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냐기독교교회협의회(National Council of Churches of Kenya, 이하 NCCK)가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 다수가 현 경제 상황에 대해 '절망과 좌절'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엘리아스 오티에노 아고라(Elias Otieno Agola) 목사가 이끄는 NCCK는 12월 4일 성명을 내고 "케냐인들은 참혹한 상태에 놓여 있다"며 "의료와 교육, 치솟는 생활비는 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NCCK에는 32개 교회 단체와 18개 기독교 단체가 소속돼 있다.
조사에 따르면, 9개 지역과 전국 단위에서 응답자의 80% 이상이 "국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또한 79% 이상이 "우울하거나 불행함을 느낀다"고, 77%는 "1년 전보다 더 가난해졌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정치 지도자를 포함한 감독 기관의 실패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응답자의 60% 이상은 "카운티 의회 의원부터 대통령까지 현직 정치 지도자를 다시 뽑지 않겠다"고 했다. 성명은 "부당함에 의해 촉발된 절망과 좌절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국민이 일어서지 않는다면 헌법적·법적 유대마저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년간 케냐에서는 'Z세대 시위'로 불리는 대규모 청년 시위가 이어졌다. 생활비 급등과 만연한 부패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특히 2024년 6월 정부가 새로운 세금 법안을 도입하자, 젊은이들은 거리로 나섰다. 인권단체들은 당시 국가가 초법적 살인과 납치로 대응했다고 보고했다.
성명은 "2024년 6월 케냐의 청년들은 국가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했다"며 "노년층이 원하는 나라가 아니라, 청년 스스로 원하는 케냐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년 아프로바로미터 조사에 따르면, 18~35세 청년 가운데 43%가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고 있으며, 이는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2022년 케냐 국가통계국은 이 연령대가 전체 인구의 36%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교회 지도자들은 "높은 생활비가 참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독성 비즈니스 환경으로 인해 기업들이 철수하고 대규모 실업이 발생했으며, 시민들의 구매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그 결과 아이들의 학업 중단, 가족 불안정, 우울증, 성별 기반 폭력, 범죄 증가 등 사회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NCCK는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고 오히려 해를 끼치는 법을 제정해 왔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교회 지도자들은 교회의 명성을 보호하고 정치적 분열을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새 지침에 따르면, 예배에 참석하는 정치인은 다른 신도와 동일하게 대우받으며, 모든 재정 기부는 공개적인 인정 없이 일반 기부로 처리된다. 또한 정치인은 예배 중 발언할 수 없으며, 발언을 원할 경우 예배 후 교회 밖에서 해야 한다. 지도자들은 교회가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NCCK는 성명을 미가서 6장 8절 말씀으로 마무리하며 "공의롭게 행하고 자비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하나님과 함께 동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