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정호 선임기자
날씨가 이상하리만큼 청명하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6월의 날씨다. 차창으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복잡한 57번 고속도로에서 밀려오는 짜증까지 잊게 해 준다. 맑은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이어서 그렇다는 생각까지 든다.
LA 동부 포모나 주택가 한가운데 인랜드교회가 있다. 지난 2025년 8월 17일, 제6대 담임목사로 최원일 목사를 맞이하며 새로운 영적 도약의 전기를 맞고 있는 교회다.
30분 설교 위해 30시간 묵상
최 목사는 남가주사랑의교회에서 11년간 사역하며 예배와 제자 훈련의 깊은 기틀을 닦았던 목회자다. 부임 당시, 지역 성도들이 이미 그의 사역적 발자취를 잘 알고 있었기에 새로운 만남은 낯설기보다 친근하고 따뜻했다.
부임 후 약 1년이 지난 지금, 인랜드교회는 예배의 감격이 살아나고 평신도 훈련의 열기가 다시 더해지며 건강한 변화의 물결이 치고 있다. 이 물결의 중심에는 예배가 예배다워야 한다는 최원일 목사의 강한 신념이 자리하고 있다.
최 목사의 말이다. “예배가 회복되어야 영혼이 회복된다고 믿습니다. 예배를 준비하는 기획의 중심에는 ‘사람을 모으는 퍼포먼스’가 아닌, ‘성령의 임재가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경험하는 예배’를 만들어 가려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최원일 목사는 예배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설교가 살아나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의 설교 스타일은 도덕적 훈화나 율법적 강요에 머물지 않는다. 십자가의 사랑과 은혜가 깊이 녹아 있는 ‘구속사적 설교’를 통해 성도들이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영적 존재를 발견하고 온전한 회복을 경험하도록 돕는 데 집중한다.
이러한 깊이는 철저한 무릎의 시간에서 나온다. 최 목사는 고(故) 옥한흠 목사의 “1분 설교를 위해 1시간을 준비하라”는 가르침을 목회적 뼈대로 삼고 있다.
“30분의 강단 설교를 위해 일주일 동안 최소 30시간 이상을 깊이 묵상하고 기도합니다. 말씀 안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고의 시간이 없으면, 성도들의 영혼을 울리는 생명의 양식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과감한 선택 ‘금요 홀리 임팩트’
이런 점에서 올해 초, 최 목사가 단행한 ‘금요 홀리 임팩트(Holy Impact)’ 집회로의 전환은 파격적이면서도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수십 년간 수요일 저녁에 고착되어 있던 주중 예배를 금요일 밤으로 과감히 옮겼다. 성도들의 심령을 하나님께서 직접 만지시고 강력한 영향을 주셨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이름도 새로 지었다.
현재 요한계시록 강해가 이어지고 있는 ‘금요 홀리 임팩트’는 저녁 7시 30분에 시작되어 9시쯤 끝난다. 하지만 기도를 원하는 사람들은 밤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지킨다. 성도들이 주중 일과에 쫓기지 않고, 시간 제약 없이 찬양하고 부르짖어 기도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고 싶다는 최 목사의 생각이 적중한 것이다.
최 목사는 “금요 집회 시간에 맞춰 자녀들을 위한 어와나(Awana) 프로그램과 중고등부 모임을 같은 시간대에 배치했습니다. 부모 세대가 자녀 걱정 없이 오직 예배와 영적 회복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였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같은 밤, 각자의 자리에서 영적으로 채워지는 은혜를 누리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흔들림 없는 믿음의 군사 세우기
예배가 영적 공급의 통로라면, ‘제자 훈련’은 성도를 흔들리지 않는 군사로 세우는 두 번째 기둥이다. 최 목사에게 제자 훈련은 단순한 교재 학습이나 일회성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는 이를 “평생 예수의 제자로 살아가는 고민을 나누는 목회 철학 자체”라고 정의한다.
위축되어 있던 영적 활기를 되찾기 위해 선택한 제자 훈련은 철저한 ‘본질’과 ‘모범’을 원칙으로 삼았다. 시무 장로들과 지난 한 학기 동안 먼저 제자 훈련을 가졌고, 이어 15명의 평신도 리더를 직접 양육해 양육반을 출범시켰다.
인랜드교회의 제자 훈련 체계는 4주 새가족반을 시작으로 15명의 평신도 리더들이 인도하는 양육반, 그리고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교역자들이 리드하는 제자반으로 유기적으로 이어진다. 최 목사가 제시하는 제자의 기준은 명확하다. 전적 위탁, 복음의 증인, 자립 신앙, 믿음의 동역자, 그리고 섬김의 종이다.
