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복음연맹(WEA) 서울총회가 27일부터 31일까지의 일정으로 개회한 가운데 첫날, 변화하는 선교 환경 속에서 복음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를 중심 주제로 한 3번의 패널토의가 진행됐다. 전 세계에서 모인 총회 대의원들은 △세계 복음의 확장과 남반구 교회의 부상 △도시와 문화 속 복음의 역할 △디지털 시대의 선교 전략에 대해 다루며, 교회의 본질과 미래적 과제를 제시했다.

복음의 중심이 남반구로... "성장 빠르지만, 제자훈련이 뒤따라야" 

'세계적 성장 속 복음의 삶(Living the Gospel in Global Growth)' 세션에서 발표한 '오퍼레이션 월드'의 제이슨 맨드릭은 "전 세계 복음주의자가 6억 5천만 명을 넘어섰으며, 그중 70%가 아프리카·아시아·라틴아메리카에 속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독교의 중심은 이미 남반구로 이동했다"며 "향후 50년간 기독교 성장의 70%가 아프리카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복음주의의 빠른 성장 속에서도 제자훈련과 리더십 개발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교회의 도덕성과 신뢰 회복이 동반되지 않으면 복음의 힘이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프리카의 완지루 응오미 교수는 "아프리카 인구의 절반이 20세 미만이며, 사회·문화적 변혁의 중심에 서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목회자는 불안정한 사회에서 신뢰의 상징"이라며 "새로운 교회를 세우기보다 신앙 공동체를 강화하고, 신앙 기반의 사회 변혁과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데이비드 타루스 박사는 "아프리카 목회자의 90%가 정규 신학 교육을 받지 못했다"며 "교회 성장의 질적 성숙을 위해 현장 중심의 저비용 신학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전한 신학이 교회의 건강성과 직결된다"고 덧붙였다. 

도시 속 복음 살아내기... "정복이 아닌 섬김의 사명" 

'문화와 도시 속에서 복음을 살아내기(Living the Gospel in Culture and Cities)' 세션에서는 크리스 엘리사라 박사와 대럴 복 박사가 복음과 도시, 그리고 문화의 관계를 조명했다. 

엘리사라 박사는 "하나님은 도시를 사랑하신다. 성경의 처음과 끝은 도시로 연결돼 있다"며 "도시는 하나님이 인간의 번영을 위해 창조하신 공동체"라고 말했다. 그는 "복음은 사람뿐 아니라 '장소'를 위한 것"이라며 도시를 복음이 뿌리내려야 할 최전선으로 정의했다. 

대럴 복 박사는 "도시는 법과 제도로 바뀌지 않는다. 변화는 복음이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될 때 일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인은 권력의 사역이 아니라 설득의 사역으로 세상을 섬겨야 한다"며, 복음을 전할 때 '톤'과 '존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두 패널은 "도시의 선을 구하는 교회가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는 교회"라며, 예레미야 29장의 말씀을 통해 도시 선교의 본질을 재확인했다. 

디지털 세대의 선교... "복음을 전하는 손끝이 세상을 바꾼다"  

마지막 패널 세션에서 '크리스천 비전(Christian Vision)' 창립자 로버트 에드미스턴 경과 트레이시 에드미스턴 부부는 디지털 시대의 복음 전파 전략을 공유했다.

1988년 라디오 선교로 출발한 크리스천 비전은 현재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15억 명 이상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에드미스턴 경은 "코로나 이후 우리는 매일 100만 명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며, "이제 복음을 전하는 손가락 하나가 선교의 도구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6억 5천만 복음주의자들이 각자 한 사람에게 자기 이야기를 전한다면 세상은 바뀔 것"이라며 모든 신자가 '디지털 선교사'로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레이시 부인은 "방법은 달라져도 예수님을 전하는 사명은 변하지 않는다"며, "교회가 함께 배우고 나누는 공동체적 선교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