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국경을 접한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에쿠아도르, 페루, 볼리비아, 파라과이 등 8개 나라에서 발원하여 모인 물이 강을 이뤄 세계 최대의 강 아마존으로 흘러간다.

장장 4,100마일 길이의 아마존은 태고의 신비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으며 온갖 동식물의 보고이다. 사람의 상상을 초월하는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그곳에 닭, 돼지, 포유류의 고기를 끔찍히 좋아하는 육식 물고기 삐라냐도 있다.

삐라냐는 (포어 표기 piranha, 스페인어 pirana)는 물고기를 뜻하는 ‘pira’ 와 이빨로 자르다는 의미의 ‘ranha’ 가 결합된 단어다. 남아메리카 아마존, 오리노꼬, 파라과이, 가이아나 강에 서식하는 육식성 민물고기이다.

보통 15-25 cm 가량 자라고 무게는 4파운드 넘게 나간다. 반반하게 생긴 외모와 달리, 쩍 벌린 입속엔 줄칼로 갈아 놓은 듯한 삼각 이빨 20여개가 살벌하게 박혀있다.

미끼없이 던진 낚시바늘이 강 바닥에 닿기도 전에 성질급한 삐라냐가 앞을 다투어 올라오는데 잠깐의 방심도 금물이다. 바늘을 제거하느라 손가락을 잘못 디밀면 흉기처럼 날카로운 이빨에 찍혀 피범벅을 이루기 십상이다.

얼굴 가까이에 대고 바라보는 것은 더욱 위험한데, 콧날개 한쪽을 삐라냐에 뜯긴 아마존 인디오들이 부지기수다.

밀림의 청소부 하이에나처럼 삐라냐도 단체로 몰려다니는 습성을 갖고 있다. 피냄새를 맡기만 하면 살육본성이 일어나는지 민첩하고 대담하게 공격하기 시작한다.

왕성한 식욕을 보이는 삐라냐의 한입 공격에 작은 물고기는 머리부터 몸통까지 싹뚝 잘려져 입속으로 사라져버리고, 남은 꼬리부분도 금새 어느 입으로 들어갔는지 모른다.

헝그리 피시 삐라냐의 먹이감엔 차별이 없다. 케이먼 악어새끼도 순식간에 공격을 받는다. 나뭇가지에 착지하다 아차 실수로 떨어진 펠리컨 큰 새, 유영하던 물뱀, 주둥이가 큰 대형 물고기들도 순식간에 따끔한 맛을 보고만다.

브라질 빤따나우(pantanal)와 아마존에 살고 있는 돼지만한 크기의 거대한 쥐 까삐바라도 예외없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설치류중 최대, 거대쥐로 불리는 까삐바라가 아마존에서 감히 삐라냐 허락없이 미역감고 먹이를 찾다가 걸리면 여지없이 보복을 당한다.

500파운드가 족히 넘을 왕눈이 소와 탄탄한 근육질의 군마, 심지어 사람에게까지 막무가내로 달려드는 삐라냐는 아마존의 무법자다.

삐라냐는 잔혹스러우면서도 영리하기까지 하다. 삼각 이빨을 번뜩이며 까삐바라의 부드러운 배를 물고 뜯어내면 아마존은 삽시간에 피비린내나는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살점이 떨어지고 내장이 찢겨지는 비정한 살육의 소리가 한동안 철퍽거리며 맥을 잇는다. 이윽고 크고 작은 백골이 차곡차곡 강바닥에 쌓이고나면 아마존엔 천연덕스런 침묵이 다시 깊게 흐를뿐이다.

작두로 소 여물 자르듯 먹잇감을 날카로운 이빨로 썰어버리는 삐라냐의 외모가 병어 비슷하다.

레드 삐라냐는 새까만 동공을 감싸고 있는 눈자위와 턱 아래에서부터 배부분까지 피를 뒤집어쓴 전사처럼 보여 붙혀진 이름이다. 골드 삐라냐도 있는데 잔혹스럽기는 매일반이다.

잔인하고 악명높은 삐라냐가 아마존 정글에 수렵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가난한 인디오들의 사랑받는 에너지 공급원으로 밥상에 오른다.

젖가슴을 훨훨 드러낸 인디오 아줌마가 MSG와 소금, 설탕없이 끓여낸 정글표 삐라냐 스프와 튀김맛은 정말 끝내준다.

혹한기 겨울 추위가 거리사람들을 꽁꽁 얼려갈 때 냉기를 녹여줄 따뜻한 삐라냐 스프처럼 사용되고 싶다.

(도시빈민선교 & 재활용품 기증문의: 703-622-2559 / 256-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