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펀자브 주 낭카나사힙 지역 상글라 힐에 위치한 차크 42번 마을에서, 세 명의 무슬림 남성에게 집 안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한 가톨릭 여성 쉬자 인티크합(20)은 경찰이 고소장을 접수하지 않으려 했고 오히려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고 밝혔다. 

피해 여성 쉬자 인티크합은 지난 6월 11일 밤 9시경, 세 살배기 딸이 보는 앞에서 무함마드 모신, 자히드 구자르, 아르살란(성은 확인되지 않음) 등 세 남성에게 집 안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전했다. 사건 당시 남편은 외부 지역에서 일하고 있어 부재 중이었다. 

쉬자는 "그 일로 인해 제 딸이 큰 충격을 받았다. 한동안 아프기까지 했고, 지금은 나아졌지만 제가 곁에 없으면 불안해하며 울기 시작한다"며 "저는 가난하고 약한 기독교인이지만, 사회적 지위와 무관하게 정의를 받을 자격이 있다. 펀자브 주 수상께서 이 사건과 경찰의 태도를 주목하시고, 저를 해친 이들을 편견 없이 처벌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쉬자 부부는 올해 5월 목장주인 말릭 나딤에게 고용되어 그의 가축 농장을 돌보는 일을 맡았고, 농장 내 숙소에 거주하게 됐다. 쉬자에 따르면, 사건 당일 모신은 남편을 다른 지역으로 보내도록 주선했고, 그 사이에 범행을 저질렀다. 

"딸을 돌보고 있던 중 밤 9시쯤, 모신과 두 공범이 방에 침입해 저를 강간했다. 아이가 보는 앞이었다. 저는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저를 구해줄 수 없었다." 

쉬자는 범인들이 사건을 발설하면 자신과 가족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남편이 늦은 밤 귀가했을 때, 쉬자는 그에게 모든 일을 털어놓았고, 남편은 협박에도 불구하고 경찰에 신고하자고 했다. 

그러나 그들의 정의에 대한 기대는 경찰서에서 무참히 꺾였다. 피해 여성과 남편, 그리고 그녀의 어머니는 그날 밤 경찰서를 찾았지만, 담당 수사관인 카므란 샤자드는 이들의 고소를 접수하지 않고 오히려 모욕을 퍼부었다고 했다. 

"우리는 정의를 호소했지만, 그는 여성 경찰관에게 우리를 내쫓으라고 명령했다. 항의하자, 이름이 이루음이라는 여경이 제 뺨을 여러 차례 때렸고 결국 우리를 강제로 건물 밖으로 쫓아냈다." 

다음 날, 쉬자 가족은 친정집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샤자드 수사관이 찾아와 그와 남편, 딸을 강제로 경찰서로 데려갔다. 

"경찰서에 도착하자, 샤자드는 제게 딸의 머리에 손을 얹고 세 남성에 대한 주장이 사실임을 맹세하라고 했다. 저는 그의 말대로 했고, 이후 여성 경찰관과 함께 병원으로 법의학 검사를 받으러 갔지만, 병원 측은 검사를 할 수 있는 의사가 없다며 우리를 다시 돌려보냈다." 

그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갔고, 경찰은 연락을 기다리라고만 했다. 그러나 9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6월 21일, 쉬자 부부와 그녀의 어머니는 경찰서에 다시 찾아갔다. 이때도 샤자드 수사관은 왜 다시 왔느냐며 불쾌한 태도를 보였고, 고소장을 접수해달라는 요청에 욕설을 퍼부었다. 

"남편이 고소장을 접수하기 전엔 절대 떠나지 않겠다고 하자, 그제서야 샤자드는 마지못해 근무 중인 경찰관에게 고소장을 접수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경찰은 급습팀을 구성해 모신을 체포했고, 다음 날인 6월 22일 공식적으로 고소장(FIR)을 등록한 후 나머지 두 명도 같은 날 체포했다. 

그러나 체포 이후에도 경찰의 압박은 계속됐다. 쉬자는 의료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에 갔을 때, 경찰관 시칸다르가 자신에게 사건을 없던 일로 하자고 압박했다고 했다. 

"그는 저에게 '15만 파키스탄 루피(약 미화 530달러)를 줄 테니 이 사건을 잊어버리라'고 말했다." 

세 명의 용의자는 현재 경찰에 구금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파키스탄 인권위원회(HRCP) 소속이자 라에 니자트 사역 대표인 사프다르 초드리는 세 명의 구금 사실이 공식 기록에는 아직 남아있지 않다고 밝혔다. 초드리 대표는 지역 목회자들의 요청을 받고 이 사건에 개입하게 됐다. 

초드리는 "쉬자의 사례는 사회적 약자, 특히 가난한 기독교 가정이 정의에 접근하는 데 있어 얼마나 많은 장벽이 존재하는지를 보여준다"며 "경찰이 수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가해자들이 돈과 정치적 연줄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는 가족의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해자들이 매우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경찰이 강경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유다. 우리는 피해 가족을 위해 지역의 기독교 변호사를 선임해 법정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피해자를 보호하기는커녕, 경찰이 가해자를 보호하려 한다는 사실은 부끄러운 일이다"고 덧붙였다. 

쉬자는 정의가 여전히 멀게만 느껴지지만, 남편과 함께 협박과 압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법정에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파키스탄은 전체 인구의 96% 이상이 무슬림이며,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스(Open Doors)가 발표한 2025년 '세계 기독교 박해 국가 순위'에서 기독교인이 살기 가장 어려운 국가 8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