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 트렌드 2026」이 최근 발간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와 기아대책이 함께한 이번 보고서는 변화하는 사회와 목회 환경 속에서 교회가 직면할 10가지 주제를 제시했다. 한국교회 트렌드 시리즈 네 번째 책에 해당하는 「트렌드 2026」은 AI와 목회 소형교회 합리적 청빙 등 한국교회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문제들을 10가지 키워드로 담았다. 본지는 이를 세 차례에 걸쳐 보다 상세히 소개한다.
1. 심플처치: "다 잡을 수는 없다. 선택과 집중이다"
첫 번째로 제시된 키워드는 '심플처치(Simple Church)'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주중 모임의 감소, 사역 참여의 약화, 성도들의 교회 활동 축소 등 전반적인 환경 변화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를 전후로 많은 교회들이 사역 중단을 경험했고, 현재 회복이 진행 중이지만 교회 활동과 참여의 위축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게다가 개인의 필요와 선택이 중요한 가치로 부상하면서 과거 사역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신자의 영적 갈망은 여전히 깊다. 교회는 얼마나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넘어 사역의 방향성과 본질을 점검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심플처치'는 단순히 프로그램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교회 사역 비전을 명확히 하고 복음의 본질에 맞게 구조와 흐름을 재편하는 전략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심플처치의 원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이 가능하다. 예배와 소그룹에 집중해 공동체 중심의 실천을 강화하거나 영혼 구원을 중심으로 조직과 프로그램을 간결화하는 방식, 예배 흐름을 단순화하고 설교의 진정성에 집중하거나 명확한 비전 아래 불필요한 활동을 과감히 정리하는 전략 등이다(저자 김선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실천신학교수).
2. AI 목회 코파일럿: "기술은 교회를 빠르게 만들지만, 빠른 교회가 건강한 건 아냐"
두 번째 키워드 'AI 목회 코파일럿'은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이 교회 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AI는 목회자가 아니지만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학적 주제를 해석하고 정서적인 언어로 사람의 마음에 다가가는 것도 가능해졌다. "AI는 영혼이 없기에 위로할 수 없다"는 전제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AI 목회 코파일럿'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목회 옆에서 함께 날도록 돕는 조력자로서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바쁜 목회자의 일상 속에서 AI는 반복적 행정을 대신 처리하고 자료를 찾아주며, 목회자가 다시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말씀을 온전히 묵상하고 성도 한 사람의 삶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면, AI는 선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왜, 어떻게, 어디까지'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필수적이다. 기술은 교회를 빠르게 만들 수 있지만 빠른 교회가 반드시 건강한 교회는 아니다.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영적 분별력이 요구된다. 목회자의 음성으로 읽어주는 성경 앱이나 AI가 만든 맞춤 설교는 편리함을 주지만, 성령의 감동과 공동체의 울림까지 담아내긴 어렵다. 관계와 신뢰, 회개와 거듭남, 공동체의 고통과 함께하는 공감 능력은 어떤 알고리즘도 대신할 수 없는 고유한 영역이다(저자 조성실 소망교회 부목사, 장신대 객원교수).
3. 강소교회: "작지만 강하다. 소형교회의 새로운 힘"
세 번째로 꼽힌 '강소교회'는 소형교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준다. 한국교회의 다수는 소형교회이며, 이는 한국 사회의 기업 구조와도 닮았다. 전체 기업의 90% 이상이 중소기업이듯, 교회의 절대 다수도 소형교회다. 이번 조사 결과는 소형교회를 단순히 미성숙하거나 부족한 교회로 보지 않고, 그 자체로 성경적 교회관을 구현하며 작지만 강한 교회로 자리매김하는 흐름을 드러냈다. 대형교회의 회복이 더딘 반면, 소형교회는 규모가 작아 오히려 빠른 회복을 보였다는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강소교회'는 지역사회와 밀착하며 성도의 신앙을 깊게 세우는 새로운 전략으로 한국교회에 중요한 대안으로 제시됐다.
강소교회는 '목회 철학이 명확한' 교회다. 목회 철학이 분명해야 적은 인력과 예산으로 '또 하나'가 아닌 '또 다른' 교회로 우선순위를 짤 수 있다.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교회다. 성도가 교회의 지체로서 사역의 주체가 될 때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가 온전해질 수 있다. '지역 밀착형' 교회다. 지역으로 들어가 지역의 문제를 안고 고민해야 한다. '공동체성이 강한' 교회다. 단순한 친밀함을 넘어 마음을 같이하고 서로 도움이 되며 공통의 관심사와 같은 가치를 지향한다는 말이다(저자 동네작은교회 목사, 개척학교 숲 soop 대표코치).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