“단순히 교재 한 권을 떼거나 수료증을 받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제자반을 통해 성도들이 지식을 넘어 실제적인 삶의 변화를 경험하고,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내는 자립 신앙인으로 서기를 소망합니다.”

‘GLORY’ 현재와 미래의 키
최원일 목사가 인랜드교회 부임 후 만들어 온 예배와 제자 훈련 등은 커다란 비전 안에 있는 하나의 기초 그림이다. 그는 ‘GLORY’라는 단어로 비전을 집약했다.
하나님의 영광을 경험하는 예배(Glorifying God),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워지는 교회(Living as Jesus’ disciples), 선교 명령에 순종하는 교회(Obeying the Great Commission), 다음 세대를 일으키는 교회(Raising the Next Generation), 이웃을 섬기는 교회(Yielded for Others)다.
여기서 핵심은 영적 공급인 ‘인풋(Input: G, L)’과 은혜의 흘려보냄인 ‘아웃풋(Output: O, R, Y)’의 건강한 균형이다. 현재 교회가 집중하고 있는 주중 사역인 매주 수요일 200여 명의 어르신이 참여하는 실버 대학 ‘에버그린’과 목요일 여성들의 치유와 회복을 돕는 ‘여성 목요 센터’는 이웃을 향한 대표적인 섬김의 현장이다. 또한 ‘인랜드 장학회’를 통해 지역 고등학생과 신학생들을 후원하며 다음 세대를 세워가고 있다.
최원일 목사의 설명이다. “공급(Input)은 약한데 사역(Output)에만 매달리면 성도와 사역자 모두 금방 지치고 맙니다. 반대로 은혜만 받고 흘려보내지 않으면 영적으로 썩게 되지요. 지금은 예배와 제자 훈련을 통해 성도들의 내면을 단단하게 다지는 단계입니다. 은혜의 인풋이 가득 차오르면, 선교와 나눔이라는 아웃풋은 성령의 역사 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넘칠 것입니다.”
최 목사는 담임목사로 부임한 후 보여준 인랜드교회 성도들의 ‘성숙함과 겸손함’에 깊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교회가 어려울 때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어른들이 계신 것, 그리고 이미 제자 훈련을 받았음에도 “처음부터 다시 배우겠다”며 담임목사의 목회 방침에 순종해 준 장로들과 중직자들의 모습에서 교회의 희망을 봤다고 고백했다.
하나님의 말씀을 성도들의 삶에 투영(Reflect)하는 본질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존중해 주는 성도들이 있어 행복하다는 최원일 목사. 예배의 감격으로 채워지고 제자의 삶으로 세상을 치유하는 인랜드교회의 새로운 미래는 이미 시작됐다.
인랜드교회와 6대 담임 최원일 목사는?
제6대 담임 최원일 목사는 한국 기독교 보수의 요람인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과 게이트웨이 세미너리 등에서 수학하고, 탈봇 신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마쳤다. 지난 2000년 전도사 시절부터 사역을 시작해 25년이 넘는 풍부한 목회 경험을 갖추었으며, 2010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다. 인랜드교회 부임 전에는 남가주사랑의교회에서 11년 동안 사역하며 예배와 제자 훈련의 깊은 기틀을 닦았다.

인랜드교회는 캘리포니아 포모나 주택가에 위치한 교회로, 하드웨어(시설)와 소프트웨어(사역) 양면에서 지역 사회의 중심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회는 약 6에이커 규모의 대지에 대예배실이 있는 본성전을 포함해 총 3개의 건물로 이뤄져 있다. 대예배실은 좌석 배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600명 이상이 동시에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규모다. 교육관 내에 있는 체육관은 교회 청소년들은 물론 지역 커뮤니티에도 매일 개방되어 농구와 배드민턴 등을 즐기는 소통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연령대에 맞춘 예배와 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이웃을 섬기고 성도를 양육하기 위한 특별 사역들 역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매주 수요일 운영되는 실버 대학 ‘에버그린’은 약 20개의 클래스에 180~200명에 달하는 어르신들이 참여하는 대표적인 지역 섬김 사역으로 자리매김했다. 목요일에 열리는 ‘여성 목요 센터’는 가정을 위해 헌신하는 주부와 여성들을 위한 치유의 시간으로 꾸려진다. 영적 치유를 통한 자존감 회복을 목적으로 성경 통독 및 다양한 클래스를 운영하며 깊이 있는 소그룹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