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미국 고교생이 주 단위 육상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후루파 밸리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트랜스젠더 A. B. 에르난데스(A.B. Hernandez)는 지난 5월 31일 개최된 캘리포니아주 고교 육상대회 여자 종목에 출전해 높이뛰기와 3단 뛰기 부문에서 1위, 멀리뛰기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
과거에도 트랜스젠더 선수가 우승한 경우가 몇 차례 있었으나,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에 에르난데스의 출전에 문제를 제기한 데다 연방정부까지 개입하며 전국적 이슈로 확산됐다.
캘리포니아주는 2013년 마련된 주법에 따라 학생이 자신의 성 정체성과 일치하는 부문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에르난데스의 여성 대회 출전을 놓고 논란이 심화되자, 주최측인 고교육상연맹 측은 그가 출전한 종목에 선수 1명이 더 출전할 수 있도록 하고 메달도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했다.
특히 함께 출전한 선수들에게 에르난데스가 출전하지 않았을 경우의 순위를 인정했다. 이 때문에 에르난데스는 높이뛰기와 3단 뛰기에서 1위를 했으나, 시상식에서는 다른 여자 선수와 공동으로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틀간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일부 비판자들이 "여자 스포츠를 지켜라"는 문구가 적힌 분홍색 팔찌와 티셔츠를 착용하는가 하면, "여자 스포츠에 남자는 안 된다"는 문구가 적힌 배너를 단 항공기가 경기장 상공을 선회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회에 앞서 캘리포니아주에 트랜스젠더 학생의 출전을 금지하지 않을 경우, 연방 자금 지원을 끊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여성 스포츠에 남성 출생자의 참여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던 그는 "이 행정 조치는 세금을 지원받는 모든 학교 스포츠에 적용되며, 여성 선수에 대한 불공정한 경쟁을 사실상 종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법무부도 연맹과 에르난데스가 소속된 교육구가 연방법상 성차별 금지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에 연맹은 "우리는 모든 학생 선수를 존중하며, 학생들에게 소속감과 연대감, 경쟁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사명을 담은 주법을 준수하며 이를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