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서의 교차로에 위치한 튀르키예는 세속 국가로 알려져 있으며, 많은 이들이 반서구적 성향을 가진 나라로 평가한다. 그러나 지난 한 세기 동안 튀르키예의 기독교 인구는 극적으로 줄어들었다.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 ICC)에 따르면, 이 나라에서 20세기 초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던 기독교인은 현재 0.2%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이라크나 북한 등 인권 상황이 열악한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수치다.
아르메니아인, 아시리아인, 그리스인 등 오랜 역사를 가진 정교회 공동체는 여전히 튀르키예에 남아 있지만, 지속적인 감시와 토지 분쟁, 폭행 사건에도 불구하고 떠나지 않고 있다. 또한 아프가니스탄, 이란, 시리아 등 분쟁 지역에서 온 기독교인 난민들도 튀르키예에 정착해 있다. 튀르키예가 종교 자유의 이상향은 아니지만, 난민들에게는 고향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환경으로 여겨진다.
튀르키예 내 반기독교 폭력은 중동의 다른 지역만큼 흔하지는 않지만, 최근 몇 년간 교회에 대한 공격, 노인 예배자 폭행, 아시리아 기독교 가정에 대한 집단 공격 등이 보고됐다. 일부 튀르키예인 개종자들은 신앙을 숨기며 살아가고 있어 실제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
튀르키예 인구의 99% 이상이 무슬림으로 집계되지만, 많은 명목상 무슬림들이 종교적 무관심 속에 살아가거나 최근에는 기독교로 개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세속 무슬림 가정 출신이지만 기독교로 개종한 유수프(가명)는 "많은 젊은 튀르키예인들이 무신론이나 세속적 무관심을 거쳐 기독교로 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종자 무스타파(가명)는 "기독교는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개종자의 대부분은 젊은 세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정치적 이슬람의 영향으로 다른 신앙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여전히 강하다"고 덧붙였다.
튀르키예에서 종교를 바꾸는 것은 가족과 국가를 배신하는 행위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유수프는 온라인 전도 활동으로 인해 살해 위협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으며, 무스타파는 기독교인에 대한 온라인 괴롭힘이 "꽤 흔하다"고 말했다.
고용 차별은 직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유수프는 "블루칼라 노동자로서 직장에서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다"고 말했다. 무스타파는 일부 차별 사례를 알고 있지만, 그것이 반드시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특히 중앙 아나톨리아 지역은 기독교에 가장 적대적인 곳으로 꼽힌다. 수도 앙카라가 위치한 이 지역은 오랫동안 반기독교 정서가 강하게 자리잡아 왔다.
최근 몇 년간 튀르키예 당국은 외국인 기독교인들을 안보 위협으로 낙인찍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합법적으로 수십년간 튀르키예에 거주했거나 튀르키예인과 결혼해 가정을 꾸린 경우도 많지만, 이들의 종교 활동은 종종 제한을 받는다.
무스타파는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느끼지는 않지만, 내가 선택한 신앙이 고향에서 많은 적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신앙을 부모에게는 숨기고 있지만, 형제자매와 가까운 친구들에게는 알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