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금법 없는데도 설교 문제삼아 구속
'설마 선은 넘지 않겠지' 했는데 덜컥
목사가 어딜 도망가나...밉보여서 낙인
'그런가 보다' 남 일로 여기면 답 없어 

박한수 목사(제자광성교회)가 9일 새벽예배에서 손현보 목사 구속을 우려하며 한국교회가 침묵해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박 목사는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님이 구속이 됐다. 단순히 '목사니까 목사 편을 들자' 그런 차원의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며 "그분이 개인 비리로 재정 비리를 일으켰다든지 (십계명의) 칠계를 범해서 구속이 됐다면 저는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분은 그것으로 구속된 게 아니"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차별금지법을 그토록 반대하는 이유는, 그것이 국민들을 억압하는 도구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더 근본적인 문제는 성경의 진리대로 설교를 했을 때 그것이 법에 저촉되는 것으로 법을 만들기 때문에 결국은 설교의 자유가 침해받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설교에는 단순히 위로와 평안을 선포하는 내용도 있지만 선지자적 외침도 꽤 있다. 그러면 그것이 권세 있는 자들에게는 날카로운 가시가 될 수 있다"며 "결국은 입을 다물게 하는 도구로 법을 악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차별금지법이 통과가 안 됐는데 교회 안에서 행해진 설교를 문제삼아 (손현보 목사를) 구속을 시켰다"며 "이분의 표현이 과했다고 나도 생각은 한다. 그렇지만 교회 안에서 행해진 보수 교육감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선거운동이라고 규정을 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자체가 충격"이라고 했다. 

그는 "설마 했다. '선은 넘지 않겠지' 그런데 덜컥 구속을 했다"며 "구속한 이유가 도망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목회자가 어딜 도망가나. 밉보여서 낙인 찍은 것"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그분이 그렇다고 해서 무너지고 두려워하고 그럴 사람은 아니라고 본다"며 "제가 더 염려하는 것은 (한국교회가) 침묵하는 것이다... 이래도 한국교회가 침묵한다면 죽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제 무슨 설교를 할 건가. 벌써 처세에 능한 사람들은 찍소리 안 할 것이다. 성도들도 아무 소리 못 할 것"이라며 "우리가 뼈를 깎는 각오로 하나님 앞에 말씀으로 돌아가면 살 길이 있겠지만, 그냥 '그런가 보다' 남의 일로 생각하고 그냥 그대로 살면 정말 답이 없고 말 것"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이렇게 겁박하고 설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함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가 침묵으로 일관하면 정말로 답이 없는 것"이라며 "우리 모두가 힘을 다 모아 이 마지막 때에 진짜 적과 맞서서 잘 정비해서 싸워야 할 때"라고 했다. 

한편, 앞서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손 목사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부산지법이 8일 구속 전 피의자신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 "도주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지난 3월, 부산광역시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손 목사와 부산 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했던 정승윤 후보를 부산경찰청에 고발했다. 당시 선거를 앞두고 손 목사와 정 후보가 세계로교회에서 대담한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이후 5월, 경찰은 손 목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