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형제교회 권준 목사
(Photo : 기독일보) 시애틀 형제교회 권준 목사

아직 추운 기운은 있지만 봄의 향기가 느껴지는 한 주였습니다. 벚꽃도 피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번 주부터 "교회를 세우는 교회" 선교 30일 플러스가 진행됩니다. 봄에 느껴지는 새로운 시작, 활기찬 생명의 기운을 가지고 힘차게 다시 달려 보기를 원합니다. 형제 모두가 봄의 소식과 함께 마음과 몸을 30일간 드릴 것을 기대하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태국의 90도가 넘는 날씨에서 이곳 40도로 오니 정말 추웠습니다. 비도 차갑게 느껴지고 집의 온도를 아무리 올려도 춥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한 주를 보내고 나니 다시 두꺼운 외투가 무겁게 느껴지고 집안의 온도가 알맞다고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환경에 아주 빨리 적응하고 그 상태에서 삶을 살아 내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이민 1세대들이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곳에서 빨리 정착하고 다음 세대들을 훌륭하게 키워 내신 것 같습니다.

교회도 환경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이후 사람들의 생각과 환경은 급격하게 변화하였습니다. 많은 부분이 전산화되었고, 온라인이라는 개념이 교회 깊숙이 들어오면서 발 빠르게 그 변화에 대처한 교회는 살아남지만 그렇지 못한 교회는 고령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교회들을 방문하여 보면 그 상태가 아주 심각하였습니다. 먼저 서울 안에 있는 교회들 가운데 대형 교회를 제외하고는 교회 학교가 전혀 없는 교회들이 많았습니다. 그 현상은 경기 지역인 분당에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었습니다. 분당의 집값이 오르면서 자녀를 가진 젊은 가정들이 그 지역에 살 수가 없어서 더 외곽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분당에 있는 초등학교 중에는 올해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까지 발생하였다고 합니다.

서울 외곽 지역인 용인, 수원, 수지 등 이번에 방문한 교회들은 자녀들이 있는 교회들이 있었고, 교회 학교도 운영이 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교역자를 찾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하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요즘은 신학교에 가려는 학생도 없고, 신학교를 어렵게 졸업하더라도 그 후에 사역에 헌신하는 사람들이 아주 극소수라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 기독교의 앞날이 아주 어둡다는 소식을 듣고 왔습니다.

미국의 교민 교회들의 현실도 만만치 않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떠난 교회는 고령화되어 가고 있고, 그분들의 바뀌지 않는 생각들이 교회의 변화를 아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세상을 바라보며 먼저 방법을 찾고 적용해야 하는데 그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많은 교회들을 보며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선교 30일 플러스: 교회를 세우는 교회"를 시작하며 형제와 제가 다시 한번 교회가 가야 할 길을 다시 생각해 보고, 우리가 이제까지 걸어왔던 길에 대한 평가, 그리고 그 길에서 배웠던 교훈들을 정리하고, 그것들을 힘들어하는 교회들과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 아무리 좋은 방법이라도, 내일 그것이 맞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버리고 고친다는 다짐을 다시 하게 되는 이 30일 기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교회도 다시 세우고, 열방의 모든 교회들을 회복시키는 꿈을 꾸는 이 시간이 될 것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