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회 내에서 인공지능(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일부 목회자들은 신앙 현장에서의 급격한 기술 도입이 '새로운 형태의 우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2년 전만 해도 설교 작성에 AI를 활용하는 몇몇 목회자들에 대해 다수의 기독교인들은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교회 사역 전반에서 AI 사용이 80% 증가했으며, 'Text With Jesus'와 같은 앱을 통해 영적 안내를 받으려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텍사스 애빌린의 퍼스트침례교회 레이 밀러(Ray Miller) 목사는 "하나님은 AI보다 크기 때문에 AI 사용이 신앙 자체에 위협이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기독교 영역에서의 급속한 기술 수용은 사람들의 주의를 빼앗는 또 다른 우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AI의 상호작용성은 마치 전지한 개인 신(神)처럼 느껴질 수 있다"며 "예수를 문자로 대화할 수 있다고 홍보하는 순간, 우리는 위험하고 우상숭배적일 수 있는 영역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Text With Jesus' 앱은 OpenAI의 기술로 구동되며, 예수와 사도들 등 성경 속 인물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제작사인 캣로프 소프트웨어의 창립자 스테판 피터는 "대부분의 이용자가 호기심에서 앱을 찾는다"고 밝혔다. 

밀러 목사는 벨몬트대 교수 시절, 학생들이 어려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AI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며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AI는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방식으로 답을 조정한다"며 "신앙 공동체를 대체하기 위해 AI를 사용할 경우, 위로는 얻지만 도전은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교인을 속이려는 악의적 세력들이 AI를 악용할 위험"도 경고했다. 특히 "예수나 마틴 루터와 대화할 수 있다"는 식의 약속이 오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밀러 목사는 AI가 인간의 신앙 여정을 보조하는 '도구'로서 제한적으로 사용될 수 있으나,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게 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인류 역사에서 인쇄술 발명 이후 볼 수 없었던 기술적 대전환의 한가운데에 있다"며 "교회는 'AI 시대에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는 성도들이 하나님과의 깊고 느린 상호관계를 형성하도록 돕고, AI는 연구 도구로 적절히 활용하도록 가르쳐야 한다"며 "새 기술은 흥미롭고 동시에 두려울 수 있지만, 하나님은 이미 앞서 일하고 계시며 우리에게 지혜를 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