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오픈도어(Open Door)는 최근 멕시코 '침묵의 원'에서 활동 중인 한 여성 선교사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지켜가는 현지 여성들의 신앙과 사역, 기도제목을 나눴다.

가명 베아트리스(Beatriz)는 수년 전 멕시코 내 기독교 박해가 심한 이른바 '침묵의 원' 지역으로 선교를 떠났다. 이 지역은 7개 주가 원형으로 분포된 곳으로, 공개적인 신앙 고백이 어려워 그 같은 이름이 붙었다. 현재 기독교인 비율은 약 2%에 불과하며, 대부분이 신앙을 숨긴 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아트리스는 초기 사역 과정에서 극심한 정신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첫 달 동안 이유를 알 수 없는 우울감과 눈물이 계속됐다"며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기도를 방해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기도 중 '이곳을 떠나라'는 음성을 들었고, 남편인 마르코스(Marcos) 또한 유사한 상황을 겪게 됐다.

처음엔 우울증이었고, 그다음은 사탄의 속삭임이었다. 그리고 곧 물리적인 공격이 시작됐다. 한밤중 총격 사건으로 가족이 대피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후 이웃의 의심으로 반려동물이 독살당하는 사건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두 살 된 딸이 독성 물질에 노출돼 생명을 위협받기도 했으나, 병원 치료 끝에 회복됐다.

그날 베아트리스의 신앙은 더 깊어졌다. 그녀의 남편은 "이곳에 온 게 실수였을지도 모른다"며 무너졌으나, 그녀는 성령님이 주시는 힘으로 "설령 우리 아기가 죽는다 해도, 하나님이 우리를 여기로 부르셨으니 우리는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지역은 전통 신앙과 가톨릭 요소가 혼합된 종교 형태가 자리 잡고 있으며, 성경 읽기조차 금기시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마약 카르텔의 영향력까지 더해져 기독교 신앙을 갖는 것이 사회적·물리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베아트리스와 마르코스는 사역을 이어갔다. 특히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 사역이 점차 확장되며, 지역사회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들의 사역은 아이들을 위한 작은 교육 프로그램에서 시작됐다. 읽기와 쓰기, 수학, 음악, 스포츠 등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어머니들과 접촉할 기회가 생겼고, 이를 통해 관계 형성이 이뤄졌다. 베아트리스는 아이들을 데리러 오는 여성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신뢰를 쌓았고, 이후 자신의 삶과 신앙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나누기 시작했다.

이러한 만남은 점차 소규모 여성 모임으로 발전했다. 모임은 외부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비공개로 진행되며, 참여자들은 철저한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눈다. 모임에서는 성경을 함께 읽고 기도할 뿐 아니라, 각자가 겪고 있는 가정 내 갈등, 폭력, 정서적 상처 등을 솔직하게 나누는 시간이 마련된다.

특히 이 지역 여성들은 가부장적 문화 속에서 낮은 자존감과 사회적 소외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베아트리스는 "많은 여성들이 자신을 가치 없는 존재로 여기고 있으며, 학대나 방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모임에서는 '자신의 존엄성 회복'과 '하나님 안에서의 정체성 확립'이 중요한 주제로 다뤄진다.

또한 단순한 신앙 교육을 넘어, 실질적인 삶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성들은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방법,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태도, 자녀를 돌보는 방식 등을 함께 배우며 일상 속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일부 참여자들은 욕설과 폭력적인 행동을 멈추고, 가정 내 관계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베아트리스는 일정 기간이 지나 신앙과 삶에서 안정이 보이는 여성들에게 소그룹을 인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리더십 훈련도 병행하고 있다. 실제로 가장 먼저 신앙을 받아들인 한 여성은 현재 모임의 일부를 이끄는 역할을 맡아, 또 다른 여성들을 돌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위험도 존재한다. 일부 여성들은 가족에게 신앙이 드러날 경우 관계 단절이나 폭력을 우려하고 있으며, 실제로 변화된 삶의 태도로 인해 배우자의 의심과 갈등을 겪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모임 장소 주변에 무장 세력이 출현하는 등 외부의 감시도 계속되고 있어, 참석자들은 항상 긴장 속에서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임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베아트리스는 "처음에는 몇 명에 불과했지만, 입소문을 통해 조금씩 참여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여성들이 서로를 지지하고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픈도어는 2024년부터 이들의 사역을 지원하고 있다. 박해 대응 훈련과 재정적 지원을 통해 모임 운영과 공간 확보를 돕고 있으며, 신자들이 보다 안전하게 신앙을 지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베아트리스는 "여성들이 박해 속에서도 신앙의 의미를 이해하고 점점 담대해지고 있다"며 "이들이 또 다른 이들을 세우는 역할까지 감당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 더 많은 신자들이 생겨나고, 두려움 없이 신앙을 표현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며 "이 지역이 '침묵의 원'이 아닌 '희망의 원'으로 불리게 되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기도제목

-베아트리스와 마르코스, 그리고 그들의 가족을 위해: 침묵의 원에서 사역하는 그들을 하나님께서 보호하시고 용기를 주시도록 기도해 주세요.

-모임의 여성들을 위해: 박해와 사회적 압박 속에서도 예수님께 신실하며 신앙 안에서 성장하도록 기도해 주세요.

-이 지역의 숨겨진 교회들을 위해: 신자들이 안전하고 대담하게 모여 신앙을 지킬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영적, 육적 보호를 위해: 적대적인 세력이 감시하는 위험한 지역에서 신체적 해를 입지 않고 영적 공격으로부터 승리하도록 기도해 주세요.

-침묵의 원이 언젠가 희망의 원이라 불릴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