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사회 압력과 관심도 영향 끼쳐
옥중에선 음식보다 성경이 더 중요
옥중 성도의 성경 관련 간증 넘쳐나
중국 시온교회(Zion Church)의 에즈라 진(김명일) 목사가 최근 감옥에서 성경을 소지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한국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 이하 한국VOM)와 미국의 '차이나에이드'(China Aid)는 이 같은 소식을 밝히며, 이는 중국 내 기독교인 수감자에게 성경 소지가 공식적으로 허가된 첫 사례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한국VOM 현숙 폴리(Hyunsook Foley) 대표는 진 목사가 며칠간 단식 투쟁을 벌였고, 변호사 케빈 카이 장(Kevin Kai Zhang)이 법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끝에 교도소 당국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진 목사가 지난 10월 초 시온교회 지도자 29명과 함께 구금된 이후, 가족들이 그에게 성경을 보내려 했으나 번번이 거부당했다.
폴리 대표는 "수감된 기독교인들이 반복해서 말하는 것은 감옥에서 성경을 읽는 것이 음식을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이라며 "이번 허가는 중국 내에서 전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로잔위원회 의장 이재훈 목사를 비롯한 한국 기독교계와 선교계 지도자들도 에즈라 진 목사 등 중국 가정교회 지도자들이 박해받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또한 폴리 대표는 전 세계 교도소에서 성경이 희귀하기 때문에 비기독교인 수감자들조차 성경에 관심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에서 2021~2023년 신앙 때문에 수감됐던 비아체슬라프 콜디아예프 집사는 다른 수감자들에게 성경구절을 전하기 위해 엽서에 말씀을 적어 달라고 요청한 사례도 있었다.
아울러 북한의 한 여성 기독교인은 1990년대 후반 체포되기 전 암기한 10개의 성경구절을 바탕으로 '휴지 성경'을 만들어 동료 수감자들에게 복음을 전했고, 석방될 때 새로 믿음을 갖게 된 자매에게 이를 남겨 줬다는 일화도 전했다.
폴리 대표는 "중국의 한 기독교인은 감옥에서 가끔 받을 수 있었던 편지에 인용된 성경구절들을 모아 '자신만의 성경'을 만들었다고 증언했다"며, 이번 성경 허용이 얼마나 이례적인지 설명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시온교회를 비롯한 교회들을 탄압하면서 많은 기독교인들이 투옥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폴리 대표는 "청두의 이른비언약교회(Early Rain Covenant Church)도 2018년 12월 9일 담임목사와 지도자들이 대거 체포됐다"고 말했다.
이 교회의 리잉창 장로는 당시 목회 서신을 통해 "도시 가정교회들에 대한 또 다른 대규모 탄압이 임박했을 수 있다"며 대비를 촉구했다. 그는 "성경과 기도, 찬송에 깊이 뿌리를 내려야 한다. 성경을 빼앗기고 성도의 교제를 박탈당하는 상황에서도 이러한 영적 훈련이 우리를 지탱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번 사건이 전 세계 기독교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국제사회의 압력과 관심이 중국 당국을 움직여 성경 허용이라는 전례 없는 결정을 내리게 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많은 국가의 교도소에서 성경이 너무 희귀해, 비기독교인 수감자들조차 성경을 보면 관심을 보인다"며, 성경이 단순한 책이 아니라 수감자들에게 생명과 같은 존재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