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에서 성경 판매량이 급증하고 젊은 세대의 신앙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각종 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기독교 부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교회 출석 증가를 뒷받침했던 대표적 통계가 철회되면서, 실제 부흥 여부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영국성서공회(Bible Society)는 '조용한 부흥(Quiet Revival)'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2018년 이후 영국 내 교회 출석률이 상승했으며, 특히 18~24세 남성 사이에서 눈에 띄는 증가세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월 1회 이상 교회에 출석하는 성인의 비율은 2018년 8%에서 2024년 12%로, 18~24세 남성의 경우 같은 기간 4%에서 20%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십 년 동안 교회 쇠퇴가 이어져 온 영국 사회에서 이러한 결과는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조사기관인 유고브(YouGov)는 "핵심 품질관리 절차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혔고, 영국성서공회는 결국 해당 보고서를 공식 철회했다. 퓨리서치센터를 비롯한 일부 연구기관들은 "원래부터 해당 조사 방식에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영국에 대규모 교회 부흥이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한 통계적 근거를 확증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보고서 철회가 곧 영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모든 영적 변화가 허상이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복음주의 신뢰 추적기' 조사에서는 영국 복음주의자들의 신앙 자신감이 뚜렷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의 상당수는 "과거보다 자신의 기독교 신앙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데 부담을 덜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이러한 경향은 특히 젊은 성인과 흑인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두드러졌다.

성경 읽기 습관도 강화되고 있다. 교회 출석자의 67%는 "교회 외에서도 주 1회 이상 성경을 읽는다"고 답했으며, 성경의 권위와 신뢰성에 대한 확신 역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동시에 응답자의 약 3분의 1은 "성경을 이해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 단순한 관심 증가를 넘어 성경 교육과 제자훈련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출판 시장에서 나타났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닐슨IQ와 기독교 출판사 SPCK의 자료에 따르면, 영국 성경 판매액은 2019년 269만 파운드(약 54억 6,000만 원)에서 2025년 630만 파운드(약 127억 8,812만 원) 규모로 성장했다. 판매량 역시 같은 기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시르카나 북스캔(Circana BookScan)에 따르면 2025년 미국 성경 판매량은 약 1,900만 부를 기록하며 21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출판업계는 이러한 현상의 중심에 Z세대가 있다고 분석한다.

SPCK의 샘 리처드슨(Sam Richardson)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젊은 세대가 삶의 의미와 정체성, 공동체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 분쟁의 장기화, 경제적 불안정, 정신 건강 문제,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 등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영적 가치와 종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틱톡과 유튜브 등 SNS에서는 젊은 세대가 자신의 첫 성경 구매 경험을 공유하거나 교회 방문기를 올리는 콘텐츠가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일부는 무신론자에서 기독교 신앙을 탐색하게 된 과정이나 성경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공개하며 수백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교회 출석은 개인의 삶과 공동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삶의 만족도와 공동체 소속감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자원봉사와 기부, 지역사회 봉사활동 참여 비율도 높았다.

복음주의 신뢰 추적기 공동 저자인 로브 바워드-시몬스 박사(Rob Barward-Symmons)는 "현대 사회에서 외로움과 정신 건강 문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교회가 공동체와 의미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비판자들은 "영국성공회와 가톨릭교회의 실제 출석 통계가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상당수 교회가 재정난과 교인 감소 문제를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교회 통폐합과 건물 매각도 계속되고 있다.

또한 영국 사회 전체를 보면 종교를 갖지 않는다고 답하는 '무종교인'의 비율은 여전히 증가세에 있다. 특정 세대나 일부 복음주의 교회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긍정적 현상을 곧바로 영국 전체의 종교 부흥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과거 수십 년간 지속됐던 일방적인 종교 쇠퇴 서사만으로는 현재 영국 사회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견해를 같이했다.

교회 출석 급증을 주장했던 대표 통계는 철회됐으나, 성경 판매 증가와 젊은 세대의 영적 관심 확대, 신앙에 대한 공개적 표현 증가, 성인 세례와 전도 프로그램 참여 확대 등은 여러 독립적인 자료를 통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현재 영국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대규모 부흥이 이미 입증됐다"고 말하기에는 이르지만, 최소한 기독교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영적 탐색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만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영국 교회가 이러한 흐름을 실제 교회 공동체의 성장과 제자훈련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수년간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