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북부 지역 800명 이상의 목회자와 교회 지도자들이 하롱(Ha Long)에 모여 사상 첫 '목회자 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빌리 그래함 전도협회(BGEA)와 베트남 북부 복음교회(Evangelical Church of Vietnam-North)가 공동 주최하며, 베트남 정부가 공식 허가한 역사적인 모임으로 평가된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베트남 목회자 대회(Vietnam Pastors' Gathering)'는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진행되며, 북부 전역의 복음주의 교회와 교단 지도자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기도와 교제, 리더십 훈련을 함께 나누게 된다.
행사에는 베트남을 비롯해 일본, 필리핀, 미국 등 여러 나라의 연사가 참여할 예정이며, 종교 간 협력과 복음 사역의 미래를 논의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빌리 그래함 전도협회의 회장이자 공동 주최자인 프랭클린 그래함(Franklin Graham) 목사는 "아름다운 이 나라에서 경험한 종교의 자유 확대에 깊이 감사한다"며 "서로 협력하려는 교회의 열정과, 이를 허락한 정부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래함 목사는 지난 수십 년간 베트남을 여러 차례 방문해 복음 전파 및 인도주의 활동을 펼쳐왔으며, "베트남 국민이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사랑하고 돌보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부이 반 산(Bui Van San) 북부 복음교회 총회장은 "이번 대회는 교회 지도자 간 연합의 상징이 될 뿐 아니라, 2027년 하노이에서 열릴 대규모 복음집회 준비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모임을 통해 이미 독특한 연합과 기쁨을 경험하고 있다"며 "2027년 프랭클린 그래함과 함께할 하노이 전도축제의 기초를 다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롱에서 열릴 이번 모임은 그래함 목사가 베트남 정부의 허가를 받아 전국 각지에서 전도 집회를 개최해온 최근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그래함 목사는 2017년 하노이 첫 방문 이후, 2023년 호찌민시, 2024년 12월 깐터(Can Tho)에서 전도 행사를 진행했으며, 2027년 하노이 복음축제(Festival Hanoi 2027)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그래함 목사는 인도주의 단체 사마리안퍼스(Samaritan's Purse) 회장으로서 약 30년간 베트남에서 재난 구호 및 의료 지원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 태풍 '야기(Yagi)' 피해 직후에는 담요, 태양광 조명, 조리도구, 정수기 등 4만kg 이상의 구호물자를 공수해 6개 지역의 10만여 명에게 지원을 제공했다. 현재도 피해 지역의 의료시설 복구 작업을 지속 중이다.
응우옌 후 막(Nguyen Huu Mac) 목사(북부 복음교회 부총회장·하노이 성서대학 학장)는 "태풍 피해를 극복한 하롱베이에서 이런 목회자 대회가 열린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이번 모임이 기도와 재헌신의 시간, 그리고 2027년 하노이 복음축제를 준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베트남 전역에서 종교 자유가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소수 민족 지역의 기독교인들은 여전히 심각한 제약에 직면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 선교단체 오픈도어(Open Doors)에 따르면, 일부 산악 지역에서는 전통 애니미즘 신앙을 믿는 주민들이 기독교로 개종할 경우 마을 추방, 주거 파괴, 체포 및 구금 등 박해를 당하는 사례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몽족(Hmong)과 같은 소수민족 기독교인들은 여전히 비공식 '지하 성경학교'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며 가르침을 이어가고 있으며, 로마 가톨릭 교회조차 정치적 발언을 할 경우 정부 간섭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