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내 퀴어신학 및 성소수자 이슈를 둘러싼 논란이 올해 9월 제110회 총회를 앞두고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기장 목포노회가 올해 총회에 퀴어신학을 이단으로 규정하려는 헌의안을 제출한 가운데, 헌의위원인 백용석 목사와 현 기장 총무인 이훈삼 목사는 '성소수자목회연구특별위원회 신설' 안건을 제출했다. 

후자의 안건을 제출한 백용석이훈삼 목사는 해당 안건에 대해 "한국교회와 사회 전반이 성소수자 문제로 깊은 갈등을 겪고 있으며, 기장 역시 이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의 교단 신앙고백은 분명히 남녀 창조에 기반하고 있으나, 이 고백이 혐오와 낙인의 도구로 작동하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며 "격렬한 감정 충돌을 넘어서 학문적이고 신학적인 논의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장은 2021년에도 '성소수자연구위원회'를 운영한 바 있으나, 이렇다 할 성과 없이 해체된 바 있다. 

하지만 기장 동성애동성혼반대대책위원회(위원장 김창환 목사, 기장 동반대)는 이번 위원회 신설 추진이 퀴어신학의 정체성과 그 이단성 검증 논의를 회피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전했다. 특히 8월 말 기장 동반대가 안성 사랑의교회수양관에서 주최하는 '동성애·동성혼 반대 전국 선교대회'를 앞두고 해당 사안을 흐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편, 기장 산하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의 신학운영위원회(운영위)가 과거 퀴어신학 지지 논란으로 이사회에서 부결됐던 김희헌 목사를 재차 신대원장 후보로 추천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운영위는 "김 목사가 퀴어신학 논문이나 활동 이력이 없으며, 단지 향린교회 담임이라는 경력만으로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희헌 목사는 과거 <퀴어성서주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글을 남겼으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사실이 다수의 기록에서 확인된다. 실제로 그는 향린교회를 담임했던 2020년 총회 게시판에 "향린교회는 <차별금지법 제정하라>는 문구를 교회에 내걸었다"며 "이런 작지만 진실한 표현이 신학적 양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07회 총회 발언에서도 그는 "기장 신앙고백서가 동성애 반대를 포함한다는 주장은 무리한 해석"이라며 "우리 고백서에는 오히려 개방성과 포용성이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성평등 용어 사용을 두고 벌어진 논쟁에서도 "솥뚜껑에 놀라는 수준의 반응은 부끄럽다"며 직설적인 표현으로 기장 보수 진영 측에선 즉각 반발했다. 

이에 대해 기장 동반대는 "김 목사의 활동과 발언을 볼 때 퀴어신학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특히, 이번 '성소수자목회연구특별위원회' 구성 시도 역시 사실상 퀴어신학의 학문화와 제도화를 위한 기반 작업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보수 교단들은 이미 퀴어신학을 공식적으로 이단으로 규정한 바 있다. 예장 합신은 2017년, 예장 통합·백석·대신은 2018년, 감리회는 2024년 총회에서 각각 퀴어신학에 대한 이단 결정을 내렸다. 이런 흐름 속에서 기장만이 여전히 이와 관련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거세지고 있다. 기장 동반대는 "한국 교회에서 유일하게 퀴어신학을 옹호하고 직, 간접적으로 가르치는 교단 신학교는 안타깝게도 기장밖에 없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장 동반대는 오는 8월 25~26일, 경기도 안성 사랑의교회 수양관에서는 '동성애·동성혼 반대 전국 선교대회'를 개최한다.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로마서 12:2)'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모임은 기장 교단 내 퀴어신학 논의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다. 

기장 동반대 한 관계자는 "지금이야말로 기장이 정체성을 회복하고 하나님 뜻에 따라 바르게 서야 할 마지막 기회"라며 "단지 우려만 해서는 안 되고, 직접 행동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