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보 목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이후 부산 세계로교회가 14일 첫 주일예배를 드렸다. 예배는 평소와 다름없이 진행됐다. 다만, 담임인 손 목사의 부재로 인해 예장 고신 증경총회장인 김철봉 목사(사직동교회 원로)가 설교했다. 

김 목사는 "손현보 목사님이 며칠 전 (영장실질심사일)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모여든 회중들에게 '나를 구속에서 면하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마시고, 하나님 뜻이 이뤄지게 해달라고 기도해 달라'고 하셨다"며 "누가복음 23장에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골고다로 올라가시면서 뒤를 따르며 대성통곡하는 여인들을 향해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고 하셨다. 오늘 저와 여러분도 담임목사님을 위해 울 것이 아니라, 우리의 터전인 이 나라와 이 민족, 우리 대한민국과 한국교회가 하나님께서 인정하시고 앞으로도 사용하시도록 기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바울 사도는 옥중서신에서 '나를 이 괴롭고 답답하고 힘든 옥중에서 풀려나도록 기도해 달라'고 쓴 적이 하나도 없다. 그는 오히려 빌립보와 로마의 옥중에서 '기뻐하고 기뻐한다. 그러므로 너희들도 주 안에서 기뻐하라. 나의 매임이, 나의 구속이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는 복음의 진보를 이루고 있다'고 확신했다"고 했다.

김철봉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영상 캡쳐
김철봉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영상 캡쳐

김 목사는 "오늘 세계로교회 성도 여러분과 예배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도 손현보 목사님을 위해 울거나 동정심을 보일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담대하게 하나님 나라를 위해 분투해야 한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설교와 기도 후 김복연 부목사가 손현보 목사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김 목사는 "목사님께서는 너무 잘 지내고 계신다고 하셨고, 성도들이 말씀과 기도에 진력해 달라고 부탁하셨다"며 "기도하러 나오지 않는다고 정죄하지 말라고도 하셨다. 이 시간을 통해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고 말씀과 기도의 성경적 가치관으로 무장해 달라고 당부하셨다"고 했다. 세계로교회는 매주 화·금요일 오후 8시 비상기도회를 개최하고 있다. 

한편, 이날 세계로교회 주일예배에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비롯해 김도읍·김미애·박성훈·서지영 등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과 김민수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장동혁 대표는 예배 전 단에 올라 "지금 비록 손현보 목사님 몸은 매여 있지만, 목사님의 뜨거운 열정이 오히려 우리 마음 속에 더 강력하게 살아 움직이고 있다"며 "'내가 묶이고 갇히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해 더 유익하다'고 말씀하셨던 손현보 목사님의 그 선한 뜻을, 하나님께서 대한민국을 다시 깨우는 데 사용하실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손현보 목사님에 대한 이 탄압은 우리 기독교만의 문제도 아니고, 믿는 이들만의 문제도 아니"라며 "이는 곧 대한민국의 문제고, 모든 종교의 문제다. 우리는 대한민국이 반문명 국가로 가는 것은 반드시 멈춰 세워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