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수 기독교 활동가이자 '터닝포인트 USA' 창립자인 찰리 커크의 갑작스러운 총격 사망 소식은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그의 죽음 앞에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깊은 애도를 표하는 분위기다.
찰리 커크는 지난 10일 유타 밸리대학교(UVU)에서 열린 캠퍼스 강연 행사 도중 괴한이 쏜 총격으로 사망했다. 지난 5~6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빌드업 코리아' 국제 컨퍼런스 참석차 방한해 기독교적 가치와 자유의 중요성에 대한 강연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간 직후에 이런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찰리 커크는 19살 때 '터닝포인트 USA'를 설립해 미국 청년층에 보수 바람을 일으킨 청년 활동가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등 미국의 보수 제도권 정치 내 차세대 주자로 떠오를 정도로 큰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그는 피격 5일 전에 방한해 참석한 '빌드업 코리아' 컨퍼런스에서 기독교 세계관과 자유민주주의, 시장 경제, 한미동맹의 핵심 가치를 주제로 강연해 국내 2030 젊은이들에게 큰 도전을 줬다. 강연에서 공산주의를 '자유를 파괴하고 우울함을 퍼뜨리는 어둠의 체제'로 규정하며, "이에 맞서는 싸움은 단순한 물질적 충돌이 아닌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의 영적 싸움이며 복음 전파와 기독교적 가치가 공산주의를 극복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피격 소식이 전해진 직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에 "훌륭했던 그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라고 쓰고 백악관을 비롯해 해외공관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또 애도 성명에서 "그는 진실과 자유를 위한 순교자다. 미국 행정부는 이번 잔악 행위에 가담한 모든 사람을 끝까지 찾아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전 세계 기독교인들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찰리는 예수님을 사랑했고, 나라를 사랑했으며,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웠다"며 "그의 아내 에리카와 두 자녀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커크는 보수 진영의 활동가였으나 미국 내 진보 정치권까지 애도하는 분위기다. 평소에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난해 온 미국 유명 MC 지미 키멜은 자신의 SNS에 "분노 섞인 비난을 내놓기보단, 단 하루만이라도 인간을 총으로 쏘는 행위가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애도의 마음을 모아달라고 했다. 트럼프 반대 진영의 바이든 미국 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도 극단적 정치적 폭력을 비판하며 커크를 추모하는 글을 썼다.
미국의 대다수 언론은 커크의 피격 사건을 단순한 총격 사고가 아닌 정치적 폭력의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이 1960년대 등 과거에 어두운 시기를 연상시키는 정치적 폭력의 신시대에 직면하고 있다"라고 직격했다. 진보 논조로 유명한 뉴욕타임즈 조차 "커크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그가 캠퍼스를 찾아가 누가와도 대화하는 방식은 옳았다"라고 쓸 정도다.
마국내 언론들은 보수 진보를 가릴 것 없이 그의 보수주의적 발언과 주장이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할 이유가 결코 될 수 없다는 일관된 반응을 나타냈으나 국내 반응은 이와는 다르다. 유명 연예인이 개인 SNS에 올린 애도의 글에 일부 네티즌들의 집단적으로 비난과 공격을 퍼부어 스스로 글을 삭제하는 일까지 있었으니 말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앙인으로서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애도하는 건 자발적인 신앙심의 발로다. 이런 것까지 비난하고 공격하는 행위야말로 반문명적 폭력이다. 안타까운 건 국내 일부 언론들까지 이런 폭력이 마치 정당한 듯 부채질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다. 문제는 일부 언론이 그에게 "극우 청년"이란 극단적인 표현을 서슴없이 쓴 거다. 언론의 이런 편향적인 언어 사용은 대중의 혐오를 부추기기로 작정한 게 아니면 설명이 안 된다. 보수가 '극우'면 진보는 '극좌'라는 말인가.
커크는 성 소수자와 트렌스젠더 등에 대해 신앙적 관점에서 비판하고 낙태와 무슬림의 확산에 경고하는 메시지를 자주 내왔다. 그로 인해 동성애와 낙태를 옹호하는 진영으로부터 무수한 공격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총격을 가해 죽음에 이르게 할 극단적인 폭력이 용인될 순 없다. 일부 언론의 "극우"라는 표현 속에 마치 피격이 정당한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긴 건 또 다른 폭력의 동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
정치적 극단주의가 32세의 청년을, 그것도 어린 딸과 아들을 둔 젊은 가장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그가 보수 활동가였기에 죽어도 된다는 건가. 그를 추모하고 애도하는 이들을 매도하는 세상이 그런 논리를 강요한다.
내 생각과 다르면 동의하지 않으면 된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총격을 가한 잔혹 범죄자와 희생자가 바뀔 수는 없지 않은가. 한 청년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애도할 마음이 없으면 침묵하면 될 일이지 추모하는 이를 비난하고 공격할 권리는 구구도 없다.
커크는 '빌드업 코리아' 강연 말미에 창세기 1장 1절을 인용해 "우리는 우연이 아니라 기적으로 태어난 존재"라며 "예수 그리스도를 우선순위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이어 "세상이 기독교 신앙을 무너뜨리려 하면 우리는 믿음으로 싸워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신앙심에서 우러나온 소신과 주장을 하다 동성애자로 추정되는 괴한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청년이 우리에게 남긴 말처럼 하나님의 말씀 앞에 바로 서서 당당한 믿음으로 불의에 맞서 싸우는 기독교인이 되자. 그러면 그의 죽음이 절대 헛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