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는 앞서 베이사이드장로교회(담임 이종식 목사)에서 교회 안에서 자라난 다음 세대들이 2세 사역자로 든든히 자리잡고 있는 현장을 보도한 바 있다. 이어 이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다음 세대의 현실은 무엇이며, 2세들이 교회를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한인 이민교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본지는 해당 사역자들을 통해 그 해답을 들어봤다.
이들은 모두 다음 세대 이탈의 원인과 해법에 대해 비교적 분명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었다. 또한 이 문제를 단순한 출석 감소가 아닌 ‘신앙 형성 구조’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었다.
“교회 안의 신앙”이 아니라 “삶 속의 신앙”이어야
그레이스 연 전도사는 현재 많은 청소년과 청년들이 교회 활동과 봉사 안에서는 열심이지만, 교회 밖의 삶에서 하나님을 어떻게 알아가야 하는지 배우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결과 대학 진학이나 환경 변화로 교회 출석이 느슨해질 경우, 신앙의 기초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케니스 김 전도사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복음은 결코 ‘옛이야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행하신 일이 날마다 새롭게 인식되어야 하며, 하나님과의 관계가 신앙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읽기와 기도는 결코 자동적으로 유지되지 않으며, 매일의 훈련이 없으면 사역자조차 쉽게 소진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공통된 인식은 분명했다. 교회는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먼저 가르치기보다, ‘예수님이 무엇을 하셨는가’를 반복적으로 상기시키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KM과 EM, 분리는 현실이지만 정체성은 하나
2세 사역자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또 하나의 중요한 주제는 KM(한국어권)과 EM(영어권)의 관계였다.
소라 곽 집사는 언어와 세대가 다르더라도 교회는 하나라는 정체성이 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가 KM과 EM을 단순히 병렬된 조직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인 연합 예배와 공동 행사를 통해 하나의 공동체라는 감각을 실제로 경험하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종식 목사가 EM 리더들과 지속적으로 만나 방향을 나누고, 교회가 같은 비전을 공유하도록 인도해 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러한 연합의 구조가 자신과 같은 2세가 교회를 ‘부속 부서’가 아니라 ‘나의 교회’로 인식하게 만든 배경이라고 밝혔다.
KM과 EM의 연합은 행정적 통합이 아니라, 예배와 비전의 공유라는 점이 이들의 공통된 인식이었다.
“떠나지 않게 붙잡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세우는 것”
이들 사역자는 2세 사역자 양성에 대해서도 분명한 관점을 제시했다. 교회가 2세를 단순히 보호하거나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함께 교회를 세워갈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레이스 연 전도사는 교회가 2세를 ‘의도적으로 목회자로 만들어야 한다’기보다는, 사역의 길을 향한 격려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이민교회가 ‘아메리칸 드림’을 우선 가치로 제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케니스 김 전도사는 교회 안에서 자란 2세 사역자가 주는 안정감과 연속성의 가치를 언급했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익숙한 공동체 안에서 세워진 리더십은 다음 세대에게 신뢰와 지속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라 곽 집사는 이민교회가 가진 훌륭한 신앙의 DNA를 다음 세대에 계승하는 것이 1.5세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특히 AI와 기술이 확산되는 시대일수록, 살아 있는 말씀을 전할 목회자를 교회 안에서 세우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관점은 공통적으로 2세를 ‘관리 대상’이 아니라 ‘함께 교회를 세워갈 동역자’로 바라보고 있었다.
섬김은 조건이 아니라 열매
한인 이민교회는 헌신과 봉사에 있어 매우 모범적이고 열정적인 전통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2세 사역자들은 이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다음 세대의 신앙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미묘하지만 다른 관점을 보였다.
케니스 김 전도사는 섬김이 예수님과의 관계를 얻기 위한 수단처럼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많은 청소년들이 ‘더 열심히 섬겨야 하나님께 인정받을 수 있다’는 식의 부담을 은연중에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섬김은 구원의 조건이 아니라, 이미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자가 감사와 사랑 가운데 자연스럽게 맺는 열매라고 설명했다. 관계가 먼저이고, 섬김은 그 결과라는 점이 분명해질 때 신앙은 오래 간다고 강조했다.
그레이스 연 전도사는 같은 문제를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봤다. 그는 1세대 교회가 보여준 헌신과 수고는 분명 귀한 유산이지만, 다음 세대에게는 그 이전에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충분히 전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봉사를 강조하기에 앞서, 하나님이 우리를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신다는 복음의 기초가 단단히 세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섬김은 기쁨이 아니라 의무로 인식되고, 예배 역시 특권이 아닌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두 사람의 시각은 다음 세대 신앙의 핵심은 ‘행위의 강화’가 아니라 ‘관계의 회복’이라는 점에 모아진다. 섬김을 조건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복음의 순서를 바로 세우고, 관계 중심의 복음 위에 신앙을 재정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다음 세대를 위한 해법은 구조의 변화에 있다
베이사이드장로교회 2세 사역자들이 제시한 방향은 단순한 프로그램 강화나 이벤트 확대가 아니었다. 그들은 복음의 중심성을 회복하고, 섬김의 의미를 바로 세우며, KM과 EM의 정체성을 하나로 묶고, 2세를 동역자로 인정하는 구조적 전환을 강조했다.
다음 세대가 교회를 떠나는 시대라는 진단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교회에서 자라났고 이제는 다음 세대 목회 현장에 서 있는 이들이 던지는 질문은 다르다. 어떻게 붙잡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교회가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교회가 복음의 본질을 분명히 하고, 세대 간 연합을 실제로 경험하게 하며 다음 세대를 함께 세워갈 주체로 인정할 때, 그 변화가 시작된다는 조언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이미 한 교회 안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