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지낭
김지낭 교수, 현 University of Texas, Arlington 영문과 강의 전담교수(full-time Lecturer). Texas A&MUniversity영문학 박사, Transnational Asian Literature and Culture 전공, Guy de Maupassant's 「Le Horla」, Wole Soyinka's 「The Lion and the Jewel」 번역 출판, 『미주문학』 시부문 신인상, 미주한국문인협회 소속  

 

「빛으로 되돌다」

 

주님은 아십니다
나 한 번도 온전한 적 없었음을
금이 간 사기 그릇처럼
불안한 입매로
 입술 꾹 다물고 버텨 왔다는 것

 

침묵으로 벽을 세워 나를 가두고
 슬픔을 먹이며 나를 키워 왔다는 것
귀하게 여김을 받아도 모른 척했다는 것
용서를 받아도 도망쳤다는 것

 

"주는 내 허물을 주머니에 봉하시고
 내 죄악을 싸매시나이다"

 

당신의 사랑은 
누구도 닿지 못한 내 마음 깊은 곳
만지시는 사랑이어서
이제야 사랑받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신의 영이 깊은 곳으로 내려가
육체를 입고 오신 것처럼
십자가에 죽으신 몸이 깊은 곳으로 내려가
새로운 몸으로 살아나신 것처럼

 

녹슨 문을 열고 나가 듯
창백한 발로 한발 내딛습니다
눈부셔 앞이 보이지 않는
빛 속으로 
당신께로 나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