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대기 압박 느꼈다"... 심리적·정서적 부담 커
가족의 재정 불안 걱정 많아... "사랑하고 존중해 달라"

미국의 대표적 기독교 조사 기관인 라이프웨이리서치(LifeWay Research)가 최근 발표한 '2025년 목회자 이탈 조사(Pastor Attrition Study 2025)' 결과가 한국교회에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이번 조사는 미국 주요 개신교 4개 교단(하나님의 성회, 나사렛교, 웨슬리안교, 남침례교단) 소속 전직 목회자 73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목회데이터연구소(소장 지용근)가 14일 <넘버즈 306호>에서 이를 소개했다.

조사 대상자 3명 중 1명은 45세 이전에 강단을 떠났으며, 가장 큰 이유는 '소명의 변화'(40%)로 나타났다. 이어 '교회 내 갈등'(18%), '번아웃'(16%), '가족 문제'(10%), '개인 재정 문제'(10%) 등이 뒤를 이었다.

전직 목회자의 절반 가까이(45%)는 목사로 사역한 마지막 해에 '심각한 교회 내 갈등'을 겪었으며, 10명 중 9명(87%)은 형태는 다르지만 교회 내 갈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갈등의 주요 원인으로는 '변화 제안으로 인한 충돌'(56%), '평신도 리더들과의 갈등'(50%), '심각한 인신공격'(49%)이 꼽혔다. 대다수는 '갈등의 징후를 찾기 위해 교회 구성원들의 말에 꾸준히 귀 기울였다'(86%)고 응답해, 갈등을 인지하고 예방하려는 노력이 있었음을 보여 줬다.

전직 목회자의 80%는 목회 중 "하루 24시간 대기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꼈다"고, 64%는 "목회자라는 역할에 압도당한 느낌을 자주 받았다"고 했다. 또한 절반 이상(53%)은 "사역의 요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응답해 심리적 압박이 심했음을 보여 줬다. 전체 응답자의 68%는 "목회자로서 고립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해, 목회 현장의 심리적 외로움의 심각성도 드러났다. 

그럼에도 전직 목회자 4명 중 3명(74%)은 '일주일에 5회 이상' 설교 준비와는 별도로 개인적인 경건의 시간을 가졌으며, 10명 중 7명(68%)은 '일주일에 최소 하루 이상 휴식을 취했다'고 답해, 영적 생활과 자기 관리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전직 목회자 10명 중 7명(73%)은 "가족의 재정적 안정을 자주 걱정했다"고 답했다. 절반(50%)은 "사역 부담으로 가족과 함께할 시간을 충분히 보내지 못했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68%는 "일정이 겹칠 때는 항상 가족을 먼저 생각했다"고 답해, 내면적으로 가족을 의식했음을 알 수 있었다. 65%는 "사역하던 교회에서 가족에게 진심 어린 격려를 해주었다"고 답해, 목회의 어려움 속에서도 긍정적인 측면이 드러났다.

조사에 참여한 전직 목회자들은 현직 목회자에게 '사역 성공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물었을 때, "가족을 우선시하라"(20%)는 답변을 가장 많이 했다. 목데연은 "목회가 아무리 중요해도 가정의 안정이 목회 지속의 토대"라고 해석했다. 이어 "하나님과 시간을 보내고 말씀을 읽어라"(16%), "자신의 소명을 기억하고 하나님을 신뢰하라"(14%), "기도하라"(9%) 등이 뒤를 이었다.

교회가 목회자를 지원하는 방법으로는 "담임목사 가족을 사랑하고 존중하라"(14%)와 "담임목사를 위해 기도하라"(14%)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휴가를 주고 보호하라"(12%), "격려하고 돌보라"(11%), "지지해 주라"(10%), "명확하고 현실적인 기대치를 가져라"(10%)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이는 목회자의 건강한 사역을 위해 교회 공동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 목회자 가정에 대한 실질적 돌봄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이번 조사를 소개하며 "목회의 성공이 결국 '건강한 가정' 위에 세워짐을 보여준다"며 "'가족 돌봄'을 단순한 사적인 문제로 보지 말고, '지속 가능한 목회 리더십'의 핵심 과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교회는 목회자 가정을 사랑하고 존중하며(14%), 정기적 휴가와 안식년을 제도화해 '쉼의 리듬'을 회복시킬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목회자 스스로도 공적 영역인 사역과 영적·개인 삶의 균형을 위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영적 훈련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목회자의 삶이 가정을 혹사시키는 '오직 사역 중심'에서 '가정이 중시되는 건강한 목회 생태계'로 전환될 때, 목회자의 번아웃을 줄이고 교회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