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내가 사울을 왕으로 세운 것을 후회하노니 그가 돌이켜서 나를 따르지 아니하며 내 명령을 행하지 아니하였음이니라.”(삼무엘상 15:11)

 사울 왕의 일생은 왕이 되기 전의 사울과 왕이 된 후의 사울, 두 시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베냐민 지파 기스의 아들 사울은 준수한 청년으로 이스라엘 자손 중에 그보다 더 준수한 자가 없고 키는 모든 백성보다 어깨 위만큼 컸습니다.(삼상 9:2).

  집나간 나귀를 찾아다니던 사울은 선지자 사무엘을 만나, 기름 부음을 받고 이스라엘 왕으로 세움을 받습니다. 사무엘이 사울을 만났을 때 사울은 “나는 이스라엘 지파의 가장 작은 지파 베냐민 사람이 아니니이까 또 나의 가족은 베냐민 지파 모든 가족 중에 가장 미약하지 아니하니이까”(삼상 9:21)라고 말했습니다. 사울의 겸손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귀가했을 때, 사울의 숙부가 사무엘이 너에게 무슨 말을 했느냐고 물었을 때, 자기가 왕으로 기름 부음 받은 사실은 말하지 않았습니다.(삼상 10:16) 왕으로 기름 부음 받은 사실은 가문의 영광이요, 기쁨임에도 불구하고 사울은 아직 말 할 때가 아니라고 여겼던 신중한 사람이었습니다.

사울이 이스라엘 왕으로 뽑혔으나, 그는 짐 보따리 속에 숨어,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겸손의 사람이었습니다. 사울이 왕이 된 후에 기브아 자기 집으로 돌아갈 때, 불량배들이 그를 멸시하고 조롱할 때도, 그는 잠잠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삼상 10:27) 참고 때를 기다리는 인내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사울은 왕이 된 후에 차차 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내가 사울을 왕으로 세운 것을 후회하노니 그가 돌이켜서 나를 따르지 아니하며 내 명령을 행하지 아니하였음이라.”(삼상 15:11)고 말씀했습니다.

 사울이 아말렉과 전투를 할 때, 사무엘은 분명히 사울 왕에게 모든 사람과 가축을 진멸하라고 명했지만, 사울 왕과 백성들은 양과 소 중에 가장 좋은 것을 남겨두었습니다. 사무엘이 질책하자, 사울 왕은 여호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기 위해서 좋은 것을 남겨 두었다고 변명했지만, 사무엘은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삼상 15:22)라며 질책했습니다.

 이스라엘과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어린 다윗이 골리앗을 쳐 죽이고 돌아올 때, 여인들이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로다.”(삼상 18:7)라며 춤추며 뛰노는 것을 본 사울 왕은 백성들의 마음이 다윗에게 향하고 있음을 알아채고, 자기의 왕위가 위태로움을 느끼고 다윗을 죽이기 위해서 남은여생을 소모했습니다.

 사울왕은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대패(大敗)하여 아들 요나단을 비롯한 세 아들이 전사했고, 자신도 활에 맞아 중상을 당하자, 무기 맡은 종에게 할례 받지 않는 자들이 와서 나를 치르고 모욕할까 두려우니 나를 찌르라고 명령했지만, 종이 두려워 따르지 않자, 사울왕은 자기 칼을 뽑아 그 위에 엎어져 스스로 생명을 끊었습니다.

 우리는 왕이 되기 이전의 사울과 왕이 된 후의 사울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그가 사울이었을 때는 겸손의 사람, 신중의 사람, 인내의 사람이었는데, 왕이 되고 권력의 맛을 본 후에는 다윗에게 왕권을 빼앗길까 봐 그를 죽이는데 여생을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권력에 몰입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사울이었을 때의 마음을 왕이 된 후에도 유지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믿음의 사람들은 자신의 상황이 어떻게 변해도 초지일관(初志一貫)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모두 이런 사람이 되기 위해 꾸준히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살아갑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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