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 종교자유위원회의 일곱 번째이자 마지막 청문회가 13일(이하 현지시각) 워싱턴 D.C. 성경박물관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은 미국 종교 자유의 과거·현재·미래를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화당 소속 댄 패트릭(Dan Patrick) 텍사스 부지사가 의장을 맡은 이번 청문회는 5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미국의 종교 자유 역사와 정교분리 원칙에 대한 패널 토론도 포함됐다. 패트릭 부지사는 청문회 내내 "정교분리 원칙은 정치적 무기로 활용돼 온 '거짓말'"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패트릭은 성명에서 "이제 사실을 바로잡을 때"라며 "헌법에는 '정교분리'라는 조항이 없다. 너무 오랫동안 반신론적 좌파 세력이 이 문구를 이용해 우리나라의 종교인들을 억압해 왔다"고 말했다.

부위원장인 벤 카슨(Ben Carson) 박사와 함께 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그는, 지난 5월 행정명령으로 위원회가 설립된 이후 열린 7차례 청문회에서 "증인들은 소위 '정교분리'가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종교적 자유를 박탈하는 데 사용돼 왔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청문회 도중 패트릭은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이 1802년 댄버리 침례교도에게 보낸 편지에서 유래한 '교회와 국가의 분리' 개념을 "미국 건국 이래 가장 큰 거짓말"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조지메이슨대학교 안토닌 스칼리아 로스쿨의 법학교수이자 수정헌법 제1조 종교자유 조항 전문가인 헬렌 M. 알바레(Helen M. Alvaré)의 증언에 대한 응답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알바레 교수는 "종교의 자유는 국가의 '객관적 이익'"이라며 "종교 간 갈등보다 정부의 월권이 미국 내 종교 활동에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러한 고통은 때로 악의에서 비롯되며, 최근에는 성적 표현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개입에서 비롯된다"며 "그러나 종종 이는 역사적으로 부정확하고 헌법적으로도 부적절한 제퍼슨식 '교회와 국가의 분리' 표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이후 위원회는 추가 증인들로 구성된 두 개의 패널 증언을 청취했다.

증인 가운데 한 명인 메리 엘리자베스(Mary Elizabeth) 수녀는 비영리단체 '생명 수녀회'가 뉴욕주 정부를 상대로 진행 중인 소송을 소개하며 "뉴욕주가 임산부를 위한 사역을 겨냥한 법률을 통과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녀는 "이 법은 정부 관리들이 임신 지원 센터, 특히 낙태 시술을 하지 않는 센터에 대해서만 지원 여성들의 민감한 정보가 포함된 내부 문서를 제출하도록 강요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수녀는 또한 뉴욕주 호손의 도미니코 수녀회가 운영하는 가톨릭 호스피스 사례도 언급했다. 이 수녀회는 주정부가 환자의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인정하도록 요구함으로써 헌법상 권리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美 핵심적·영적 갈등, 전통적 신앙과 도덕적 상대주의의 충돌"

로버트 배런(Robert Barron) 미네소타주 위노나-로체스터 교구 주교는 "미국 사회의 핵심적인 영적 갈등은 전통적 종교 신앙과 도덕적 상대주의 사이의 충돌"이라며 "이러한 상대주의가 결국 자기숭배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배런 주교는 청문회 말미 개인 성명에서 "오늘날 종교의 자유를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은 내가 '자기 창조의 이데올로기'라고 부르는 것"이라며 "이 사상은 도덕 가치의 객관성과 인간 본성의 안정성을 부정하고, 개인의 선택만이 삶의 목적과 의미를 결정한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그는 "상대주의의 독재는 정부·교육·의료 등 여러 제도에 뿌리내렸으며, 그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가장 중요한 지적 경쟁자가 전통 종교 신앙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러한 세계관이 미국 내 반종교 폭력 증가, 종교 교육을 원하는 부모들에 대한 공격, 정치권 전반에서의 반유대주의 확산, 생물학적·도덕적 객관성을 믿는 의료인들에 대한 적대감 등 여러 문제의 배경이라고 주장했다.

배런 주교는 위원회의 임기가 7월 4일 종료될 예정이지만 대통령에게 연장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외에서 종교의 자유를 위협하는 요소들은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종교적 소속이 없는 미국인의 급증과 성경에 대한 무지가 민주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사람들이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 십계명, 팔복을 잊어가고 있다"며 "이는 단지 종교 문제를 넘어 우리 민주주의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고 말했다.

"유대-기독교 유산 기억 못하면, 위원회 노력도 임시방편 불과"

배런 주교에 이어 연설한 기독교 작가이자 방송인 에릭 메탁사스(Eric Metaxas)는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종교 자유를 가능하게 한 유대-기독교 유산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위원회의 노력은 단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종교 자유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 언급하며, 공산주의 치하 동독 출신 어머니와 오스만 제국 이후 기독교 박해의 역사를 아는 그리스계 아버지의 가족사를 소개했다.

메탁사스는 "우리가 수십 년 동안 미국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자유가 무엇인지, 종교의 자유가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날 이런 위원회가 존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자신의 역사를 알아야 하며, 자유가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왜 어떤 종교는 자유를 증오하고 어떤 종교는 자유를 사랑하는지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6월 미국 독립혁명에 관한 저서를 출간할 예정인 그는, 집필 과정에서 미국 건국이 얼마나 깊이 성경적 세계관의 영향을 받았는지 새롭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이 자비로운 창조주로부터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받았다는 생각은 근본적으로 성경적 사상"이라며 "미국 자유의 핵심에는 성경의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문화 안에 기독교 신앙이 깊을수록 더 큰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탁사스는 "미국의 종교 자유가 기독교적 토대에서 출발했지만, 그 혜택은 모든 신념을 가진 사람들에게 확장된다"고 덧붙였다.

그의 연설 뒤 패트릭 부지사는 "위원회를 구성할 당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과 서로 다른 신앙을 존중하는 문제를 논의했으며, 극단적 세속주의는 모든 종교의 공통된 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속주의 운동은 기독교인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유대인, 힌두교도 등 모두를 표적으로 삼는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다음 달 대통령에게 조사 결과를 보고한 뒤 공식 임무를 마칠 예정이지만, 패트릭은 활동 연장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정관은 두 달 안에 만료되지만, 대통령에게 결과를 계속 점검하고 필요할 때마다 청문회를 열 수 있도록 요청한다면 큰 영광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종교 문제가 국가적 논쟁의 중심에 서면서 위원회는 논란과 내부 갈등에도 휩싸였다.

지난 2월 보수 가톨릭 활동가이자 전 미스 캘리포니아 USA인 캐리 프레진 볼러(Carrie Prejean Boller)는 세스 딜런(Seth Dillon)과 가자지구, 시오니즘, 반유대주의의 정의를 두고 충돌한 뒤 위원회에서 해임됐다. 이후 무슬림 자문위원 사미라 문시(Sameerah Munshi)는 볼러의 해임과 이란 전쟁에 항의하며 사임했다.

같은 달 종교 간 연맹, 폴 브랜다이스 라우셴부시(Paul Brandeis Raushenbush) 목사, 진보적 가치를 위한 무슬림, 시크교계 미국인 법률방어교육기금, 인권을 위한 힌두교도 등은 위원회가 기독교에 불법적으로 편향돼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