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지금이 “문해력 위기 시대”라고 한다. 그만큼 책을 읽는 사람이 드물다 보니, 읽고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문해력을 키우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독서’다. 책을 많이 읽어야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게 되고, 또한 ‘어휘력’과 ‘집중력’과 ‘사고력’과 ‘상상력’을 개발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책을 읽지 않는 이들이 많다.
이유가 뭘까? 독자들의 게으름이나 실력 부족 탓일까?
[2] 그렇게만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책을 쓰는 이들이 너무 어렵고 재미없게 글을 쓰는 이유가 훨씬 더 클 것으로 생각한다.
요즘에는 독서를 방해하는 요소들이 너무 많다. 스마트폰이나 온라인이나 게임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독서 말고 즐겁고 재미있는 것들이 즐비한 세상에 누가 읽기 부담스러운 책을 읽으려 하겠는가? 그러다 보니 문해력이 뒤떨어지는 게 속일 수 없는 사실이다.
[3]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문해력의 위기를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구조적인 문제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학교 교육은 여전히 정답 맞히기와 주입식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빠른 결과를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수준 높고 깊이 있는 양질의 독서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읽는 힘’보다 ‘검색하는 힘’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4] 검색으로 얻는 지식은 피상적이다. 필요한 순간에 즉흥적으로 정보를 찾아내는 능력은 분명 유용하지만, 그것이 사고의 깊이를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진정한 문해력은 ‘사고력’과 ‘이해력’과 ‘분석력’이 결합될 때 비로소 형성된다. 그 능력은 수준 높고 깊이 있는 책들을 많이 독파해야 길러진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글자를 해석하는 행위가 아니다.
[5] 그것은 한 사람의 생각과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에 침투하는 과정이다. 저자의 세계로 들어가 그의 관점과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독서는 자기 성찰의 도구이자, 타인을 이해하는 통로이며, 나아가 분석하고 비평하는 힘을 길러주는 장이 된다. 문해력이 뛰어난 사람은 단지 저자의 의도를 잘 파악하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의 문제성까지도 파헤치는 사람이다.
[6] 문해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독서 습관’이 필요하다. 하루 10분이라도 책을 읽는 시간을 꾸준히 확보해야 한다.
오늘 맨발 걷기를 한 후 아파트 안으로 걸어오다가 운동기구가 있는 곳에 멈춰 섰다. 8개 종류가 놓여 있는데, 50개씩 돌아가면서 시도해 보았다. 오랜만에 하는 운동이라 숨이 차고 힘들었지만 매일 20분만 시간을 투자하면 좋겠다 싶어서 내일부터 계속해 보려 한다.
[7] 그 습관이 한 달 두 달 쌓이다 보면 1년 후엔 제법 단단한 몸이 될 것 같다. 그렇다. 무엇이든 처음 시작하는 게 어렵지 한번 해보면 계속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 했다. 운동이 습관화되면 긴 시간이 아니더라도 매일 하게 된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쓰는 글을 보고 책이나 설교에 인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를 들어서 잘 알고 있다.
[8] 하지만 내가 매일 그렇게 하는 건 남을 위한 게 아니다. 거의 전적으로 ‘나를 위한 작업’이다. 그게 습관화가 되어야 다작이 나오게 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끊임없는 독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작이 반’이다. 처음부터 수준 높고 어려운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우선 쉽고 재미있고 유익한 책부터 읽어보라.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가벼운 책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다. 중요한 것은 ‘읽는 즐거움’을 맛보고 습관화하는 것이다.
[9] 재미가 있어야 꾸준함이 생기고, 꾸준함이 쌓여야 깊이가 생긴다. 독서는 마라톤과 같다. 하루아침에 실력이 자라지 않지만, 매일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상상력이 풍부해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책을 쓰는 저자들의 자세도 필요하다. 보다 쉽고 재미있고 즐겁고 감동적인 책을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
[10] 아무리 수준 높고 깊이 있는 책을 써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또한 가정과 학교, 사회 모두가 함께 문해력 회복에 힘써야 한다. 부모가 먼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독서에 친숙해진다. 학교 교육 역시 지식 주입보다 ‘읽고 생각하게 하는 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다행히 기업과 사회가 인문적 소양을 갖춘 인재들을 애써 찾고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점이다.
[11] 문해력은 한 사람의 경쟁력이자, 한 사회와 국가의 문화적 수준을 결정하는 핵심 능력이다. 누군가가 말했다. “문해력은 단순히 시험을 잘 보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인생을 깊이 있게 살아가기 위한 ‘삶의 근육’이다. 책은 그 근육을 단련하는 최고의 도구다”라고. 그렇다. 우리는 지금 ‘속도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문해력은 속도가 아닌 ‘꾸준하게 쌓아 올린 깊이’에서 자란다. 지금이야말로 책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독서를 회복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