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주최한 미자립교회를 위한 제3회 위 브릿지 컨퍼런스가 지난 10일(주일)부터 12일(화)까지 아름다운교회 기도원에서 개최됐다. 행사 둘째날에는 특별히 목회자 특강과 사모특강이 진행돼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이날 사모특강은 부부/가족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풍성한 삶 연구소 유혜연 선교사가 인도했다. 다음은 유혜연 선교사의 사모특강의 내용이다.
1982년에 이민을 와서 미국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다녔다. 그 후 남편과 결혼하게 되었고, 당시 남편은 전도사였다. 22살에 사모가 되어 부교육자로 12년 동안 사역하며, 그 후에는 중국으로 선교지로 떠나 9년 동안 거주하였다. 중국에서 여러 가지 상황이 변동 되었고, 그 뒤에는 잠시 미국에 돌아와 7년 동안 거주하면서 중국과 미국을 오가며 선교 사역을 계속했다. 당시 시부모님이 90세가 되시고, 중국에서의 환경이 어려워져 미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 후, 2013년에는 교회를 개척하게 되었다.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1988년부터 이민교회에서 사역을 하며 영어권 사역도 맡았고, 이민 2세들과 함께 성장하면서 한국인과 미국인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나는 한국인이고 미국인인 그 사이에서의 정체성의 혼란을 이해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정체성에 대해 확신하게 됐다. 그 핵심은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모든 정체성은 하나님이 계획하신 것이며, 자신이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 여자로 태어난 것, 그리고 다양한 상황과 역할이 모두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이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어떻게 태어날지, 어떤 역할을 맡을 지를 계획하셨다. 그 속에서 의미를 찾고 그 사명을 잘 감당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여성으로 태어난 것에는 특별한 하나님의 계획이 있고, 그 자체를 받아들이고 감사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사모로서의 정체성도 마찬가지다. 사모가 된 것은 선택이 아니었지만, 하나님께서 그 정체성에 대한 계획이 있기 때문에 그 정체성을 잘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소명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모라는 정체성은 대부분의 경우 선택하지 않은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것이다. 이러한 사모의 정체성은 단순한 역할이 아니라, 그 안에 깊은 소명이 담겨 있고, 그것을 잘 감당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모라는 직책이 단순히 외적인 기능에 국한되지 않고, 그 안에 하나님이 부여한 존재적인 의미가 있다.
정체성에 대한 논의는 하나님께서 주신 각자의 역할에 대한 순응이 중요하다는 점으로 이어진다. 하나님께서 주신 정체성에 대해 의심하거나 불만을 가지면, 그 사람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여자로 태어난 것,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 사모로 살아가는 것 모두 하나님의 뜻이라는 확신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삶의 기초가 된다.
사모는 특별히 여성의 역할이자, 교회 안에서 목회자와 함께 사역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이 역할이 과도한 부담이나 사회적 기대 속에서 지나치게 확대되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사모라는 직책이 너무 많은 책임과 기대를 내포하고 있어서, 그것에 의해 자아가 눌리거나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교회 안에서 사모는 중요한 역할을 맡지만, 그 정체성을 자아가 아닌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사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사모라는 호칭은 때때로 그 사람의 기능과 직책을 넘어서는 부담을 줄 수 있다. 사모로서의 역할이 과도하게 강조되면, 그것이 개인의 삶에 너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 부담을 스스로 잘 정리하고, 그 역할을 감당할 때에도 하나님께서 맡기신 소명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정체성에 대한 또 다른 중요한 점은 부부의 관계와 그 안에서의 결속력이다. 사모의 역할은 중요한 만큼, 부부의 관계에서의 역할도 중요하다. 부부가 서로를 잘 지키고, 서로의 소명과 역할을 잘 이해하며 살아가는 것이 교회와 가정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핵심이다. 사모로서의 정체성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부부로서의 결속력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자기 돌봄의 중요하다. 자신을 잘 돌보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잘 돌볼 수 없다. 사모라는 직책을 맡고, 교회와 가정을 섬기느라 바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을 돌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에너지를 잘 비축하고, 자기 자신을 돌보면서 사역을 할 때, 더욱 건강하게 하나님의 일을 감당할 수 있다.
사모로서의 정체성은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이라는 점을 기억하며, 그 역할을 잘 감당해 나가야 한다. 이 모든 것에는 하나님이 계획하신 뜻이 있고, 그 뜻에 맞춰 자신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