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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트렌드 2026」이 최근 발간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와 기아대책이 함께한 이번 보고서는 변화하는 사회와 목회 환경 속에서 교회가 직면할 10가지 주제를 제시했다. 한국교회 트렌드 시리즈 네 번째 책에 해당하는 「트렌드 2026」은 AI와 목회 소형교회 합리적 청빙 등 한국교회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문제들을 10가지 키워드로 담았다. 본지는 이를 세 차례에 걸쳐 보다 상세히 소개하며, 전편에 이어 4~6번째 키워드를 다뤘다. 

4. 청빙 비욘드 콘테스트: "설교 경연을 넘어 전인격성을 본다"

네 번째 키워드는 '청빙 비욘드 콘테스트'다. 청빙은 한 교회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과정이다. 때로는 분열을 낳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축제가 되기도 한다. 과거 은퇴 목회자가 후임을 지명하거나 교단이 파송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후보를 공개 모집하고 설교를 통해 성도들의 투표로 결정하는 방식이 많아졌다. 그러나 '설교력'만을 겨루는 경연대회로 전락하는 위험도 존재한다. 앞으로 10년 내 30% 이상의 목회자가 은퇴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실에서, 청빙은 한국교회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목회자는 설교자 그 이상이라는 점에서, 영성·섬김·인성까지 포함한 새로운 청빙 기준이 모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추천할 만한 6가지 원칙을 꼽으면 첫 번째는 총체성이다. 리더십·성품·성실함·비전 제시까지 종합적 능력을 판단할 수단이 필요하다. 둘째는 적합성으로, 긴 역사를 지난 교회의 문화와 주변 지역 특성, 교인 구성, 교회의 계승할 점과 개선할 점을 분석해 목회자 상을 먼저 정립해야 한다. 셋째는 민주성으로, 청빙 과정에서 성도들의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이외에도 투명성 객관성,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주권을 믿으며 기도에 전념하는 것이다(저자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5. 호모 스피리추얼리스: "종교인은 줄어도 영적 갈망은 사라지지 않아" 

다섯 번째 키워드 '호모 스피리추얼리스'는 종교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는 영적 갈망에 주목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기독교뿐 아니라 가톨릭과 불교 등 모든 제도권 종교의 신자가 줄었지만, 무속 인구는 오히려 증가했다. 이는 영적 호기심이 줄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2010년 이후 이성적이고 성경에 입각한 신앙 분위기를 강조했던 기독교 안에서 지적 신앙을 넘어 뭔가 충족되지 않은 영적 갈급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성적인 존재 같지만 그것으로만 설명되지 않는 인간을 '호모 스피리추얼리스(영적 인간)'라는 표현으로 정의한다.

어느 순간부터 교회는 '이것 저것을 달라'는 식의 기도를 어린아이와 같은 기도라며 경계했다. 대신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며 헌신을 다짐하고 무한한 사랑을 표현하는 고상하고 형이상학적 기도가 강조됐다. 하지만 '낮은 수준'의 기도는 차마 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임재를 바라는 '수준 높은' 기도도 못하는 상황에서, 당면한 삶의 문제를 두고 결국 빠른 응답을 제시하는 점집이나 확실한 해결을 보장하는 다른 종교로 발길을 옮긴다. 이 시대가 받아들일 만한 기도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저자 김영수 서강대학교 종교연구소 연구원).

6. 무속에 빠진 그리스도인: "신앙의 빈틈을 무속이 파고든다"

여섯 번째 주제 '무속에 빠진 그리스도인'은 최근 대중문화 속 무속 확산을 분석한다. 영화 방송 인터넷 등에서 무속 콘텐츠가 급증하면서 젊은 세대에게도 친숙하게 다가온다. 조사 결과 일부 기독교인조차 무속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와 목회자 신앙 공동체가 제공하지 못한 부분을 무속이 채워주는 현실은 한국교회에 심각한 질문을 던진다. 교회는 이에 대해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대응이 시급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기독교인들은 인생의 가장 큰 가치를 하나님의 말씀에 두어야 함에도, 성도들의 사고방식에는 운명론이나 조상의 음덕 등 무속적 요인이 깃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원인에 대해 목회자들은 '기복주의 신앙(52.2%)'을 꼽았다. 물질의 복, 육신의 건강 같은 것은 복의 결과일 뿐 그 본질이 아니다. 성경의 복은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이고, 어떤 환경에서도 하나님만 의지하고 바라보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성경 중심의 신앙 교육 강화' '무속과 기독교 신앙의 차이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 등이 꼽혔다. 성숙한 신앙이 다져지면 자연스럽게 무속과 멀어질 수 있다(저자 정재영 21세기교회연구소 소장).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