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국 교계에서는 '조용한 부흥(quiet revival)'이라는 표현이 확산됐다. 성서공회(Bible Society)의 한 보고서는 특히 Z세대를 중심으로 교회 출석률이 증가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 같은 흐름을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은 기독교 출판사 SPCK 그룹의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SPCK 그룹에 따르면, 2025년 영국 내 성경 판매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19년 대비 두 배로 증가했다. 

SPCK 그룹(정식 명칭 Society for Promoting Christian Knowledge)의 출판 디렉터인 로런 윈들(Lauren Windle)은 젊은 세대가 교회와 하나님의 말씀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기독교 신앙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이들이 서점에서 가장 먼저 찾는 책은 대개 성경"이라며, "확장되고 있는 이 공동체가 앞으로는 기독교 사상가와 신학자들의 저작을 통해 말씀을 이해하고 삶에 적용하는 데까지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윈들은 교회에 새로 유입된 이들을 잘 세우기 위해서는, 그들이 왜 하나님과의 연결을 갈망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답은 언제나 예수이지만,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어떤 질문을 안고 교회를 찾고 있는가"라며, "그들의 욕구와 두려움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NS 시대에 성장한 Z세대는 과거에는 희소했던 것들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세대다. 알고리즘만 알면 '좋아요'와 팔로워를 통해 인기를 증명할 수 있고, 각종 튜토리얼을 통해 외모와 신체 관리도 이전 세대보다 훨씬 수월하다. 지식과 정보는 물론, 일상의 편리함까지 손끝에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이들에게도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윈들은 "원하는 것을 모두 손에 넣는 경험은, 결국 우리가 잘못된 것을 원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팔로워, 더 나은 몸, 더 높은 연봉을 얻고서도 불안과 결핍이 사라지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며, 이러한 허무감이 더 큰 의미를 향한 갈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마도 사람들은 자기 자신만을 중심으로 하지 않는 무언가와 연결되기를 원하고 있는 것 같다"며, "세상이 약속했던 안정과 충만함이 사실은 예수를 아는 데서 온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모든 것을 가진 세대가 오히려 더 진실하고, 더 일관되며, 더 관대하고, 더 평화로운 '하나님 닮은 삶'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윈들은 자신이 대학에 진학했던 2007년을 돌아보며, 당시에도 영적 갈증은 존재했지만 교회로 향하지는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 대신 많은 이들이 불교, 막연한 신비주의, 요가와 같은 대안을 찾았다는 것이다. 

그가 자란 세대에게 교회와 기독교는 종종 '판단과 정죄'의 이미지로 각인돼 있었다. 이전 세대가 교회와 학교에서 겪었던 체벌, 가톨릭 성직자들에 의한 조직적 아동 성범죄, 거리에서 확성기로 죄를 선포하던 전도자들의 모습은 교회에 대한 거부감을 강화했다. 교회 문을 여는 것은 곧 비난을 감수하는 일처럼 여겨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20여 년 사이 교회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다. 현재의 젊은 세대는 과거와 같은 부정적 기억이나 고정관념을 거의 갖고 있지 않다. 유명 축구선수와 음악가들이 공개적으로 하나님께 감사를 표현하고,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은 정죄보다 예수의 사랑을 드러내는 데 집중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평가다. 

윈들은 소셜미디어 X의 익명 게시판 계정 '@fesshole'에 올라온 한 글을 인용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30년 만에 다시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얼마나 친절한지 잊고 있었다. 도덕적 설교와 판단은 사라졌고, 일주일 중 진정한 오아시스가 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언론은 종종 Z세대의 근무 태도를 문제 삼지만, 윈들은 이들이 결코 훈련과 절제를 두려워하지 않는 세대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 노력은 자신들이 의미 있다고 여기는 목표를 향할 때만 기꺼이 감내한다는 것이다. 

그는 새벽 5시 기상 모임, 단백질 섭취 목표 관리, 자기계발 콘텐츠에 익숙한 Z세대가 '강도보다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원칙과 습관 형성의 논리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맥락에서 기독교 신앙은 이들에게 설득력을 갖는다. 신앙은 하늘의 소망뿐 아니라, 이 땅에서의 변화-성령의 열매와 영적 은사-를 약속하기 때문이다. 

윈들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안과 온유, 절제와 같은 성령의 열매는 많은 이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얻고자 애쓰지만 실패하는 것들"이라며, "하나님은 이를 풍성히 주신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과의 관계에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이라면, 영적 성장을 위한 꾸준한 훈련과 절제를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윈들은 마지막으로 이 같은 흐름이 인간의 전략이나 교회의 노력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는 다소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사회·문화적 요인을 분석할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부르고 계시고, 그들이 응답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는 "꿈에서 교회에 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받고 다음 날 실제로 교회를 찾았다는 이야기, 교회 앞을 지나가다 음악 소리에 이끌려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며, "이는 설교 기술이나 행사 초청의 결과가 아니라 하나님의 역사"라고 말했다. 

윈들은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부르고 계신다면, 교회는 그저 두 팔을 벌려 따뜻하게 맞이할 준비를 하면 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