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전후 한반도에서 활동하던 좌익 공산 세력 척결 노력을 다룬 〈건국전쟁2〉가 오는 10일 개봉한다. 영화는 제주 4·3 사건 등 정부의 좌익 척결 과정에서 빚어진 오해와 진실을 정면으로 다룬다. 

이번 포스터에는 1948년 5월 제주 4·3 사건의 발단이 된 남조선로동당(남로당) 무장 봉기를 제압하기 위해 파견된 박진경 대령이 전면에 등장한다. 영화에 따르면, 1948년 4월 제주 4·3 사건 발생 직후 제주 제11연대를 지휘하는 임무를 맡아 제주로 간 스물여덟 살의 청년 장교 박진경 대령은 부임 43일 만에 남로당 프락치였던 손선호 하사 등 8명의 좌익 공산주의자들에게 무참히 살해당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제주 4·3 학살범으로 악마화됐다고 한다. 즉, 박진경 대령이 "제주 폭동 사건을 진압하기 위해 양민 30만 명을 학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료적 근거가 없는 왜곡이라는 것. 

이를 뒷받침하고자 당시 제11연대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했던 채명신 장군(후일 베트남전에 파병된 한국군 사령관)의 증언도 나온다. 채 장군은 박 대령에 대해 "군인 100명을 잃을지언정 양민 1명은 반드시 보호하라고 누누이 강조하신 분"이라며 "그분을 본받아 나도 베트남전 당시 양민 보호에 앞장섰다"고 회고한다. 그러나 그의 증언은 노무현 정부 시절 국가 차원에서 발간된 〈제주 4·3 진상보고서〉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됐다는 것이다. 

영화는 진실 규명을 위해 단순 증언에만 의존하지 않고, 객관적 사료와 통계를 근거로 삼는다. 제주 4·3 평화재단의 측 자료를 토대로 박진경 대령의 제주 재임 기간(43일) 발생한 희생자는 200여 명인데 반해, 그 이후 발생한 희생자는 전체 희생자(14,822명)의 86%를 차지한다는 점을 들어, 박 대령이 제주 4.3사건 학살자라는 주장에 반박한다. 그럼에도 박 대령 사후 그의 아내는 정신병원을 전전하며 결국 숨을 거뒀다는 유족의 증언이 등장하며 "왜곡된 역사 기술이 한 가정을 낙인찍어 송두리째 파탄시킬 수 있음"을 경고한다. 

또한 제작진은 미국 메릴랜드주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을 방문, 북한 남로당 측 문서에서 제주 4·3 주동자 김달삼이 제주 주민 52,350명의 투표지를 가지고 월북해 양민과 군경을 학살하고 혼란을 조성해 5·10 총선거를 방해했다는 기록을 확인했다고 밝힌다.   

특히 1998년 11월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제주 4·3 사건을 "공산당 폭동으로 일어난 사건"이라고 발언했음에도, 그간의 역사 서술이 군경에 의한 민간인 학살에 치우쳐 왔음을 지적한다. 남로당 폭도들에게 어머니가 죽창에 찔려 희생당했다고 고백하는 전 제주도 교육감 김태혁 씨 등 제주 4·3유족 증언도 담겼다. 

김덕영 감독은 이날 시사회에서 "그간 역사는 1948년 5·10 총선거를 전후한 좌익 폭동의 역사를 충분히 조명하지 않았고, 제주 4·3과 여순 반란 사건 등 여러 사건에서도 군경의 민간인 학살만 강조해 왜곡된 역사관이 퍼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진경 대령을 학살자로 규정하려면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할 것인데, 좌파 진영에서는 증거 없이 선동만 일삼아 왔다"며 "대한민국의 역사가 거짓 세력에 의해 붉게 물들었던 만큼, 이번 영화가 그 왜곡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영화의 말미엔 한국전쟁 중 북한 공산군에 의해 학살당한 기독교인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이 시대 교회의 세계관 전쟁이 정치적인 게 아닌 영적 전쟁임을 암시하는 듯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주 4·3 당시 군경을 설득해 수천 명의 양민을 자수시키고 학살 현장에서 구출한 조남수 목사 등 기독교인들의 활약이 다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덕영 감독은 "하나님을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공산주의 이념이 사람을 죽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 영화가 그 진실을 알리고 기록하는 작은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