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국민소득 통계 기준년도를 2020년으로 개편한 결과,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한국전쟁 이후 70년간 54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1인당 국민총소득 3만 달러 달성 시점이 기존 2017년에서 2014년으로 수정되면서, 이 기록이 문재인 정부가 아닌 박근혜 정부 시기에 달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1953년 67달러에서 2023년 3만6194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에는 실질소득 증가(6.6%포인트)와 물가 상승(9.5%포인트)이 크게 기여했으나, 원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환율 변동(-5.3%포인트)은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경제규모를 나타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953년 477억원에서 2023년 2401조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1954년부터 2023년까지 70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6.9%를 기록했는데, 이는 이전 통계의 6.8%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다. 

가계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보여주는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도 1975년 482달러에서 2023년 1만9498달러로 꾸준히 증가했다. 다만 1인당 PGDI의 1인당 GNI 대비 비율은 1975년 77.5%에서 2023년 53.9%로 하락했다. 

시대별 경제성장률을 살펴보면, 1950년대 5.9%에서 시작해 1970년대에는 10.6%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점차 둔화되어 2020~2023년에는 2.0% 수준을 기록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의 경우, 1980년대에는 유가 안정 등 교역조건 개선으로 GDP 성장률을 웃돌았으나, 1990년대 이후에는 ICT제품 수출가격 하락 등 교역조건 악화로 GDP 성장률을 下回했다. 

한국은행은 이번 통계 개편이 경제구조 변화를 반영하고 통계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기 위한 5년 주기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개편된 통계는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