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Photo : ) 신성욱 교수

[1] 설교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들은 주일 대예배를 위해 적어도 매주 한 편의 설교를 해야 한다. 하지만 부교역자들이 존재하지 않는 작은 교회의 담임 목사들은 그 한 편으로 끝나지 않고 적어도 10편의 설교를 준비해야 한다. 가수들은 신곡을 발표한 후 같은 곡을 가지고 적어도 3년 이상, 아니면 평생 노래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가수만큼 목회자들로부터 부러움을 사는 대상도 없으리라 본다.

[2] 대형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들이라 하더라도 적어도 한 주에 두세 편의 설교는 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런 점에서 설교는 모든 목사들의 큰 과제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 하면 탁월한 설교문을 작성할 것인가에도 관심이 많지만, 그보다는 설교문을 빨리 작성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하는 것이 주된 관심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 때문에 설교학 교수인 나 자신도 이 점에 큰 중점을 두고 고민해 온 게 사실이다.

[3] 양질의 설교문을 빠른 시간에 작성할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 모든 설교자의 최고 관심사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게 그리 쉬운 작업은 아니다. 다른 설교자와 구별되는 빼어난 설교문을 작성하려면 우선은 본문을 잘 분석하고 종합해서 핵심 메시지를 추출해야 하고, 또 그렇게 얻은 중심 메시지를 청중들에게 가장 이해하기 쉽고 감동적으로 잘 전달하여 본문 저자가 의도하는 정확한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4] 그렇다고 한 편의 설교문 작성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되면 다른 설교문 작성에 소홀해지게 될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생기게 된다.
그런 점에서 최근 개발된 AI들이 그에 대한 문제들을 해소시키는 소중한 도구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자기 스스로 독창적인 설교문을 작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AI만 의지한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5] AI는 성경 실력이 출중하고 설교문 작성에도 특출한 재능을 가진 이에게 더욱 큰 위력을 발휘하는 도구라는 점을 놓쳐선 안 된다.
좋은 도구이기는 하지만, 차별화되는 성경적 통찰력과 고차원적인 질문력과 창조적 상상력 없이 모두가 AI에만 설교를 의존한다면 다른 설교자들과 구별되는 설교는 요원한 일이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6] AI 외에 그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설교문 작성의 비결은 없을까? 있다. 그것은 바로 ‘다독’(多讀, Extensive reading, Reading widely)이다. 설교문의 콘텐츠를 업그레이드시키는 양질의 책과 그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잘 전달하는 형태로 쓰인 기막힌 책들을 많이 읽는 것 말이다. 그중 하나를 소개해 보자.
‘제이미 컨 리마’(Jamie Kern Lima)가 쓴 최신간이 있다.

[7] 『나의 가치』(Worthy) (알레, 2025)라는 책 말이다. 이 책의 내용은 엡 2:10절에 나오는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하심이니라”라는 본문을 가지고 설교할 때 큰 유익을 주는 자료이다. 여기에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원어에 맞게 번역하면 “우리는 그의 ‘걸작품’이라”는 의미이다.

[8] 그렇다. 하나님의 자녀로 부름받은 우리 모두는 그분의 ‘걸작품’(ποίημα, masterpiece)이다. 이런 자부심을 갖고 살아야 할 그분의 자녀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이 기쁨과 감사함으로 힘차게 살기보다는 도리어 죄책감에 사로잡혀 고민과 갈등과 불평 속에 살아가고 있음을 본다. 이런 이들에게 ‘하나님의 걸작품’이라고 하는 자부심 속에 당당하게 살아가게 만드는 내용의 설교문이 꼭 필요함은 당연한 일이다.

[9] 그런데 대다수 설교자들의 설교문을 점검해 보면 그 내용이 대동소이함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설교자들의 작품과 전혀 다른 신선하고도 독창적인 설교문을 작성하기 위해선 적절한 서적을 읽고 참조함이 큰 유익을 줄 것이다.
『나의 가치』(Worthy)란 책에 바로 그 차별화된 콘텐츠가 소복이 들어 있음을 본다. 그 속에 나오는 예들을 몇 가지만 소개해 보기로 한다.

[10] 이 책의 부제는 “한 번 뿐인 아름다운 삶에서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임을 진정으로 믿는 법”이다. 책 표지 하단에는 이런 내용도 나온다. “자신의 위대함을 의심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자존감을 쌓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일 때, 당신의 삶 전체가 변화한다!”
표지를 넘기면 맨 먼저 나오는 내용도 여러모로 설교문 작성에 적지 않은 Tip을 준다.
이 또한 소개해 보자.

[11] “‘자신이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는 80퍼센트의 이성 가면 증후군’을 겪고 있는 75센트의 여성 임원, 자기 몸을 사랑하지 않는 91퍼센트의 소녀와 여성에게 이 책을 마칩니다. 또한 자신이 무능하다고 생각하는 73퍼센트의 남성. 한 여자에게서 태어났고 자기 삶에서 소중한 여성이 적어도 한 명은 있을 100센트의 남성에게도 바칩니다. 당신이 한 인간으로서 근본적으로 충분치 않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거짓말입니다.

[12] 그 거짓말을 깡그리 잊을 때가 왔습니다. 다 같이 힘을 모아 어떤 소녀도. 어떤 여성도, 어떤 사람도 자신이 가치 있음을 아는데 뒤처지지 않도록 합시다!”
이뿐 아니라 ‘목차’에도 인용할 내용이나 용어들이 많고, 실제 내용에도 새로운 예화와 인용문은 물론, 귀납적 설교의 전개 방식 등이 즐비하게 들어있다. 요즘 청중들은 성경적이거나 신학적인 단어나 용어 및 표현들에 매우 식상해한다.

[13] 이를 해결하는 비결이 바로 유익한 독서에 있다. 다독이 없으면 설교는 반복과 진부함에 갇히기 쉽지만, 다독이 있으면 신선하고 변혁적인 메시지를 얻을 수 있다. 폭넓은 독서는 설교자들의 시야를 넓히고 상상력을 풍성하게 하며, 말씀을 전할 독창적이고 신선한 언어를 공급할 뿐 아니라, 기억에 남게 하는 통찰과 풍부한 예화를 제공한다. 이처럼 독창적이고 차별화되는 콘텐츠가 있어야만 청중들의 시선과 관심을 끌어당기고 그들의 가슴에 오랫동안 지워버리지 않을 설교문 작성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꼭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