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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의 특이점은 인간이 만든 AI 시스템이 스스로를 재설계하며 지능을 급격히 높이는 순간을 뜻한다. 한 번 향상된 AI는 다시 자기 자신을 개조해 성능을 끌어올리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 눈덩이처럼 폭발적인 진화가 가능해진다. 이는 수천 년이 걸리는 생물학적 진화와 달리 단기간, 심지어 하룻밤 사이에도 일어날 수 있어 결국 AI가 인간의 지능을 단숨에 뛰어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이 같은 예측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의 세계적 AI 권위자 토비 월시 교수가 내놨다. 그는 '세계지식포럼 2025' 참석을 위해 방한해 신간 『AI의 역사: 여섯 가지 키워드로 읽는 AI의 모든 것』(세종연구원)을 소개했다. 이 책은 1837년부터 2062년까지의 AI 발전사를 다루며, IT 산업의 부침을 정리하는 동시에 미래 변화를 내다보는 성격을 담았다. 

월시 교수는 AI의 발전이 인류에 혜택을 주는 동시에 심각한 위험도 동반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AI 발전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빠르지만, 그 과정에서 대규모 실업과 소득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민주주의가 허위 정보와 조작된 정보에 의해 위협받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군사 분야에서 로봇이 살상 무기로 활용돼 전쟁의 양상이 급격히 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AI가 인류의 삶을 개선한 사례도 함께 제시했다. 최근 발견된 항생제 '할리신'은 AI를 통해 도출돼 의료계에 중요한 성과를 안겼다. AI는 뇌 스캔 영상을 분석해 알츠하이머병 초기 증상을 조기 감지하고, 금융 사기를 사전에 차단하며, 노후 수도관 정비 일정을 예측해 사고를 예방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다. 

월시 교수는 AI의 영향이 노동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의료, 교육, 교통, 저작권, 개인정보 보호, 금융 시스템, 책임 소재, 윤리적 문제, 오픈소스 개발, 존재론적 논의 등 거의 모든 분야가 AI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10~20년은 AI가 인류에 가장 큰 도전으로 다가올 시기"라며, 전 세계가 다가올 변화에 대비해 철저한 준비와 사회적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