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8일 워싱턴 D.C.의 성경박물관에서 열린 종교자유위원회 행사에서 “신앙이 약해지면 국가도 약해진다. 신앙이 강해지면 좋은 일이 일어난다”고 말하며, 미국의 건국 이념과 종교적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종교 자유를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하나님 아래 하나 된 국가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2026년 미국 독립선언 250주년을 맞아 전국의 신앙 공동체가 함께 기도하는 ‘America Prays’ 캠페인을 공식 출범시켰다. 주택도시개발부 스콧 터너(Scott Turner) 장관은 “이미 70개 이상의 종교단체와 교회가 참여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립학교에서 확산되는 반종교적 선전과 종교적 신념에 대한 처벌이 종교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우오크 아젠다’(Woke Agenda)가 이러한 문제의 주범”이라며 “이는 잡초와 같아서 죽인 줄 알았는데 다시 자라나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버지니아 팀 케인(Tim Kaine) 상원의원이 “우리의 권리가 창조주로부터 온다는 생각은 매우 문제가 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전체주의적 발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미국은 독립선언서에 명시된 ‘창조주로부터 부여받은 생명, 자유, 행복 추구권’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대한 국가가 되려면 반드시 종교가 있어야 한다. 나는 그것을 매우 강하게 믿는다”며 “미국은 유대-기독교 가치 위에 세워진 나라다. 종교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이고, 이를 침해하려는 시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 트럼프는 “교육부가 공립학교에서의 기도권을 보호하는 새로운 지침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하며, 종교의 자유를 교육 현장에서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신앙을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Photo :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어 캘리포니아의 12세 학생 셰이의 사례도 소개됐다. 셰이는 “지난해 학교에서 자신의 종교적 신념과 상충되는 급진적 성 정체성 관련 책을 읽도록 강요받았다”고 증언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우리의 신념을 침해하는 사례”로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는 청소년에게 성전환 이데올로기를 강요하는 학교에 대한 연방 기금 삭감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한 아동에 대한 화학적, 외과적 성기 절단을 금지하고, 남성이 여성 스포츠에 참여하는 것을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그는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으로 남성과 여성 두 가지 성별만 존재한다”고 선언하며, 이러한 정책이 상식적인 문제임을 강조했다.

또 목회자들이 정치적 발언을 할 경우, 면세 혜택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존슨 수정안’(Johnson Amendment)을 폐지했다. 그는 “존슨 수정안은 신앙인들의 정치적 발언을 제약해 왔다. 이를 폐지함으로써 신앙인의 목소리를 되찾아 주었다. 종교가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사회에 만연한 반 기독교 편향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상 최초로 반 기독교 편향근절을 위한 법무부 태스크포스를 창설했다. 또 고등 교육 기관 내 반유대주의 및 반 기독교 편향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수억 달러 규모의 합의금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트럼프는 “종교의 자유 수호는 단순히 특정 신념을 옹호하는 것을 넘어, 미국의 건국 정신과 국가적 정체성을 지키는 근본적인 행위”라며 “우리는 결코 우리의 신념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것이고, 하나님이 주신 우리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 행사에서 자신의 취임 선서에 사용했던 성경을 성경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그는 “이 성경은 나의 두 차례 취임식에 사용된 것”이라며 “이제 우리나라의 수도의 중심부에 전시된다는 것이 영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