가 필요하다'고 요청한 적이 있었다"며 "교회가 자기 자신만 바라보는 공동체가 아니라 지역사회를 바라보는 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한 교회 주변 인구 구성과 문화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도구들을 활용해 지역사회를 이해하고 선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너 목사는 "여러분은 신앙을 품고 바다를 건너 이곳까지 온 사람들"이라며 "이제 스스로를 미국 기독교의 변두리가 아닌, 하나님께서 이 땅에서 행하시는 일의 중심에 있는 공동체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한인교회를 지금의 자리에 두신 것은 단지 한인들만 전도하라는 뜻이 아니다"라며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지역사회 한가운데서 복음을 전하도록 부르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의를 마무리하며 그는 "우리의 피부색과 언어는 다를 수 있지만 사명은 같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사람들을 제자로 세우는 것이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인교회는 존중받을 만한 역사와 유산을 가지고 있다"며 "이제 중요한 질문은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 하나님께서 주실 미래를 위해 기꺼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라고 도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