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멀랠리(Sarah Mullally) 전 런던 주교가 런던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열린 특별 예식을 통해 제106대 캔터베리 대주교로 공식 확정됐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이날 예식에서 멀랠리 대주교는 그리스도와 수장의 권위를 상징하는 '수위십자가(Primatial Cross)'를 받았으며, 예식 말미에 축도를 전했다. 

예배에서는 엘가(Elgar)의 음악과 남아프리카 찬트가 함께 연주됐고, 성경 봉독은 영어와 포르투갈어로 진행됐다. 이는 멀랠리 대주교가 과거 주교로 섬겼던 런던 교구와 모잠비크·앙골라 성공회 관구 간의 연대를 반영한 것이다. 

예식에 앞서 멀랠리 대주교는 "캔터베리 대주교로 부름받은 것은 말로 다할 수 없이 특별하고 겸손해지는 특권"이라며 "영국과 전 세계에서 성공회 교회들은 지역사회에 치유와 희망을 전하고 있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그리스도의 양 떼를 차분함과 일관성, 그리고 연민으로 이끌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분열과 불확실성이 가득한 시대에, 우리는 함께 빵을 떼며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며 "환대의 사역에 자신을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멀랠리 대주교는 또한 교회가 사회에서 고통받거나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과거 교회 내 학대 사건의 생존자들을 특별히 언급했다. 그는 "교회가 모든 사람을 돌보는 친절하고 안전한 공동체가 되도록 힘쓰겠다"며 "정의와 형평, 평화, 그리고 창조 세계를 돌보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임명은 캔터베리 대주교직이 1년 넘게 공석이었던 기간 이후 이뤄졌다. 전임자인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대주교는 고(故) 존 스미스(John Smyth)의 아동 학대 의혹 처리 과정에 대한 비판 보고서가 발표된 뒤 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멀랠리 대주교는 취임 이전부터 적지 않은 비판에 직면해 왔다. 그는 조력자살 문제에 대해서는 전통적 기독교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인간의 성(性)에 대한 비교적 자유로운 접근과 여성 주교직을 둘러싼 입장으로 인해 전통주의 진영의 우려를 받아왔다. 보수 성향의 글로벌 성공회 미래회의(GAFCON)는 캔터베리 대주교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자신들이 '진정한 성공회 공동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그가 런던 주교로 재임하던 시절의 보호·안전(safeguarding) 정책 이행과 관련해 추가적인 검증을 받고 있다. BBC와의 인터뷰에서 멀랠리 대주교는 이러한 검증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모두는 우리의 행동에 대해 빛이 비춰지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제게 더 큰 검증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보호와 안전에 대한 제 헌신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다. 또한 독립성을 보장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